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소청과 명세서건수 전년比 36% 하락…수진자수도 17.5% 감소
의원 표시과목 중 최상단에 위치…이비인후과는 각각 24.5%·17.9%↓
흉부외과·가정의학과 등도 10%대 감소…정신건강의학과 등은 소폭 증가

ⓒ메디칼업저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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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의원급의 어려움이 2020년 상반기 명세서건수와 수진자수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는 코로나19가 할퀸 상처의 깊이가 유독 심각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상반기 의원 표시과목별 요양급여비용 명세서건수와 수진자수를 심사결정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2019년 상반기에 비해서 두 지표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의원급 의료기관의 전체 명세서건수는 2억 4467만 3608건으로, 전년 2억 7904만 742건에 비해 12.3% 감소했다.

수진자수도 3906만 6626명에서 3716만 1021명으로 4.9% 내려앉았다. 명세서건수만 놓고 보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다. 

2019년 상반기 2677만 7034건이던 명세서건수가 올해 상반기에 자그마치 1714만 6386건까지 급락, 36%가량 빠진 것이다.

그 뒤를 이비인후과가 잇고 있는데, 3651만 8152건에서 2755만 3925건으로 줄어 약 24.5% 감소했다.

표시과목이 다른 진료과에 비해 많지 않은 진단검사의학과, 결핵과, 핵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도 각각 20.1%, 18.2%, 13.6%, 7.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청과나 이비인후과처럼 20% 이상 감소하진 않았으나 10%대 감소율을 기록한 진료과는 흉부외과, 진단방사선·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등이다.

이들은 각각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4.8%, 10.8%, 11.8%까지 명세서건수가 하락했다.

나머지 진료과의 사정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 표시과목별 2020년 및 2019년 상반기 명세서건수와 수진자수 현황

외과계열인 일반외과(6.6%), 정형외과(7.1%), 신경외과(6.0%)를 비롯해 마취통증의학과(6.4%), 산부인과(6.5%), 안과(9.7%), 비뇨의학과(3.0%), 재활의학과(5.7%) 모두 명세서건수가 감소했고 내과와 일반의마저 각각 6.7%, 10.8% 줄었다.

신경과(1.8%)와 성형외과(1.8%), 피부과(0.8%)는 전년 상반기 대비 상승하긴 했으나 그 폭이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의 명세서건수는 전체 표시과목 중에서 유일하게 10.4%가량 올랐다.

이는 2017년 하반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차원으로 개선된 '치매 신경인지검사'의 혜택과 코로나19 블루에 따른 내원환자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진자수로 눈길을 돌려도 대동소이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명세서건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던 소청과는 2019년 상반기 525만 2467명의 수진자수를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433만 780명으로 약 17.5% 하락했다. 

소청과 다음으로 명세서건수가 많이 감소한 이비인후과도 이와 비슷한 17.9%(1253만 1047명→1029만 3498명)의 수진자수 감소폭을 보였다.

이외에 가정의학과(11.9%), 진단방사선·영상의학과(10.1%), 핵의학과(12.4%) 등은 10%대의 감소율을 기록했으며 일반의(9.2%), 내과(7.2%), 일반외과(6.4%), 정형외과(5.7%), 신경외과(4.7%), 흉부외과(6.4%), 마취통증의학과(4.7%), 산부인과(4.9%), 안과(9.8%), 피부과(0.6%), 비뇨의학과(3.8%), 재활의학과(2.9%), 직업환경의학과(8.2%) 등도 수진자수 감소를 경험했다.

소청과와 이비인후과보다 수진자수 낙폭이 더 큰 진료과는 진담검사의학과(39.9%)와 결핵과(23.8%)가 존재했다.

전체 진료과 중 유일하게 명세서건수가 10.4%가량 상승한 정신건강의학과는 수진자수에서도 10.9%의 상승폭을 유지했다.

ⓒ메디칼업저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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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심평원의 이번 2020년 상반기 명세서건수 및 수진자수 통계자료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사실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진료과가 어려움을 겪었으나, 소청과가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청과는 코로나19 사태로 환자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했는데,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6월 실시한 내과·소청과·이비인후과 개원의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청과의 경우 응답자 10명 중 4명이 작년보다 약 80%의 환자 수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소청과에서 주로 처방되는 거담제와 기침약 등의 처방액도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고(관련기사: 코로나19 직격탄 소청과...처방액 두 자릿수 감소), 코로나19로 직원을 감축하거나 은행 대출을 알아보는가 하면 폐업을 걱정하는 곳도 속출했다(관련기사: 코로나19 소아청소년과 직원감축·은행대출·폐업 걱정)

수도권의 한 소청과 개원의는 "휘청거리던 소청과의 힘든 현실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더욱 가속화 됐다"며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유행의 종료 시점을 전혀 가늠할 수 없어 최소한의 희망도 갖기 힘들다는 데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수진자수는 범주(표시과목) 내 동일인의 중복을 제거한 값이지만 다른 범주와 단순합산 할 경우 중복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하며, 병리과는 대상 수가 적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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