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미수급에 따른 전공의 수련환경 악화 지적
한재민 "의사 국시 인질잡아 만행과 망언 서슴지 않아"

12일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대전협 신임 회장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모습. 왼쪽부터 대전협 이호정 신비대위원장, 대전협 한재민 회장
12일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대전협 신임 회장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모습. 왼쪽부터 대전협 이호정 신비대위원장, 대전협 한재민 회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새롭게 회장을 선출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대생 국가고시 문제로 인해 인턴 수급 등 차질이 생길 경우 또다시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전협은 12일 오후 '의료계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주제로 제24기 신임 회장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전협 한재민 신임 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 정부는 바른 의료와 옳은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을 가진 학생들에게 잘못을 묻고 있다"며 "의사 국시를 인질삼아 의료계를 자극하는 만행과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답변한 내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내년 의료공백 문제에 대한 박 장관의 답변은 지금까지의 의료계에 대한 방관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제시한 것이 현실적인 방안인지 묻는다"고 비판했다.

당시 박 장관은 의사 국시 미응시에 따른 400여명의 공중보건의사 부족 가능성에 대해 의료인력이 충분한 지역의 공보의를 우선적으로 철수하고, 부족한 지역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인턴 수급 우려에 대해서는 레지던트 및 전문간호사가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현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 수련병원의 의사 수는 2000명이 감소한다. 환자 의료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환자는 의료행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의사는 과도한 의료업무에 집중도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공보의를 재배치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지역 의료 불균형을 방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정작 정부는 기존의 제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진 질의에서는 의대 본과 4학년의 국시 문제와 관련해 대전협이 취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대전협 이호정 신비대위원장은 "지난 단체행동에서 학생들은 의료체계를 지적하며 최전선에서 노력했다"며 "지난 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당장 내년도 인턴 수급문제를 해결못하면 향후 5년, 그 이상의 의료공백을 야기할 것"이라며 "정부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장으로 복귀했기 때문에 국민에 대한 설득도 정부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15일, 22일 국정감사에서 정부 입장 확인할 것"

이날 대전협은 인턴 수급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단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대전협은 이와 관련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있다. 공공의대와 의대정원 확대 정책은 의정합의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즉각 단체행동을 고려할 것"이라며 "수련환경과 인턴수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도 단체행동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시원 국정감사, 22일로 예정된 복지위 종합감사에서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배경에는 인턴 등 의료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전공의 수련환경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 위원장은 "인턴 수급이 안되면 당장 내년 뿐 아니라 이후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정부의 대책은 전공의에게 인턴 업무를 가중한다는 것인데, 이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는 일주일에 88시간을 법적 기준으로 일하는 피교육자이자 근로자지만 이 규정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느냐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업무가 가중되면 수련을 포기할 수 있다. 의료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를 국민의 여론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달 4일 의정합의문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명시해놓고, 인턴 수급 차질로 인한 의료공백을 전공의에게 가중시키는 것은 합의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한 회장은 "기존의 전공의에게 예상되는 의사 업무의 일부를 추가로 맡긴다는 것은 합의문에 명백히 반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단체행동 재개가 대한의사협회와 논의가 된 사안인지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의협도 이 사안에 대해 같은 생각을 확인했다"며 "의협도 본과 4학년의 국시문제와 전공의 수련 환경이 해결되지 않으면 같은 행동을 하겠다는 의견은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한 회장은 "전공의는 모든 과정에서 의대생들과 목소리와 발걸음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며 "범의료계가 함께 발걸음을 맞추는데에도 전공의가 가교 역할을 하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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