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까지 351개 중 324곳이 90억 부당청구
2013년 대비 20%p 상승…건보공단, 개선 시급성 강조
현지조사 비율 10% 확대 추진…수사권 한계 극복 노력도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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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올해 6월 현재 장기요양기관 현지조사 대상 기관 중 부당청구로 적발된 기관이 92.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하반기 집계가 남아있긴 하나 상반기만 놓고 봤을 때, 이는 2019년 91.8%보다 0.5%p가량 높아진 것이고, 2013년 70%에서 약 7년여만에 20%p가 상승한 수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출입기자협의회에 '장기요양기관 유형별(재가, 시설) 부당청구액 현황'을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장기요양기관 현지조사 대상 기관 351곳 중 부당청구로 적발된 기관은 92.3%인 324개소로 나타났다.

부당청구기관의 비율은 2013년 70%에서 2014년 72.2%, 2015년 75.3%까지 상승하다가 2016년에 71%로 잠시 주춤했으나 2017년에 무려 10%p가량 올라 81.7%를 기록한 후 2018년, 2019년, 2020년 6월까지 지속 상승했다.

이 기간 중 부당청구액은 총 1326억 9300만원이며, 올해 상반기 부당청구액만 90억 3400만원에 이른다(기관당 부당금액 2800만원).

눈여겨 볼 것은 부당청구기관의 비율이 매년 상승했다고 해서 부당청구액도 똑같은 패턴으로 지속 상승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부당청구액은 2013년 112억 3800만원에서 2014년 178억 3200만원, 2015년 235억 100만원, 2016년 236억 400만원까지 상승하다가 2017년 149억 4200만원으로 한풀 꺾인 후 2019년에 들어서야 다시 200억을 초과했다(212억 3500만원).

단, 매년 현지조사 대상 장기요양기관 비율이 조금씩 달랐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파악된다(2013년 5%→5.8%→6.1%→5.8%→4.6%→4.2%→2019년 3.9%).

부당청구 유형별 현황을 살펴보면 수가가감산 위반이 76.6%로 가장 많고 그 뒤를 허위청구 14%, 산정기준위반 6.9%, 자격기준위반 1% 등이 잇고 있다.

장기요양기관 유형별 부당청구 기관 및 부당청구액 현황(2013년~2020년 6월)

사실상 수가가감산 위반이 부당청구의 대부분인 실정이며 이를 위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인 것.

건보공단은 부당청구 적발 강화와 개선을 위해 전담인력의 단계적 증원을 통해 현지조사 비율을 전체 장기요양기관의 10%(2019년 3.9%) 수준까지 확대·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현지조사 대상 기관을 대폭 늘려 더 많은 부당청구액을 적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관련 기관 및 협회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부당청구 방지 자정노력을 당부하고 있으며, 부당청구 기관 수 자체를 줄이기 위해 조사권한 강화도 꾀하고 있다.

건보공단 이원길 장기요양상임이사는 "현행 현지조사 주관기관은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로 한정돼 있어 조사권한 강화를 위해서라도 건보공단이 추가될 수 있도록 입법추진을 노력 중"이라며 "경찰청과 업무협업 체계를 유지해 수사권 등 조사한계도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지조사 담당 직원의 역량 강화 목적으로 조사기법, 수사의뢰, 형사소송 사례지원 매뉴얼을 개발하고 긴급사항 대처방안 공유를 위한 '특별지원반'을 운영한다.

이 이사는 "지역본부 2년 이상 현지조사 근무경력자 58명을 우수인력풀로 구성해 조사역량 편차해소 및 소통강화가 원활하도록 합동조사반을 운영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건보공단은 부당청구 기관 적발에 있어서 내부 고발자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들의 신분노출을 우려해 지난 6월 1일부터 익명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6월 1일 이전까지는 실명으로만 신고접수를 받았기 때문에 내부 고발자가 신고행위를 기피·회피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극복하고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이 이사는 "건보공단 통합 모바일 앱에 부당청구 장기요양기관 신고센터를 오는 21일 오픈해 내부고발자 신고를 활성화 할 계획이다"라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신고 활성화를 위한 홍보를 실시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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