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요법 혈압조절 목표 도달률 절반도 안돼


여러 위험인자 가진 환자 심혈관 위험 급증
초기 적극·종합적 치료 주장 설득력 확대

고혈압 치료 왜 병합요법인가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고혈압학회(ESH)는 지난 2007년 공동으로 "고혈압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혈압수치 만이 아닌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른 치료전략"과 "표적장기 손상에 대한 모니터링"이 강조된 것이다.

환자 개개인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와 표적장기 손상에 따라 치료전략이 더 공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양 학회는 혈압이 현저히 높거나 당뇨병·신장질환·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이 일차선택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단일약제를 통한 목표치 도달 실패 시 증량을 거쳐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패턴에서 공격적인 치료시기를 더 앞당겨 적용한 것이다.

 최근 학계에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약물 병합요법의 효과가 광범위하게 인정받고 있다. 이는 고혈압 환자의 치료에도 그대로 적용돼 고위험군에서 항고혈압제 병합요법의 조기적용이 임상에서도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통합관리가 첫발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제 병합요법의 출현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통합관리 패러다임과 맥을 같이 한다. 고혈압과 함께 다중 위험인자가 동반되는 경우가 다발하면서 단일약제로는 적절한 혈압조절 및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예방이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라는 것은 1970년대부터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는 이같은 생활습관병이 지금처럼 만연되지는 않았다.

이로 인해 개별 위험인자를 단일약제로 치료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각각의 위험인자 만을 바라봤던 것이다.

다중 위험인자 발현 고위험군 급증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인류는 심혈관질환 발생의 원인에 있어 한가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위험인자가 두세개 또는 그 이상 동시에 발생하는 환자들이 급증한 것.

이렇다 보니 과거의 생각으로 한가지 약물로 치료했을 경우, 위험인자의 조절은 물론 심혈관질환 예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난제에 봉착하게 됐다.

1990~2000년대 들어 역학연구에서는 위험인자가 하나일때보다 두세개 동반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산술적 합산에 그치지 않고 배가된다는 점이 관찰됐다.

위험도 배가의 원인으로는 기초연구에서 각각의 위험인자가 상호 교차대화(crosstalk)를 통해 동맥경화를 더 악화시킨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련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앞선 역학 및 기초연구의 주장을 지지하는 데이터들이 양산되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통합관리 패러다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바로 여기서 약물 병합요법의 중요성이 파생되는 것이다.

고혈압 치료에도 그대로 적용

 초기 병합요법은 고혈압 환자에도 요구된다. 여러 위험인자를 동반하는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단일약제를 통한 혈압조절과 심혈관질환 예방이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

 가천의대 길병원 심장내과의 고광곤 교수는 "고혈압·이상지혈증·당뇨병·만성신장질환 등이 동시에 나타나면 혈압을 올리는 안지오텐신Ⅱ와 산화물질이 급증하고 혈관경직도가 악화된다는 것이 이미 기초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말한다.

특히, 이같은 고위험군 환자들은 위험인자 간 교차대화를 통해 혈관의 구조적·기능적 변화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돼 있어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예방이 더욱 어렵다.

 이렇다 보니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단일약제를 통한 혈압조절은 이미 한계를 노출해 왔다. ESC에 따르면, 항고혈압제 단일요법은 제한된 환자군에서만 효과적인 혈압강하 성과를 나타낸다.

최근 일련의 임상시험에서도 단일요법의 혈압목표치 도달률은 전체 환자의 5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물들이 단일요법으로만 비교해도 과거에 비해 혈압강하 효과가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목표치 도달률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제 혈압조절이 여전히 어려운 이유를 다른 곳에서도 찾아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혈압강하와 함께 혈관의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고혈압 정의 달라져

 지난 2005년 미국고혈압학회(ASH)는 "복잡하게 상호관계를 맺는 병인(위험인자)들로부터 기인하는 진행성 심혈관 증후군"으로 고혈압을 새롭게 정의했다. 고혈압의 진행이 여타 위험인자와 함께 심혈관의 구조적·기능적 손상을 야기하는 심혈관장애 증상의 집합이라는 의미다.

 고혈압은 이제 단순한 혈압수치에서 더 나아가 여타 위험인자와 상호작용 및 그 결과의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 그렇다면 고혈압 환자의 치료전략의 하나인 병합요법은 그 의미와 목표를 좀더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고광곤 교수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여러 약물을 뒤죽박죽 함께 사용한다고 다 병합요법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호보완 작용을 통해 혈압조절은 물론 심혈관보호효과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약물이 선택돼야 한다는 것이다.

