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비스 스파인 도입해 척추관 협착증 환자 대상 첫 수술
향후 월 50건 시행 목표…의료진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이성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국내에서 개발된 첫 척추수술로봇을 도입해 척추관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을 시행했다.

세브란스병원 이성 교수(신경외과)는 최근 척추관 협착증과 퇴행성 전방전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산 척추수술로봇 '큐비스 스파인(CUVIS-spine)'을 활용한 국내 최초 척추경 나사못 고정술을 시행했다고 6일 밝혔다.

큐비스 스파인은 세브란스병원과 주식회사 큐렉소가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국산 척추수술로봇이다.

이번에 수술을 받은 환자 A씨(63, 남)는 10년 전부터 진행된 양쪽 다리 통증과 허리통증을 호소해 내원했다.

A씨는 검사에서 요추 3·4번의 심한 퇴행성 척추 전방전위증 진단을 받고 후방 요추간 감압술과 큐비스 스파인을 통한 척추경 나사못 고정술을 받았다. 

이성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수술 후 영상 검사에서 나사못이 계획대로 고정됐으며 증상이 호전돼 수술 후 5일째 정상적으로 퇴원했다.

척추질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수술의 경우 나사못을 이용해 척추체를 고정한다. 

문제는 신경과 척추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나사못을 정확하게 삽입해야 한다는 것인데, 나사못이 안쪽으로 삽입될 경우 신경 손상 마비나 통증이 올 수 있고 바깥쪽으로 이탈해 삽입되면 근육과 혈관, 신경이 손상돼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첫 척추수술로봇 큐비스 스파인
국내 첫 척추수술로봇 큐비스 스파인

두 경우 모두 나사못의 고정력이 약해져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았을 경우의 현상이다.

그동안 의료진은 수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이동형 X-레이 장비인 C-ARM 등을 이용해 실시간 영상을 확인하며 수술을 해왔다. 

하지만 환자나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 위험성이 높다는 일부 단점 때문에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세계적인 추세로 떠오르고 있는 최근이다.

실제로 한 논문에 따르면 척추경 나사못 삽입 정확도의 경우 의료진이 시행하는 전통적인 수술(87.9%)에 비해 로봇 수술(93.4%)의 수술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 C-ARM 수술보다 방사선 노출을 최대 74%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큐비스 스파인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척추수술로봇으로, 전 세계에서 5번째로 상용화된 로봇이다. 

척추경 나사못을 삽입할 때 수술계획에 따라 수술 도구의 위치와 자세를 안내하는 척추수술로봇 시스템으로 2D C-ARM이나 3D CT영상을 통해 수술을 계획하고 실시간으로 환자의 위치를 모니터링하며 보정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이나 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 등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척추경 나사못 삽입수술에서 척추경 나사못을 계획한 위치로 정확히 안내하는 것이 장점이다.

아울러 수술 중 위치확인을 위한 방사선 장치에 의해 방사선 피폭을 줄이고, 수술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여 최소 침습수술 효율까지 상승시켜 결과적으로 환자의 안전과 빠른 회복을 확보한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개발 척추수술로봇 도입에 따라 올해 총 50건의 수술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며 향후에는 월 50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성 교수가 척추수술로봇 큐비스 스파인으로 척추경 나사못 고정술을 시행하는 모습.
이성 교수가 척추수술로봇 큐비스 스파인으로 척추경 나사못 고정술을 시행하는 모습.

이성 교수는 "세계적으로 성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척추수술로봇 분야에서 국산 제품의 트랙레코드를 축적하고 임상 근거를 창출해 시장진입과 동시에 산업적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안전도, 정확도, 방사선안전도 등 척추수술로봇의 임상데이터는 향후 5년간 세브란스에 설립될 의료로봇훈련센터와 연계해 국산 수술 로봇산업의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는 척추수술로봇을 활용한 치료프로토콜을 확립하고 의료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방침이다.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인 수술로봇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의 척추로봇수술은 AI 연계 자동계획형 차세대 로봇의 기반과 함께 수술 빅데이터, 수술플래닝, 원격수술 등 파생형 산업육성에도 기여해 세계 척추수술로봇 시장 진출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윈터 그린 리서치(Winter Green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척추수술로봇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 27억 7000만달러(약 3조 110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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