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2일 코로나19 확진 이후 백악관 관저→월터리드군병원→3일 만에 퇴원
리제네론 '항체치료제'+산소보충→길리어드 '렘데시비르'→덱사메타손 치료받아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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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지난주 금요일(2일, 현지시각) 새벽 1시 이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COVID-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밝힌 이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백악관 관저로 이동했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은 리제네론(Regeneron)의 항체치료제인 'REGN-COV2' 8g 도즈, 아연, 비타민D, 파모티딘(제산제), 멜라토닌, 아스피린 등을 포함한 약물로 지난주 금요일(2일)에 치료받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치료 타임라인. 그래픽 메디칼업저버 김해인 편집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치료 타임라인. 그래픽 메디칼업저버 김해인 편집기자.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월터리드군병원(Walter Reed National Military Medical Center)로 헬기를 타고 이동했다.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Sean Conley) 등 의료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군병원에서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 첫 도즈를 투여받았다. 

이어 일요일(4일)에 발표한 콘리 주치인에 따르면 지난주 토요일(3일) 트럼프 대통령의 산소포화도 수치가 갑작스럽게 두 차례 하락해 트럼프 대통령은 덱사메타손을 복용하고 렘데시비르의 두 번째 도즈를 투여받았다.

또 콘리는 일요일(4일)에 덱사메타손 투약과 렘데시비르 투여 사실을 발표하는 동시에 트럼프가 지난주 금요일(2일) 산소보충을 받았다고 밝혔다.

산소보충, 덱사메타손, 렘데시비르는 주로 중증환자에게 사용된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지난 4월 코로나19에 입증된 치료제는 없다며 산소보충 및 인공호흡기를 포함한 보존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주 월요일(5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상태가 매우 좋다면서 군병원에서 퇴원했다고 트위터에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치료제와 의료계 지식의 발전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를 무서워하지 말아라"면서 "본인의 삶을 지배하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콘리 주치의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렘데시비르 세 번째 도즈 투여를 받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캡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캡처.

"확진 후 바로 투약"...리제네론 다클론항체 REGN-COV2 주목

혈장에 있는 항체(antibody)는 면역체계가 자연적으로 생산하는 단백질이다. 항체는 몸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를 소멸한다.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회복 또는 완치된 환자의 혈장을 사용한다. 항체치료제는 19세기 후반 연구자들이 감염된 동물의 혈액에서 얻은 혈청을 사용해 디프테리아(diphtheria)를 치료하면서 처음 사용됐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제약바이오社 리제네론은 지난 6월부터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항체치료제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항체치료제를 식별하기 위해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의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Science에 발표됐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이후 7월 6일 리제네론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 표면단백질에 결합하는 '두 가지 모노클론항체(다클론항체)' 혈장치료제의 안전성을 검토한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했다면서 미국 환자 약 2000명을 포함하는 REGN-COV2 임상 3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9월 30일 리제네론은 임상 3상에 등록된 환자 2000여 명 중 입원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 275명에 REGN-COV2를 사용한 초기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공식적인 학술지에 발표되지 않고 보도자료로 공개됐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평균 나이는 44세였으며 40% 이상은 비만, 64%는 중증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요소 한 개 이상 있었다.

리제네론에 따르면 REGN-COV2는 코로나19 항체가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미미했지만 코로나19 항체가 없는 환자에게는 바이러스 검출량을 감소시키고 증상을 완화했다. 

현재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엘라이 릴리도 지난 9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긍정적인 임상 1상 BLAZE-1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8월 26일 모노클론항체 AZD7442에 대한 임상 1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서는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중화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중화항체치료제 효과를 확인됐으며 혈장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일하게 승인받은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지 10개월가량 지났지만 현재 승인된 치료는 렘데시비르 뿐이다. 렘데시비르는 이전에 시험관 내(in vitro) 연구에서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이후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진행한 연구에서 잠재적 치료제로 떠올랐다.

렘데시비르. 사진 출처: 서울대병원.
렘데시비르. 사진 출처: 서울대병원.

