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코로나19 환자는 고령자지만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하는 임상에서는 반영되지 않아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코로나19(COVID-19) 감염증에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약 850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지만 이 중 약 25%는 나이 제한을 두면서 특정 환자군을 제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인 고령자는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질환을 앓거나 사망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 30~40%는 고령자로 일반 인구보다 바이러스에 더 취약하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환자의 약 80%는 고령자로 나타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은 이 고위험군에 사용될 확률이 높다. 

전통적으로 고령자는 임상시험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미국국립보건원(NIH)은 '모든 수명 포함(Inclusion Across the Lifespan)' 정책을 세워 임상시험에 고령자를 포함하도록 촉진한 바 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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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의과대학 Benjamin K. I. Helfand 연구팀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되는 임상시험을 모두 검토해 55세 이상인 성인을 포함하는 비율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임상시험 홈페이지(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임상시험 847개의 데이터를 검토했다. 특히 65세부터 80세인 고령자는 임상시험 등록에서 제외되는 빈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총 195개(25%)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은 나이 제한이 있었다. 

이를 확대해 나이 제한뿐만 아니라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문제, 동의(consent) 문제, 명시되지 않은 광범위한 제외, 특정 동반질환, 기술 요구사항(requirement of technology) 등의 문제로 고령자를 제외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평가했을 때 코로나19 임상의 절반 이상이 고령자를 제외할 수 있었다. 

나이 제한과 다양한 제외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모든 백신 관련 임상시험은 고령자를 제외할 가능성이 컸다. 백신 임상시험 18개 중 11개는 나이 제한이 있었고 나머지 7개는 고령자를 제외할 수 있는 기준을 적용했다. 

임상 3상을 시작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 232개를 평가했을 때, 16%(11개)는 나이 제한이 있었고 33%(77개)는 고령자를 제외할 수 있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 분석한 결과, 임상 3상 연구의 절반은 고령자를 제외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Helfand 연구팀은 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논문에 "중증 또는 관리되지 않은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제외할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참여 가능한 고령자를 제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연구팀은 "우리는 이론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명시된 나이 제한이 없더라도 최근에 발표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여러 임상시험에서 평균 연령이 40세에 불과한 연구도 있었다. 이는 75세 이상의 참가자가 없거나 적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제외되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환자군에 치료제의 효과, 복용량 또는 복용 빈도, 부작용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철저한 준비와 연구자들의 트레이닝을 통해 고령자를 포함할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임상시험이 포괄적이면서 유의미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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