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COVID-19) 백신 후보의 임상 3상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관찰되자 미국 전문가는 부작용의 원인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지난 10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AZD1222'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임상 3상에서 부작용이 관찰돼 임시중단됐다. 이어 지난 13일 영국 보건당국은 이번 안전성 사건을 검토했다며 영국 내 임상재개를 허가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아직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임시중단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adenovirus vector)' 백신인 AZD1222에 대한 임상 3상을 미국 내에서 시작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하지만 임상에 참여한 성인 한 명에서 '횡단성 척수염(transverse myelitis)'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면서 임상시험을 임시로 중단한 것이다. 

횡단성 척수염은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드문 신경질환이며 통증, 비정상적 감각, 팔·다리에 힘 빠지는 증상, 방광 및 장의 이상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미생물 및 감염병 전문가인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여성병원 Eric J. Rubin 교수는 지난 10일 의학저널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오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임시중단에 대한 가능성들을 설명했다.

ⓒ포토파크닷컴
ⓒ포토파크닷컴

먼저 Rubin 교수에 따르면 임상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비정상적이지 않다. 특히 소규모 1상, 2상을 대규모 3상으로 확장하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임상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추가적인 피해를 막는 것이 필수적이다. 

Rubin 교수는 "횡단성 척수염은 상대적으로 흔치 않은 증후군"이라면서 "잠재적인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는 백신일 수 있어서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Rubin 교수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부작용의 잠재적 원인 2가지가 있다. 부작용은 백신에 의해 일어났거나, 우연의 일치(coincidence)일 수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임상에서 일어난 부작용이 백신과 관계없이 우연의 일치로 발생해 임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부작용이 백신과 연관됐다고 밝혀지면 중대한 두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에 둘 번째 시나리오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부작용과 연관됐다면 AZD1222에 관한 임상 3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부작용이 아스트라제네카 AZD1222 백신과 연관될 뿐만 아니라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종류와 연관되면 백신 종류의 한 무리를 없앨 수 있다. 

Rubin 교수는 "현재 임상에서 실험되고 있는 백신 종류는 아데노바이러스 백터, mRNA를 포함해 크게 두 가지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에 속한다. 임상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현재 알 수 없지만, 이번 부작용이 (하나의 백신 후보가 아닌) 아데노바이러스 종류와 전반적으로 연관됐다면 백신종류의 한 무리를 없애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Rubin 교수는 백신 임상시험이 임시로 중단되는 것은 흔한 사건이라며 새로운 물질을 실험할 때 예상치 못할 사건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임상에서 일어난 부작용의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에 대해 적당한 희망을 걸고 있지만 모든 것을 걸고 있지는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