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기 부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환자 삶의 질 유의미하게 개선으로 환자 만족도 높아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국내 도입 5년을 넘긴 한국화이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젤잔즈(토파시티닙)가 장기간의 치료효과를 입증하면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중추적인 역할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젤잔즈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실제임상근거(RWE)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4년 JAK 억제제 중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한 젤잔즈는 그동안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생물학적 제제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민준기 교수가 바라보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전략 변화와 젤잔즈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민준기 교수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민준기 교수

민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전략의 패러다임 변화를 생물학적 제제의 단점으로 인한 환자들의 미충족 욕구에서 찾았다.

1980년대 메토르렉세이트(MTX)와 에타너셉트가 임상현장에 도입되면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전략이 생물학적 항류마티스 제제(DMARD, bMARD)로 변화됐다.

bDMARD는 괄목할 만한 치료효과를 나타냈지만 관해율이 20~30% 정도에 그치고, 경구 투여가 아닌 주사제라는 점에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JAK은 세포질에 존재하면서, 류마티스관절염의 발생과 관련된 다양한 사이토카인의 생성에 관여하는 물질"이라며 "젤잔즈는 JAK 경로를 표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 진행을 억제하는 최초의 소분자 경구용 JAK 억제제로 등장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가져온 약제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목표는 관해 또는 낮은 질병 활성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치료 권고안 변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2016년 유럽류마티스학회 권고안에 따르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중 예후가 좋지 않은 인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MTX를 중심으로 한 고전적 합성항류마티스약제를 사용하다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bDMARD 또는 JAK 억제제 사용을 추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bDMARD를 JAK 억제제보다 우선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했지만, 2019년 새롭게 발표된 권고안에서는 bDMARD와 JAK 억제제 선택에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고 JAK 억제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젤잔즈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연구 중 가장 의미 있는 연구로 2019년 발표된 9.5년간 글로벌 개방형 장기 연장 연구 결과를 꼽았다.

그는 "2019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젤잔즈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젤잔즈의 치료 효과는 단독 또는 병용 치료를 해도 8.5년까지 유지됐다"며 "대상포진, 심한 감염, 종양 등의 발생율은 시간이 경과해도 더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물학적 제제보다 JAK 억제제가 더 선호되는 경향에 대해 성인의 3.5%~10%가 주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여러 연구에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주사 치료보다 경구 약제를 치료제로 선호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2020년 발표된 여러 나라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치료 약제의 투여 경로 선호도는 경구 57%, 자가 피하 주사 29%, 정맥 주사 16%, 병원 방문 피하 주사 2% 순이었다"고 밝혔다.

2019년 미국 Corrona RA registry를 분석한 논문를 통해 그는 "젤잔즈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csDMARD와 병용해 사용하는 경우보다 많았다"며 "bDMARD에 비해 단독 처방이 많았다. 절잔즈의 단독 또는 병용 처방 빈도는 실제 처방 데이터(RWD)를 통해 알 수 있다"고 젤잔즈의 실제 임상 현장에서 처방 경향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젤잔즈가 실제 임상현자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켜 환자 만족도 역시 높다는 점을 평가했다.

젤잔즈로 치료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환자평가지표를 통해 환자만족도를 분석한 외국 연구 결과, 젤잔즈 사용에 의해 관절염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통증, 신체 기능, 피곤함, 삶의 질, 수면이 대조군 대비 젤잔즈 사용군에서 유의하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그는 "2019년 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 미국 Corrona RA registry를 바탕으로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젤잔즈는 bDMARD에 비해 대상포진의 발생율이 높았지만, 중요한 심혈관계 부작용과 심각한 감염 발생율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도입된 4개의 JAK 억제제 중 젤잔즈만의 장점에 대해 장기 사용에 따른 효과성과 안전성이 차별점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JAK 억제제 간의 치료 효과와 부작용에 관한 Head to Head 연구가 없어 치료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특정 JAK 억제제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어렵다"면서도 "젤잔즈가 류마티스관절염에서의 JAK 억제제로서 장기간 사용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에 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점은 다른 JAK 억제제와 차별화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젤잔즈가 향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2019년 유럽류마티스학회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젤잔즈는 bDMARD와 동등하게 2차 치료제로 권고됐으며, 단독 사용으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젤잔즈는 환자들의 경구약제 선호와 소분자 제제인 만큼 bDMARD에 비해 빠른 증상 효과를 나타낸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면역원성이 없고, 장기간 사용에 따른 효과 지속과 안전성이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한다면 젤잔즈는 향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보다 더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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