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감염 사례 보고 이후 유럽·미국에서도...백신 무용지물 가능성 우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 "재감염은 백신 개발을 더 힘들게 하지만 실패는 단정할 수 없어"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홍콩에서 코로나19(COVID-19) 재감염 사례가 보고된 이후 현재 개발되고 있는 백신들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국내 감염내과 전문가는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달 26일 홍콩대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33세 남성이 치료받은 지 4개월 후 재감염됐다고 최초로 공식 보고했다. 뒤이어 벨기에, 네덜란드, 미국에서도 재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홍콩대 연구진에 따르면 재감염 사례는 코로나19 백신이 평생 면역을 제공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집단면역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백신효능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백신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보도됐다. 

즉 백신으로 생긴 면역력이 자연감염으로 생긴 면역력과 유사하면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면역력이 약할 수 있다는 우려다. 면역력이 약하면 코로나19에 재감염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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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는 "자연감염에서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바이러스에 백신을 만들기 어려운 건 맞다"면서 "하지만 개발사들은 백신 면역력을 자연감염의 면역력보다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백신으로 생긴 면역력이 자연감염 면역력보다 더 강한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백신 항체를 더 높이는 보조제(adjuvant)를 사용하면 백신 면역력이 자연감염 면역력보다 더 강할 수 있다. 예로 모더나 임상 1상에서 백신을 일반인에게 접종했을 때 접종받은 사람은 자연감염 후 회복한 환자보다 항체가 높았다. 

그러나 항체가 높아지면 재감염으로부터 더 오랫동안 예방된다고 하지만 이것도 단순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원숭이 모델에서는 입증됐지만, 인간에게 면역력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반드시 임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연감염으로 생긴 항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백신을 개발하는 게 조금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백신개발이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백신 데이터는 부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각각 개발하는 백신 초기 임상시험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모더나 백신은 원숭이 모델에서 바이러스를 퇴치한다고 밝혔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원숭이 모델에서 폐렴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입증했다. 

김 교수는 "면역원성 측면에서 현재의 백신 임상 1상과 2상 데이터는 예상만큼 나왔다고 본다"면서 "(백신효능이) 얼마 동안 유지되는지 장담할 수 없지만, 백신 개발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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