지난 5월 22일 의학저널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NIH의 이중 눈가림,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1063명 코로나19 환자를 포함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위약보다 중증 환자의 회복 시간을 31% 단축시켰다. 하지만 사망 사건을 낮추지는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부작용 측면에서도 안전했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는 위약보다 회복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우월했으며 호흡기 증상을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렘데시비르 수입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국내 도입 협의를 통해 렘데시비르의 무상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 공급하겠다고 지난 7월 1일 밝혔다. 국내에서 렘데시비르는 우선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에 투여된다.

"사망률 감소" 소식에 WHO 권고까지 받은 '덱사메타손'

덱사메타손은 신체의  염증을 완화시키는 항염증 및 면역억제제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약물이다. 약 7000원에 달하는 덱사메타손은 광범휘하게 척추·뇌 종양과 관련된 부종 감소와 눈 염증 치료 등을 포함한 질병에 사용됐다.

지난 6월 16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RECOVERY(Randomised Evaluation of COVid-19 thERapY) 예비연구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7000원가량으로 저렴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로 입원한 중증환자의 사망 위험을 약 35% 줄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덱사메타손은 인공호흡기·산소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 또는 중등도 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추지 않았다. RECOVERY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영국 코로나19 환자 1만 1500명 이상을 포함했다.

이어 RECOVERY 연구팀은 지난 7월 17일 연구결과를 NEJM에 발표하면서 데이터를 동료평가로 입증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는 "RECOVERY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환자, 특히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거나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에서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며 "따라서 덱사메타손은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중증환자에서 사용이 추천된다"고 밝혔다. 

데이터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메디칼업저버 자료 재구성. 그래픽 김해인 기자.
데이터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메디칼업저버 자료 재구성. 그래픽 김해인 기자.

긍정적인 결과가 발표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9월 2일 스테로이드가 중증환자에 효과적이라며 덱사메타손을 포함해 하이드로코르티손, 메틸프레드니솔론, 프리드니손 등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네 가지를 권고했다. 다만 중증환자가 아닌 경증 또는 중등도 환자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추천하지 않았다.

아연, 비타민D, 파모티딘, 멜라토닌, 아스피린은 왜?

일반 감기에 아연 보충제는 흔히 복용하지만 최근 스페인 Guerri-Fernandez 연구팀은 유럽임상미생물학회(ECCMID)에서 아연 수치가 낮고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정상 아연 수치를 보이는 코로나19 입원환자보다 예후가 안 좋았다고 밝혔다고 외신 WebMD가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인과관계를 나타내지 않아 아연 섭취가 코로나19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비타민D가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중증도를 낮출 수 있다는 근거도 제시됐다. 비타민 D는 각종 생리적 기능 유지에 중요하며 뼈와 근육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은 비타민D를 달걀노른자, 생선, 간 등으로 섭취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햇빛을 통해 피부로 흡수한다. 

지난 6월부터 몇몇 연구팀은 낮은 비타민D 수준이 높은 코로나19 사망 위험과 연관됐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진들은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해 체내 적당한 수준을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후 미국 주요 의료학회들은 코로나19와 별개로 뼈 건강을 위해 적당한 비타민D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비타민D가 부족해 비타민D 결핍현상이 일어나면 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하지만 비타민D를 많이 섭취하면 과잉현상으로 독성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파모티딘에 대한 긍정적 소규모 연구들도 진행됐다. 몇몇 연구팀은 파모티딘이 코로나19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했다. 특히 미국 Tobias Janowitz 연구팀은 지난 8월 BMJ 의학저널의 'Gut'에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11일 동안 1일 3회 파모티딘 80mg을 투약한 코로나19 환자는 파모티딘을 투약하지 않은 환자보다 예후가 좋았다. 파모티딘에 대한 부작용은 없거나 적었다.

멜라토닌 보충제는 지난 8월부터 몇몇 연구에서 개선된 코로나19 예후와 연관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9월 5일 이집트 연구팀이 European Journal of Pharmacology에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멜라토닌은 당뇨병 또는 비만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스피린은 해열제, 진통제, 항류마티스제 등 다양하게 흔히 사용되는 약물이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심장질환을 포함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사용된다.

또 아스피린은 혈전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사용된다. 코로나19 감염증이 혈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설이 세워진 가운데 항응고제를 포함한 혈전 치료로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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