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법정인력 확보' 법안, 환영과 우려 목소리 동시에
'간호사 법정인력 확보' 법안, 환영과 우려 목소리 동시에
  • 김나현 기자
  • 승인 2020.09.16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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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 "근로조건 개선 첫걸음" 즉각 환영 메시지
병원계에서는 중소·지방병원 인력난 토로, 이중처벌 논란도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DB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간호사 정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을 공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간호계에서는 간호사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며 환영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지방 인력난 등 현실적인 이유를 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의료인 정원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의료업 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의 명칭, 주소, 위반행위, 처분내용 등을 공표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에는 의료인이 자기가 보호·감독하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의료인 면허자격을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법안의 입법예고 기간이 오는 16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입법예고시스템에서는 약 1700여개의 의견이 달리며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강 의원은 해당 법안을 발의한 배경으로 간호사의 근무여건 개선 필요성을 꼽았다.

그는 "현행법에서는 의료인 정원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의료업 정지처분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기준보다 부족한 인원의 간호인력을 채용해 열악한 여건 아래 근무하게 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료법에는 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은 입원 환자 2.5명 당 간호사 1명(조별 근무는 환자 12명 당 간호사 1명)으로 최소한의 의료인력 확보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이같은 정원 기준을 채우지 못한 의료기관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시정하지 않으면 업무정지 15일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간호계에서는 "논의 점화 자체 의미있어"

법안이 발의되자 간호계에서는 즉각 환영의 입장을 표했다.

대한간호협회는 논평을 통해 "병원의 간호사 인력기준 준수가 시급하다"며 "이는 오랫동안 간협이 주장해오던 것으로 간호사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고 환영했다.

특히 간협은 의료기관의 감독기능을 갖고 있는 중앙·지방정부가 인력정원 미준수 등 의료기관의 위법적 행위를 지난 50년간 눈감아왔다고 지적했다.

간협은 "일부 중소병원들은 그동안 경영난과 구인난을 명분으로 간호사를 기준보다 적게 채용했다"며 "이 때문에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살인적인 노동 강도 탓에 출산·육아에 어려움을 겪은 간호사들이 7~8년만에 퇴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간호사 인력의 도·농간 격차, 임금 격차, 열악한 근로환경 같은 간호 정책의 문제점이 여기에서 배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정부도 이런 사실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간호계 관계자는 "강 의원이 강력한 내용을 담아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간호사들이 다수 지지할 것 같다"며 "그간 간호사는 적은 인력으로 환자를 돌봐왔던 구조가 계속 이어져왔다. 이런 논의가 점화된 것부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의료법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의료기관도 상당히 많아 그런 부분이 빨리 개선돼야 한다"며 "다만 수가체계와도 연계된만큼 함께 개선하지 않으면 병원 경영자들 입장에서도 저항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도 "그간 의료계에서 왜 법정 간호인력이 미준수됐는지 재검토할 수 있는 기회로 보인다"며 "의사·간호사 편가르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제도개선을 위한 직종간 협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병원계 "간호 인력이 없다" 난색

ⓒ메디칼업저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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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병원계는 간호인력을 충원하지 못하는 현실적 이유를 제시하며 해당 법안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한 중소병원관계자는 "간호정원을 채우고 싶어도 인력이 없다. 간호사가 배출돼도 간호사 면허를 갖고 있는 40%는 면허만 갖고 일을 안하거나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려고 한다"며 "나머지 60%의 인력에서 모든 병원 간호인력을 나눠야 하는데 이들도 대학병원으로 대부분 가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종합병원 등 규모가 있는 의료기관과 달리 중소·지방병원은 간호사 인력을 충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도 전부 서울로 취업하려고 한다"며 "인력을 제대로 구비 못한다고 해서 패널티를 주는 것은 현재 상황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사 자체가 없기 때문에 중소병원과 도서지역 병원이 정원 기준을 못 채운 지는 한참 됐다"며 "고용 하려면 지방병원은 환자수가 없는데도 많은 돈을 주고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병원계는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한 추행에 대해 의료인의 면허정지를 가능하도록 한 내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또 다른 중소병원 관계자는 "기존 법률과 규제가 있는데 의사에게만 처벌을 더 강화한다는 것은 이중처벌 아닌가"라며 "간호사 추행과 폭력은 의료인이 아니라 오히려 환자들로부터 대부분 발생한다. 의사만 겨냥하는 것은 지금 인식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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