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연구과제 수익 0원인 대학병원들, 총 525억원 달하는 과제 위탁받아
고영인 "고의적 회계상 편법 가능성...부당 이득 막아야"

최근 3년간 수탁연구수익이 0원인 대학병원들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대학병원의 상당수가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외부 연구를 위탁받아 수행하면서도, 이로 인한 수익을 대학 산학협력단으로 별도 처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전국 76개 대학병원 및 대학협력병원의 회계자료'에 따르면, 낮은 의료 수가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는 주요 대학병원들 중 상당수가 수탁연구과제 수익을 대학 산학협력단으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탁연구과제는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새로운 치료법이나 약품 개발을 위해 연구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과제 수익을 대학병원들이 대학산단 회계로 별도 처리해 수익을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76곳의 대학병원 및 대학협력병원 중 51곳의 회계자료에는 수탁연구수익이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 의원은 "병원이 정부로부터 직접 연구용역과제를 위탁받아놓고도, 대학 산단으로 처리하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수탁연구수익이 0원인 대학병원 중 정부과제 수주 병원 현황

특히 고 의원이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제출받은 '2019년 국가연구용역과제 전체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탁연구과제 수익이 0원인 대학병원들이 총 412건의 과제를 위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액 기준 52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이 중 30%가 넘는 130건의 과제는 대학병원 회계 담당 주무 부처인 복지부의 위탁과제였다.

고 의원은 "대학병원들은 낮은 수가로 병원 경영이 어렵다고 하지만 분명 현행 제도상의 잘못된 기준 산정으로 이익을 얻고 있거나 고의적인 회계상 편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을 수 있다"며 "법이 만들어놓은 제도적 분식회계 아래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상황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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