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전임의·의대생,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정치적 이권 개입 가능성 선긋기
망가진 부동산정책·인천국제공항 정규직 등의 표현에 '정치적 입장 표명 아니다' 강조
대전협 비대위 사퇴 전공의들, "내부 분열 때문 아니고 공권력 행사 두려워 그만둔 것"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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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의료계 단체행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젊은의사 대표단체들이 집단휴진 장기화 속에서 혹여 개입할 수 있는 정치적 이슈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현재의 집단행동은 의료계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로서 옳고 바른 목소리를 내려는 과정일 뿐 정치적인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의료계 일각에서는 집단 휴진이 장기화 될수록 정치적 이슈가 개입할 틈이 많아지고, 처음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혼재돼 파업의 당위성이 퇴색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즉, 의·정 갈등이 여론전으로 옮겨 붙게 되면 갈등의 핵심이 되는 정책현안은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나고, 다른 이슈가 주목을 받는다거나 정치 논리 혹은 정치적인 싸움으로 번져, 갈수록 논점이 흐려지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서울시의사회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장에서도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특히, 젊은의사 비대위 출범식 결의문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망가진 부동산정책',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 '의사가 아닌 청년들로서 모든 청년과 연대' 등의 표현이 자칫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은 "우리의 표현이 다소 거칠 수 있으나 젊은의사들의 목소리가 단순히 정치적인 논리가 아닌 옳고 바른 정의를 위한 목소리로 기억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

박 회장은 이어 "우리의 목소리를 이용하고 끌고 가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젊은의사 3개 단체는 한마음으로 연합해 (이들에게) 이끌려 다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이권이나 다른 이익단체의 의견이 있더라도 '명문화된 합의문'이라는 명확한 목적만 달성하면 그 즉시 집단휴진을 끝내겠다는 것.

전임의협의회 김지성 회장(서울대병원 흉부외과)은 "의료계의 투쟁에 정치적인 이권이 개입할 수 있고 그로 인해서 투쟁이 왜곡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며 "그 어떤 정치적 이권과 다른 이익단체들의 의견이 있어도 우리의 파업 종결 시점은 명문화된 합의문"이라고 전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 조승현 회장도 "정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단지 젊은의사들이 왜 이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귀를 기울여 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이후 대전협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자회견문 내용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추가적인 설명을 남겼다.

이들이 기자회견에서 '공공의대에 정치인들과 일부 시민단체의 자제들이 뒷구멍으로 입학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래 마련해놓고 아직도 뻔뻔하게 이를 밀어붙이는 정부의 태도에 맞서 망가져 버린 부동산정책,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논란 등 과정의 공정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정부에 맞서, 저희는 의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청년들로서 모든 청년들과 함께 연대하려고 한다'라고 언급한 것은 정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이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는 순간 여전히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고 느끼기 어려운 현실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퇴한 대전협 비대위 전공의들, "내부 분열 아니다" 해명

이날 본격적인 출범식 기자회견에 앞서 전공의 파업 중단을 주장하다가 대전협 비대위 직위를 사퇴한 전공의들이 최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대전협 내부 분열 때문에 이들이 사퇴했다는 일부 추측은 억측이라는 입장을 밝히기 위함이었던 것.

대전협 비대위를 사퇴한 전공의 5명은 "정부를 믿었지만 의견 수렴 대신 폭압적 공권력을 행사했다"며 "참혹한 광경이 나올까 정신이 아찔하고 두려워 사퇴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누구보다 단체행동에 앞장섰던 우리를 주저앉힌 정부 공권력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무지막지한 공권력이 두렵지 않은 용기 있는 전공의들이 우리의 자리를 대신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우리가 사퇴한 이유에 대해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난무해 의혹을 해소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전공의들의 의견차이로 분열돼 사퇴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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