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영 한림대강남섬심병원 교수, 만성 피부질환 건선 발생 원인 규명 연구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정보영 교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정보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건선이 환경오염 독성물질에 의한 아릴탄화수소 수용체(Ahr)와 자가포식(Autophagy)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보영 교수(피부과)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Role of Aryl Hydrocarbon Receptor Activation and Autophagy in Psoriasis-Related Inflammat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SCI급 '분자과학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IF=4.556)'에 최근 게재됐다.

붉은 반점과 각질이 나타나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심할 경우 초기에 없던 가려움증이나 진물, 열감 등 다양한 증상이 발현되고 고혈압, 당뇨병, 염증성장질환 등 대사성·심혈관계 질환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선 발병은 염증 물질이 빠르게 분비되고 피부 각질 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하기 때문에 외상이나 감염, 스트레스, 술, 담배와 같은 외부자극이 더해졌을 때 높아진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선 환자 수는 2013년 16만 3936명에서 2016년 16만 868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건선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증상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환자들의 고통이 매우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건선의 원인은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유전적인 원인에 비해 환경적인 요인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고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는 게 한계다.

이에 정보영 교수 연구팀은 건선 발생 원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규명하기 위해 환경물질인 다이옥신에 의한 아릴탄화수소 수용체(환경 유해물질과 결합해 활성화하는 단백질)와 자가포식(세포 내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소기관을 분해하는 현상)의 상호작용이 건선 발생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다이옥신에 의한 아릴탄화수소 수용체 활성화와 자가포식 관련 상호작용에 집중해 건선 환자와 정상인의 피부를 비교·분석했다. 

면역조직화학염색과 PCR 검사를 이용해 아릴탄화수소 인자 및 자가포식 관련 인자의 단백질 및 유전자 발현 정도를 확인했고 정상인과 건선 환자 피부 조직에 아릴탄화수소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는 물질, 자가포식 유도제, 억제제를 직접 처리해 아릴탄화수소 관련 인자 및 자가포식 관련 인자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건선환자의 피부가 다이옥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아릴탄화수소 수용체와 자가포식의 활성화 정도를 과도하게 변화시켰다. 

또한 건선 환자의 피부 병변이 정상인 피부보다 아릴탄화수소 수용체의 단백질 발현이 높았고 LC3 단백질(자가포식 정도를 나타내는 표지자)의 발현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환경물질이 자가포식의 이상 작용과 더해져 결국 피부에 만성적인 염증 반응을 유도해 건선을 일으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미세먼지나 각종 공해 노출이 잦으면 건선 발생과 악화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환경오염 독성물질에 의한 아릴탄화수소 수용체 활성화와 자가포식작용 간의 상호작용이 건선 관련 피부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연구"라며 "피부과에서 흔한 건선의 원인을 밝히는데 기여해 이번 결과가 추후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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