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사용 효과 및 청능 향상시켜 의사소통 능력 제고 목적…관련 분야 최초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이정학 총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이정학 총장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제안한 표준 가이드라인이 국제표준화기구(ISO)를 통해 국제표준으로 제정돼 전 세계가 사용할 수 있게 돼 화제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최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이정학 총장팀이 제안한 '보청기적합관리(Hearing aid fitting management)'를 국제표준(ISO 21388)으로 제정했다.

이 국제표준은 전 세계 난청인을 대상으로 보청기 사용 효과 및 청능을 향상하고 의사소통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관련 분야 최초의 가이드라인이다. 

이를 통해 이제껏 보청기를 착용해도 청력이 제대로 향상되지 않던 난청인의 만족도와 삶의 질이 개선될 전망이다.

국제표준은 △난청인에게 보청기를 피팅할 수 있는 전문가 요건 △보청기적합관리를 위한 시설 및 장비기준 △난청인 청각 평가 방법 △보청기 소리를 사용자 맞춤형으로 조절하는 방법 △청능(聽能) 훈련법 △보청기를 착용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한 사후관리법 등 난청인의 청력과 보청기 조절을 위한 체계적 절차 및 방법을 규정한다. 

ISO 측에서는 "이 표준은 난청인에게 맞춤형 보청기 관리를 보장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A부터 Z까지 상세히 제공하고 있어 최고 품질의 보청기 서비스 제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제표준을 만들고 제안한 이정학 총장은 1985년 미국 유학을 통해 한국인 최초로 청각학 박사(Audiology Doctor) 학위와 청각전문가 자격증을 획득한 청각학 선구자다. 

이 총장은 1994년부터 국내에서 난청인의 청력평가, 청능훈련, 표준화에 대해 연구했다. 

특히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난청인을 대상으로 보청기를 통한 청능 개선과 삶의 질에 대해 분석했다. 

또한 보청기 전문가가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보청기 소리를 조절할 때 필요한 표준 지침과 기준이 없는 탓에, 제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난청인의 보청기 만족도가 떨어지는 현황을 파악했다.

이 총장은 2006년부터 국가기술표준원과 함께 보청기 및 청력검사 관련 국가표준의 제개정 프로젝트 및 국제표준 부합화를 실시했다. 

2011년부터 국제표준화회의(ISO TC43)에 참석하고 보청기 기술 분야 강국인 미국·프랑스·독일·덴마크 등과 교류하며 보청기적합관리의 국제표준 개발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후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ISO TC43 총회에서 보청기적합관리 국제표준 개발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고, 3개월간의 25개 주요 회원국의 투표 결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통과했다.

그는 해당 제안서를 토대로 4년간 연구팀(ISO TC43 WG10)의 컨비너이자 과제책임자로서 보청기적합관리 국제표준 개발을 주도했고, 단계별로 2회에 걸쳐 주요 회원국의 투표를 통과했다. 

이어 2019년 12월, 마지막 단계의 투표에서 주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국제표준으로 채택됐으며 2020년 3월에 와서 162개국이 사용할 수 있는 국제표준(ISO 21388)으로 공식 발표됐다.

이 총장은 "해당 국제표준으로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난청인의 보청기 조절을 도와 난청인의 청력과 의사소통을 더욱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법인일송학원은 산하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한림대학교의료원 등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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