ESC 역시, 기전·혈압강하·표적장기 보호·부작용 측면에서 각각의 단일요법과 비교해 더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병합약물 선택의 조건을 제시했다.

 이렇게 본다면, 병합요법의 근간이 되는 "심혈관 위험인자 통합관리"는 단순히 둘 이상을 하나로 합치는 "통합"보다는 개개를 결합시켜 새로운 관념이나 개념을 구성하는 "종합"의 의미로 이해돼야 할 것이다.

 위험인자가 여럿 나타나니 각각의 약물을 동시에 사용한다기 보다 병합을 통해 혈관구조 및 기능의 개선과 동맥경화의 차단, 더 나아가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시너지 효과라는 명백한 목표가 정립돼야 한다.

 병합요법에서 고려해야 할 또다른 요인은 순응도와 비용 측면의 문제다. 두가지 이상의 약물이 별도로 사용될 경우 비용은 올라가고 순응도는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

최근 카듀엣(암로디핀+아토바스타틴), 엑스포지(암로디핀+발사르탄), 텍터나 HCT(알리스키렌+HCT), 바이토린(심바스타틴+이제티마이브), 심코(니아스파노+심바스타틴) 등 고정용량 병용 복합제들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광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고지혈증치료제 스타틴·중성지방저하제 피브레이트·당뇨병치료제(인슐린저항개선제) 등이 고유의 기전과 함께 혈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발견돼 고혈압 환자의 병합요법 시 항고혈압제와 이들 위험인자 치료제 사이의 병용 또한 적극 고려되고 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 환자 병용요법 일차선택 권고

ESC·ESH 고혈압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에 대한 권고


 유럽가이드라인은 당뇨병이나 뇌졸중·심근경색·신기능장애·단백뇨 등이 나타나는 고위험 또는 초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혈압목표치를 130/80㎜Hg 미만으로 잡았다.

 동시에 이같은 고위험군의 혈압조절이 상당히 어렵다는 점을 강조, 가이드라인이 규정하는 고혈압 2·3단계에 있거나 심혈관질환 고위험 또는 초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의 경우 일차선택으로 저용량 항고혈압제 병합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또한 여러 환자에서 두가지 약물의 병용으로도 혈압목표치에 도달치 못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그 이상의 병합요법도 고려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이드라인이 규정 또는 제시한 2·3단계 고혈압, 심혈관질환 고·초고위험군의 정의, 그리고 적절한 병용약물의 조합은 다음과 같다.

▲ 고혈압 2단계
 · 160~179/100~109㎜Hg

▲ 고혈압 3단계
 · 180/110㎜Hg 이상

▲ 고/초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정의
 · 혈압 180/110㎜Hg 이상
 · 수축기혈압 160㎜Hg 초과, 확장기는 70㎜Hg 미만
 · 당뇨병
 · 대사증후군
 · 3가지 이상의 심혈관 위험인자
 · 1가지 이상의 무증상 표적장기 손상(좌심실비대, 경동맥내막중막두께의 증가 또는 플라크, 동맥경직도 증가, 혈청 크레아티닌 중등도 증가, 사구체여과율 감소, 미세알부빈뇨 또는 단백뇨)
 · 심혈관 또는 신장질환 병력자

 ▲ 적절한 병용요법의 조합
 · 티아자이드계 이뇨제와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 티아자이드계 이뇨제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 칼슘길항제(CCB)와 ACEI
 · CCB와 ARB
 · CCB와 티아자이드계 이뇨제
 · 베타차단제와 CCB(디하이드로파이리딘계)
 · 티아자이드계 이뇨제와 베타차단제의 병용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고혈압 환자와 당뇨병 발생위험이 높은 경우에 사용되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학술행사 게시판

▲ 3.22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COPD school (남산 하얏트호텔)
▲ 3.22 대한간학회 춘계 single topic symposium (COEX)
▲ 3.22 제6회 호흡재활 워크숍 (영동세브란스병원 본관2동 3층 대강당)
▲ 3.23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연수강좌 (세브란스병원 본관6층)
▲ 3.23 대한천식 및 알레르기학회 제32회 알레르기 교육강좌 (한양대 HIT빌딩 6층)
▲ 3.23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연수강좌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
▲ 3.23~26 아시아태평양간학회 학술대회(APASL) (COEX)
▲ 3.29 대한소화관운동학회 춘계학술대회 (그랜드힐튼호텔)
▲ 3.29 대한헬리코박터 및 상부위장관연구학회 춘계 학술 워크숍 (인천 하얏트호텔)
▲ 3.29~30 만성기도폐쇄성질환 국제 심포지엄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
▲ 3. 30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 (그랜드 힐튼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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