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김지희 교수팀, 1990년대 vs 2010년대 알레르기 비염 환자 특징 분석
실내환경 원인 알레르기비염 20년 새 크게 늘어...집먼지진드기 원인 63%→73%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국내 대기오염, 꽃가루, 서구화 생활패턴, 지연환경의 변화에 따라 알르레기 비염 환자 수가 늘고 있으며 현재 70% 이상의 환자는 실내환경 원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김지희 교수팀(이비인후과)은 최근 20년 새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 중 실내 환경이 원인인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교수팀은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20년 사이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집먼지진드기의 한 종류인 '세로무늬먼지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 항원이 있는 환자들이 약 63%에서 73%까지 증가했다.

또한 실내 항원으로 인해 증상이 심해지는 눈, 코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약 32%에서 최근 41%로 늘어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천식, 임상면역학(Allergy, Astham & Immun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서울아산병원 김지희 교수(이비인후과)가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김지희 교수(이비인후과)가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항원이 코에 들어왔을 때 점막에 염증 반응이 과민하게 나타나 반복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눈과 코 가려움, 코막힘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1990년대(1994년)와 2010년대(2010~2014년)에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하는 피부단자검사(Skin Prick Test)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 각각 1447명과 3388명의 특징을 분석했다.

먼저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 대비 1990년대 1.41배에서 2010년대에는 1.78배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남성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났다.

1990년대에는 10대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가장 많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환자 수가 줄어든 반면 2010년대에는 20대 환자가 가장 많고 10대, 50대 환자가 그 뒤를 이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여러 개의 항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1990년대와 2010년대 모두 여러 항원 중에서도 집먼지진드기를 항원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가장 많았다.

그 비율이 20년 전에 비해 최근 크게 높아졌는데, 집먼지진드기의 주요 종류인 세로무늬먼지진드기(Dermatophagoides pteronyssinus)가 항원인 환자는 약 63%에서 73%로, 큰다리먼지진드기(Dermatophagoides farinae)는 약 67%에서 70%로 높아졌다.

또한 바퀴벌레, 누룩곰팡이(Aspergillus) 등 집먼지진드기 외 실내 항원이 원인인 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대 3배 이상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느끼는 증상도 20년 전과 비교해 최근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실내 항원 때문에 더욱 심해진다고 알려진 눈, 코 가려움증과 코막힘 증상이 심한 환자 비율도 약 9%, 5% 증가했다.

김 교수는 "흔히 선진국병 중 하나로 불리는 알레르기 비염은 식생활, 주거 환경, 위생 수준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우리나라도 20년 전에 비해 더욱 산업화, 도시화되면서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달라져 알레르기 비염의 양상 또한 변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재채기를 하거나 묽은 콧물이 흐르면 주변 사람들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데, 전문의를 찾은 후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되면 약물 요법이나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는 설하면역요법 또는 피하주사면역요법 등으로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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