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얀센, 칸시노 등...HEK-293, PER.C6 세포 사용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낙태된 태아의 세포를 사용하는 제약사·개발사는 최소 다섯 곳으로 확인됐다.

의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얀센(Janssen Research & Development USA), 칸시노-베이징생명과학연구소, 미국 피츠버그대, 이뮤니타바이오-난트케이웨스트(ImmunityBio-NantKwest)는 HEK-293와 PER.C6 등 낙태아 세포를 사용한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자가복제 바이러스백터(NRVV) 백신 후보는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얀센의 NRVV 백신 후보는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 칸시노-베이징생명과학연구소의 NRVV 백신 후보는 임상 3상 전에 중국 보건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미국 보건당국으로부터 이런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투자지원을 받았다. 

1960년대부터 의학연구에 사용된 인간 태아세포

낙태아 세포를 의학계에서 사용한 지는 60년이 지났다. 1960년대부터 연구진은 낙태된 태아를 백신을 개발하는 데 사용했으며 현재 풍진(rubella), 수두(chicken pox), A형 간염,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하는 데 사용됐다. 또한 낙태아 세포는 혈우병, 류마티스 관절염, 낭포성 섬유증 등 다양한 질환에 개발된 치료제에도 사용됐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인간 세포주는 WI-38과 MRC-5 세포다.

1962년 미국 UCSF 해부학 Leonard Hayflick 교수는 3개월에 낙태된 여성 태아(female foetus)의 폐에서 WI-38 세포를 추출했다. 'WI'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하에 '위스타 기관(Wistar Institute)'을 나타내며 '38'은 세포를 추출한 낙태아 번호를 뜻한다. 이어 1966년 영국 MRC(Medical Research Council) 연구팀은 1966년 14주에 낙태된 남태아를 사용해 MRC-5 세포를 얻어냈다. 

이외 사용되는 세포는 낙태된 태아의 폐에서 얻은 WI-1, WI-3, WI-11, WI-16, WI-18, WI-19, WI-23, WI-24, WI-25, WI-26, WI-27, WI-44, MRC-9, IMR-90, R-17 세포가 있다. 또 태아의 피부와 근육에서 얻은 WI-2, WI-12, WI-20가 있으며 근육에서 WI-5, 피부에서 WI-8, WI-14, WS1과 신장에서 얻은 WI-4, WI-9, WI-10, WI-13, WI-15이 있다. 이어 태아의 심장에서 WI-6, WI-21, WI-22뿐만 아니라 흉선-갑상선에서 WI-7, 간에서 WI-17 세포와 소장에서 FHs74Int 추출한 세포가 있다. 

PER.C6 세포는 1985년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Alex van der Eb 교수가 18주에 낙태된 태아의 세포에서 도출했다. 이는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Janssen)이 소유한 독점 세포주(cell line)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br>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도덕·윤리적 논란...과학계는 필요성 강조, 천주교도 대체백신 개발까지 허용
낙태된 태아에서 파생된 세포배양으로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는 윤리적인 문제를 일으켰다. 과학자들이 연구를 진행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환자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혼란을 일으킨 것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에 따르면 의학계 과학자들은 1960년대에 도출한 태아의 배아세포를 연구실에 키워 백신을 개발하는 데 사용해 왔다. 그들에 따르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1960년대에 도출한 배아세포 외에 추가로 태아를 낙태할 필요는 없다. 

아울러 풍진, 수두, A형 간염, 대상포진 관한 백신은 태아의 '배아 섬유아(embryo fibroblast)' 세포에 바이러스를 투입해 개발됐다. 배아 섬유아 세포는 피부와 다른 결합조직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이다. 

백신 개발에 낙태아 세포가 사용된 이유는 첫째 동물세포와 인간세포가 다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인간을 감염하는데 백신연구에서 인간과 다른 동물의 세포를 사용하면 효과와 안정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둘째, 태아세포는 낮은 온도에서 보관 및 유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1960년대 낙태된 태아를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연구하면서 백신 개발에 가장 적합한 게 태아세포라고 결론을 내렸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에 따르면 태아세포로 개발된 백신은 인간 DNA로 인식할 수 있는 세포 또는 조각을 포함하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자라면서 세포를 사멸하고 백신 바이러스를 개발한 후 이는 정제(purification)되기 때문이다.

이에 생명의 가치를 태아부터 중요시하는 천주교는 낙태아를 사용하는 문제를 심층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2015년 교황청 생명학술원(Pontifical Academy for Life)은 대안이 없으면 백신을 접종해도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생명학술원은 2017년 이 입장을 재확인했다. 

낙태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천주교가 이런 백신을 허용하는 이유는 감염병·질환으로 인한 사망하는 사람 수가 희생된 사람 수보다 더 많아 전체적인 지역사회를 고려하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학술원은 제약사들이 생산과정에서 낙태아 세포와 관련 없는 대체백신을 개발하는 데 중대한 책임이 있다며 대체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미국가톨릭주교회, 낙태아 세포 코로나19 백신 문제 제기

현재 미국가톨릭주교회(U.S. Conference of Catholic Bishops) 등 미국·캐나다의 천주교 핵심단체들은 낙태아 세포를 사용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윤리적·도덕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대다수의 제약사가 낙태아 세포를 사용하지 않지만 이를 사용하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미국, 캐나다의 핵심 천주교 지도자들은 지원금 철수요구 등은 하지 않고 투자자와 정치인들이 인간의 태아 세포주에 의존하지 않은 백신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미국가톨릭주교회는 미국식품의약구(FDA)에 이런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FDA는 이에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의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따르면 현 트럼프 정권은 작년 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자를 포함해 미국 연구진이 생물학 연구에서 낙태된 태아 조직을 사용하는 것을 강하게 제한했다. 그런데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HEK-293, PER.C6 세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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