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P 2020] 임상 3상 결과, 수면 개시·유지 개선…전체 수면시간 늘고 주간기능도 향상

미국수면학회 연례학술대회(SLEEP 2020) 홈페이지 캡처.
▲미국수면학회 연례학술대회(SLEEP 2020) 홈페이지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중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DORA)인 불면증 신약 '다리도렉산트'가 불면증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임상 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3상 결과, 다리도렉산트 25mg 또는 50mg을 3개월간 복용한 불면증 환자는 수면 개시 및 유지, 그리고 주간기능이 의미 있게 향상됐다.

개발사는 이번 결과를 포함해 유효성을 입증한 임상 관련 데이터를 올해 말 규제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승인된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는 2014년 수보렉산트(제품명 벨솜라)와 2019년 렘보렉산트(데이비고) 두 가지로, 다리도렉산트가 새로운 불면증 치료옵션으로 이름을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7~30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수면학회 연례학술대회(SEELP 2020)에서 발표됐다.

연구에 모집된 불면증 성인 환자 930명이 다리도렉산트 25mg 복용군 또는 50mg 복용군, 위약군에 1:1:1 무작위 분류돼 3개월간 치료받았다. 평균 나이는 56세였고 각 군의 39%가 65세 이상이었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입면 후 각성시간(WASO)과 지속 수면잠복기(LPS)를 측정한 결과, 위약군과 비교해 다리도렉산트군에서 두 지표 모두 크게 감소해 수면 개시 및 유지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수면 유지 정도를 정량화한 WASO 변화는 등록 당시와 비교해 1개월째와 3개월째에 각각 △다리도렉산트 25mg군 18.4분, 29분 △50mg군 23분, 29.4분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은 1개월째 6.2분, 3개월째 11.1분 감소에 그쳐, 다리도렉산트군이 위약군보다 유의한 수면 유지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모두 P<0.0001). 

LPS 지표도 다리도렉산트군이 위약군보다 더 줄이며 다리도렉산트로 수면 개시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등록 당시와 비교한 1개월 또는 3개월째 LPS는 위약군이 19.9분, 23.1분 감소했다. 다리도렉산트군의 1개월 또는 3개월째 LPS는 △다리도렉산트 25mg군 28.2분(P=0.0005), 30.7분(P=0.0015) △50mg군 31.2분(P<0.0001), 34.8분(P<0.0001) 줄어, 다리도렉산트가 유의미하게 수면 개시에 도움이 됐다. 

아울러 주관적 지표로서 수면일기설문지로 평가한 전체 수면시간은 등록 당시 대비 1개월째 위약군, 다리도렉산트 25mg군, 50mg군이 각각 21.6분, 34.2분, 43.6분 증가했고, 3개월째 37.9분, 47.8분, 57.7분 늘었다. 모두 다리도렉산트군에서 전체 수면시간이 의미 있기 증가했다.

주간기능을 확인하고자 '불면증 주간 증상 및 영향 설문지(Insomnia Daytime Symptoms and Impacts Questionnaire, IDSIQ)'로 △각성/인지 △기분 △졸림/피로 등 세 가지 영역을 평가한 결과도 다리도렉산트군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가 보고됐다. 

이상반응은 비인두염이 가장 흔하게 나타났으나 모든 치료군이 비슷했다. 두통은 위약군 4%, 다리도렉산트 25mg군 5%, 50mg군 6%에서, 졸림은 각각 2%, 4%, 2%에서 확인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헨리포드헬스시스템의 Thomas Roth 박사는 "다리도렉산트 25mg과 50mg이 위약보다 수면 개시 및 유지를 유의하게 개선했다"며 "또 아침에 남아있는 졸림 증상은 보고되지 않았고, 약물 중단 시 다시 불면증이 생기거나 금단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없었으며 자살 생각이나 자해에 관한 근거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애리조나대학 Michael Grandner 교수는 "불면증의 첫 번째 치료전략이자 효과적인 접근법은 인지행동치료이지만, 대부분 환자는 이러한 치료를 진행하기 어려워 약물이 유일한 치료옵션인 상황"이라며 "그러나 많은 환자가 이상반응 문제로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려 한다. 이와 비교해 DORA 약물은 전통적인 진정제에서 보고되는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