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보험 자료 분석결과, 빈혈환자의 크론병 발생위험 2배가량 높아
중증 빈혈일수록 위험 높고 특히 남성에서 상대위험 격차 크게 나타나

국내 연구에서 빈혈이 무증상 크론병의 마커가 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강은애 교수팀은 염증성장질환(IBD)의 장외증상으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빈혈이 역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예측할 수 있을지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PLoS One 2020 Sep 8;15(9):e0238244.).

연구에 따르면 빈혈군에서 IBD 중 크론병 발생 상대위험이 2배가량 높게 나타나 빈혈의 크론병 예측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특히, 중증 빈혈일수록 크론병의 위험이 컸고 여성보다 남성에서 상대위험이 더 높았다. 한편 또 다른 IBD인 궤양성 대장염에는 빈혈이 유의한 예측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미지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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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구결과는 국내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2009년 한 해를 기준연도로 삼았다. 연구팀은 IBD에 미치는 빈혈의 단독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기준연도부터 1년 내(2009~2010년)에 IBD가 발생한 환자는 제외했다.

빈혈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헤모글로빈 수치 남성 13g/dL 미만, 여성 11g/dL 미만으로 정의했다.

적격한 환자만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 996만 2064명 중 2009년 기준 빈혈 환자는 11%(109만 5924명)였다. 평균 7.3년간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성별과 연령 보정 후 빈혈군은 대조군대비 크론병 상대위험이 2.243배 유의하게 높았다(HR 2.243, P<0.0001).

구체적으로 빈혈군과 대조군의 크론병 발생은 10만인년당 각각 2.89건, 2.84건 이었다. 추가로 체질량지수(BMI), 흡연, 음주량, 신체활동, 수입, 사구체여과율(GFR)을 보정한 후에도 빈혈환자의 상대위험이 2.084배 높았다(2.084, P<0.0001).

또한 기저시점부터 2년 내(2009~2011년)로 빈혈이 발생한 신규 환자 35만 2464명을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세부적으로 신규 환자는 대조군대비 크론병 상대위험이 2.763배(95% CI 2.254-3.387) 증가했다.

성별에 따른 크론병 발생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높은 상대위험을 보였다. 빈혈 남성의 크론병 상대위험은 1.432로 여성의 상대위험 1.240보다 유의하게 컸다(aHR 1.432 vs.1.240, P = 0.0136).

헤모글로빈 수치를 계층화한 분석에서는 크론병과 역의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헤모글로빈 수치 최저군(하위 10%)은 최대군(상위 10%)대비 크론병 발생률이 3.3배 높았다. 즉, 빈혈이 중증일수록 크론병 위험이 증가했다.

추가로 연령에 관한 분석에서는 크론병과 J형 곡선을 보여 20대에서 가장 높았고 이후 감소세를 보여 50대에서 가장 낮았으나 60대 이상에서는 다시 증가했다.

강은애 교수는 "IBD 관련 합병증 및 수술을 예방하기 위해 진단 마커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빈혈이 크론병의 효과적인 마커가 될 가능성이 시사됐다"고 제언했다.

한편 헤모글로빈 수치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점을 반영하지 못한 것과 빈혈의 원인을 특정하지 못해 원인이 IBD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빈혈 자체 혹은 원인과 IBD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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