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자율성 결여·회사 분위기 직접 영향


스트레스 대사증후군·비만 위험
음주·흡연등 행동인자 문제 가져와
개인·조직 차원 문제해결 노력을








 직무 스트레스를 당연한 직장생활의 요소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로 인한 사망사례 보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 화이트칼라도 예외는 아니다.

높은 자존감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스트레스가 되어 그들을 짓누르고 있다.

 직무 스트레스가 관상동맥질환(CHD) 발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52개국 2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INTERHEART" 연구는 만성적인 직무 스트레스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 발생률이 2배 이상 높다고 보고했다(Lancet 2004;364:953).

 ◇ CHD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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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D의 원인은 크게 조절이 가능한 요인과 불가능한 요인으로 구분된다. 먼저 조절이 불가능한 요인을 보면 ▲성별 ▲가족 유전력 ▲나이를 꼽을 수 있다. 폐경전 여성은 남성보다 심장마비 위험이 적으나 폐경 후에는 위험 정도가 남성과 유사해진다. 한편 남녀 공히 나이가 들수록 CHD 위험은 증가한다.

 조절이 가능한 요인으로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운동부족 ▲식이 ▲당뇨병 ▲스트레스가 있다. 흡연자의 경우 심장마비로 인한 급사위험이 2~4배 높으며, 간접흡연에 대한 장기간 노출 역시 CHD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과 탄수화물 섭취 증가도 CHD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한편 730명의 네덜란드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27년 간의 장기연구 결과에 의하면 자신감을 잃었거나 절망감, 산만함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70% 높으며 사망할 확률도 6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HD의 다양한 원인 중 스트레스, 특히 직무 스트레스의 양상과 기전을 추적한 두 개 연구와 함께 연세대 원주의대 예방의학교실 고상백 교수가 제시하는 극복방안을 소개한다.

 ◇ 직무 유형별 CHD 상관도

= 고상백 교수팀은 CHD 위험을 높이는 직무 스트레스의 양상에 대한 연구를 보고했다(대한산업의학회지, 2007).
 2004~2005년 전국 근로자 8429명의 스트레스 유형에 대한 조사항목은 ▲보상 부적절 ▲물리적 환경(소음이 심하거나 시설 낙후 등) ▲관계 갈등 ▲직무 불안정(비정규직 등) ▲직무 요구(과다 업무로 야근 등을 자주 함) ▲조직 체계(부서간 갈등 등) ▲직무 자율성 ▲직장 문화 등 8개 영역이었다.

성별, 나이, 작업장 규모, 고용형태, 흡연, 음주, 운동 등의 변수를 통제한 후 뇌·심혈관계질환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직무 자율성 결여(2.8배)와 회사 분위기 및 회식 등 직장 문화(2.37배) 영역의 스트레스가 질환 발병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의 항목들도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 직무 스트레스 관련 CHD 발생기전

= 런던대학 역학·공중보건교실 타라니 찬돌라 교수는 직무 스트레스와 CHD를 연결하는 생물학적 인자 및 행동 인자에 대해 보고했다(European Heart Journal 2008;29:640).

"Whitehall II" 연구에 참여한 런던 거주 35~55세 남녀 공무원 1만30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직무 스트레스를, CHD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협심증에 근거해 CHD 발생을 평가했다.

또한 CHD의 생물학적 위험인자로서 대사증후군과 대사증후군의 각 인자인 허리둘레, 중성지방, HDL-C, 혈압, 공복혈당과 함께 코르티솔 아침 상승과 심박수 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를 평가했다. 행동 위험인자로는 음주, 흡연, 운동, 식이를 포함시켰다.

 CHD에 대한 직무 스트레스의 영향 중 최고 16%가 대사증후군에서 기인했다. 행동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직무 스트레스와 대사증후군 사이 상관관계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기에, 직무 스트레스는 신경내분비계 스트레스 기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밖에 아침 코르티솔 농도 증가와 낮은 HRV와의 상관관계도 관찰됐다.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의 조절장애를 유발하여 코르티솔의 일주기성 장애 및 대사증후군으로의 진행을 이끈다. 그렇기에 직무 스트레스가 축적될 경우 대사증후군뿐 아니라 비만 위험 역시 높아지게 된다.

 그밖에 낮은 HRV와의 상관관계는 자율신경계와 신경내분비 기능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자율신경계는 신경내분비계 스트레스 반응의 주요 축 중 하나로, 자율신경계의 반복된 활성화는 결국 HRV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irculation 2005;111:3071).

HRV는 순환기능에 대한 자율신경계 활성화의 지표로써 인식되고 있다.

 한편 직무 스트레스는 흡연, 운동, 지방식 섭취 증가 등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이끌어 간접적으로 CHD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찬돌라 교수의 연구에서는 비음주자의 CHD 위험이 매우 높았지만, 직무 스트레스와 음주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들도 상당수 보고되어 있다.

 직무 스트레스는 이처럼 직·간접적인 기전을 통해 CHD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50세 미만 젊은 근로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Whitehall II 코호트 연구"는 대부분 사무실 내근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이기에 육체노동자는 그 상관인자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남녀간 상관정도의 차이는 유사하게 나타났지만, 여성에서는 CHD에 대한 직무 스트레스의 영향이 덜 일관적이라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Annu Review Public Health 2005;26:469).

 ◇ 직무 스트레스 어떻게 줄일까

= 스트레스 관리는 크게 개인적 측면과 조직적 측면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개인적 관리기법으로는 생리학적 기술(근육이완운동, 심호흡), 인지훈련, 명상, 신체적 활동 등이 있다.

조직적 접근법은 작업환경에 존재하는 스트레스의 근원을 제거하거나 수정하여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것으로 작업 부적합, 역할 갈등, 역할 모호성 등에 대한 교정을 실시한다.
▶도움말: 고상백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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