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저소득층일수록 항우울제 복약 순응도 낮아져
노인 저소득층일수록 항우울제 복약 순응도 낮아져
  • 김나현 기자
  • 승인 2020.09.1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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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속 '빅데이터' 활용방안 모색...노인 우울증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선제적 제도 개선 필요' 목소리도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저소득층 노인일수록 항우울제 복약 순응도가 낮아진다는 사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자의 현황을 빅데이터로 관찰해 맞춤형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도 도출됐다.

 

"항우울제 복약 순응도에서 소득 중요한 요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과 건보공단은 11일 오후 '제3회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 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중앙의대 예방의학교실 지남주 박사는 '노인 우울증 외래 신환자에서 소득수준과 항우울제 복약순응도 간 관계연구'라는 주제로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지 박사는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항우울제 소비량이 OECD 평균인 58DDD(Defined Daily Dose)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0DDD수준이라고 지적하며, 낮은 정신보건 서비스 이용률이 자살률과도 연관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남주 박사가 연구사례를 소개하는 모습

특히 우울증 관리 및 치료에 있어 발병 초기에 항우울제의 지속적 복용이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의 항우울제 복약순응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 박사는 "항우울제의 지속적 사용 및 복약순응도에서 소득은 매우 중요한 영향요인"이라며 "건강보험자료를 이용해 우울증 외래 신환환자를 대상으로 소득수준과 항우울제 복약 순응도간 관계를 규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 대상은 2012년 주상병 또는 부상병으로 우울증을 진단받은 신환 환자이며 정신분열증이나 조증을 동반한 환자는 제외했다.

특히 자료 부문에서는 '국민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자격DB, 진료DB, 검진DB 등 변수를 추출해 활용했다.

이후 최초진단일(2012년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처음 우울증 진단을 받은 날)로부터 1년간 관찰기간을 갖는 '우울증 환자 후향적 코호트'를 구축했다.

지 박사는 "건보공단에서 맞춤형 데이터를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는 변수가 많다"며 "연구에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출한 변수를 각 DB별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자 14만 2336명에 대해 MPR 80% 이상군을 '순응군'으로 정의했고 소득계층에 따라 항우울제 복용 3개월, 6개월 시점의 복약 순응도 차이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여기서 MPR은 실제 항우울제를 처방(복용)받은 일수를 지속적 항우울제 사용에 필요한 기간(일)로 나눈 값이다.

그 결과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3개월·6개월과 지역가입자 6개월 그룹에서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복약순응도 MPR이 유의하게 낮아지는 형태가 나타났다.

다만 직장가입자 그룹은 소득계층 순에 따라 일정한 흐름을 나타냈지만, 지역가입자 그룹의 경우에는 일관된 흐름을 관찰하기 어려웠다.

지 박사는 "지역가입자는 소득 수준 반영이 정확하지 않아 오류가 조금은 나타날 수 있다"며 "국민건강보험 자료만을 포함해 우울증의 심리적 요인, 사전에 갖고 있는 가치관, 지식 수준 등을 반영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지만 국민건강보험의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대표성을 확보하고, 우울증 외래 신환환자 대상 연구의 결과를 보편화 할 수 있게 됐다"며 "소득수준에 따른 복약 순응도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 속 노인장기요양보험 과제는?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건강보험정책연구원 한은정 부연구위원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장기요양 노인의 건강·기능상태 변화와 미래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한은정 센터장이 장기요양 노인 관련 통계를 설명하는 모습

이 연구는 오는 2025년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직접 대상자인 등급판정자의 장기요양 필요 욕구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진행됐다.

한 위원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등급판정자의 등급판정 전 과거 10년과, 제도 진입 후 10년 건강 및 기능상태 변화를 관찰했다"며 "건강한 노후보장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살펴봤다"고 전했다.

우선 '장기요양 노인이 등급판정을 받기 전 10년간 건강상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관절염·치매·뇌졸중 등 질병 환자가 해당 기간에 늘어났다.

또한 등급판정 2년 전부터 입원으로 인한 의료 이용이 증가했으며, 등급이 높을수록 판정 2년 전 뇌졸중 및 치매 이환률이 높아졌다.

이어 '장기요양 노인의 등급판정 후 10년간 기능상태 변화'를 살펴본 결과 총 145만 1212명의 대상자 중 생존이 75만 1700명(52.8%), 사망이 69만 9512명(48.2%)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을 기준으로 1등급은 5년 이상 관찰시 약 80%가 평균 1년 내 사망했다.

2등급은 79.6%가 제도 진입 후 평균 1.7년안에 사망했으며, 17.4%가 1등급으로 기능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인의 만성질환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장기요양 상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 위원의 주장이다.

한 위원은 "등급판정 3년 전 입원 치료를 받은 노인들 중에서 다중질환의 수가 많을수록 등급이 증가한다"며 "노인을 대상으로 한 당뇨, 고혈압 관리와 다중질환수의 증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향후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사회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달라 지금의 의료·요양 서비스 체공 체계가 이들을 수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 위원은 "이들의 욕구에 맞게 서비스 제공체계를 개선하지 못할 경우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비용 지출 증가로 이어져 보험재정 악화가 예측된다"며 "서비스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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