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경선 회장선거...후보자 합동 토론회 개최
투쟁방향·소통방식·경험 등 주요 쟁점으로

왼쪽부터 기호1번 김진현 후보, 대전협 김중엽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기호2번 한재민 후보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2명의 후보들은 향후 투쟁방향, 소통방식, 노조, 전공의 수련환경 등을 쟁점으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대전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회의실에서 후보자 합동 토론회를 진행했다.

제24기 회장선거 최종 후보에 등록한 후보는 기호1번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4년차 김진현 후보, 기호2번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인턴 한재민 후보 등 2명이다.

 

향후 단체행동·소통방식 두고 '주력 공약' 강조

우선 두 후보는 지난 8월 진행됐던 '2020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평가하고 향후 단체행동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답변하고 있는 김진현 후보

김진현 후보는 "로드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권한의 분리다. 8월 투쟁에서는 비대위가 협상, 전공의 보호 등 모든 일을 맡았다"며 "투쟁이 장기전일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좀더 전문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4개의 전문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쟁체를 만들어 4명의 수장이 모여 합의하고 1만 6000명 전공의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젊은의사협의체 ▲상설감시기구 ▲상설투쟁기구인 전공의 노조 ▲의정협의체 등 4개로 지속가능한 기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실제로 투쟁을 경험했고, 정부·국회와의 협상도 모두 최전선에서 참여했다"며 "실제 투쟁에 나설 상황이 된다면 지난 8월보다 더 체계적이고 명확한 투쟁을 이끌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는 노조와 관련해 "대전협 비대위가 투쟁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보호를 받는 전공의 노조로서 투쟁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7000명이 넘는 전공의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각 병원에 지부노조를 설립하고 노조위원장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답변하고 있는 한재민 후보

한재민 후보는 로드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단체행동 대오'로 꼽았다.

한 후보는 "처음에는 대전협 비대위가 이끈 단체행동을 보며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의 의정합의문 발표 이후 우리는 반으로 갈라졌다"며 "그러나 정부와의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비대위에서 신호등 로드맵을 발표했고 공유되고 있다. 각 병원의 상황과 전공의 회원의 의견을 미리 듣고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행부의 역할은 병원 단위 단체행동을 미리 맞추는 것, 이것이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로드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와 소통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공통 질문에 신뢰관계 회복, 구조개혁 등을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김 후보자를 향해 "다수 전공의 회원들에게 신뢰관계를 처음부터 쌓은 것이 어려워보인다"며 "누군가에 의해 깨진 신뢰관계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신뢰관계 회복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장이 되면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원하는 전공의 회원 누구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겠다. 구조개혁이 있어야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쟁점으로

한재민 후보 향해 '실무경험 부족' 지적도

후보자들은 전공의 수련과정의 문제점 및 개선 과제에 대해서도 공통 질문을 받았다.

한 후보자는 ▲일한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것 ▲인정받더라도 꼼수로 인정받는 것 ▲정작 필요할 때 버림받는 것 등 세가지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 후보자는 "준비시간도 수련시간에 포함된다는 것과 휴일수당을 주장할 것"이라며 "환자로부터 언어폭력이나 성희롱도 만연하지만 전공의 보호 장치는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은 방관하거나 전공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공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병원별 노조 설립을 진행하고 전공의 보호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후보자는 '전공의들이 폭행을 당했을 경우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아는가'라는 지적에 "사실 프로토콜이나 실질적 절차를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겪어보지 못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힘 닿는데까지 배우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활동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 개선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전공의의 근로자성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교육성도 외면받지 않아야 한다"며 "전공의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개정법을 제출해 정책 추진을 이어가겠다. 수평위에서 2년 넘게 활동해온 능력을 믿어주고 회장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OECD 대부분 국가들이 전공의 수련에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이런 경우에는 병원이 수련에 집중하고 양질의 전문의가 다수 배출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진현 "투쟁기금은 당연히 투쟁에만"

한재민 "기존 지역이사제는 유명무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전 전공의 설문조사를 통해 모인 질문에 답하는 순서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투쟁기금과 관련한 공약이 없다는 지적을 받으며, 향후 기금을 어떻게 활용해 투쟁을 이어나갈 것인지 질문 받았다.

김 후보는 "현재 투쟁 기금은 당연히 투쟁에 써야하는데도 지속적으로 가짜뉴스를 뿌리는 사람은 전공의 내부를 분열시켜서 힘을 빼려는 세력이 아닐까 한다"며 "전공의 투쟁기금은 투쟁을 위해서만 활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쟁기금이 남는 상황이 생기면 처리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전공의 회원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공약으로 제시한 '지역이사제 상설운영'이 기존의 제도와 어떤 차별화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한 후보는 "지역이사제는 이미 있는 제도이지만 의결권·발언권도 없는 등 유명무실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지역이사에게 적절한 권한과 대우가 필요하다. 대의원총회를 진행할 수 있는 발언권은 인정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의협은 지역이사회가 잘 운영되고 있다"며 "본받아야 할 점은 본받아야 한다. 병원별 노조의 각 단위별 특성을 공유할 수 있는 역할로 지역이사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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