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0] POPULAR TAVI, 아스피린 단독 vs 아스피린+3개월 클로피도그렐 병용 비교
아스피린 단독요법군, 모든 출혈 위험 43%↓·혈전성 사건 위험 증가하지 않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 후 항혈전제 치료전략에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항응고제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고 TAVI를 받은 환자(TAVI 환자) 중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진행한 환자군은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군보다 출혈 위험이 감소했고 혈전성 사건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성안토니우스병원 Jorn Brouwer 박사는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POPULAR-TAVI 결과를 30일에 발표했다.
▲네덜란드 성안토니우스병원 Jorn Brouwer 박사는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POPULAR TAVI 결과를 30일에 발표했다.<ESC 2020 온라인 강의 화면 캡쳐>

2012년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ESC·EACTS) 가이드라인에서는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게 TAVI 후 치료 초기에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기반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진행하고, 이어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을 권고한다. 그러나 소규모 연구에서 클로피도그렐을 제외한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제안하는 상황.

이번 결과에 따라 TAV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을 권고하는 현재 가이드라인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OPULAR TAVI로 명명된 이번 연구 결과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30일에 발표됐고 동시에 NEJM 8월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브루크, 체코 등에서 장기간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은 TAVI 환자 690명이 이번 연구에 모집됐다. 이들은 아스피린 단독요법군(아스피린군, 343명)과 아스피린+3개월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군(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군, 347명)에 1:1 무작위 분류됐다.

이어 수정된 치료의향 분석(Modified ITT analysis)에 따라 아스피린 단독요법군 331명,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군 334명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각각 80.4세와 79.5세였고 추적관찰은 1년간 진행됐다.

연구의 1차 목표에 대해서는 아스피린군의 우월성 검증에 중점을 뒀다. 1차 목표는 △비주요, 주요, 생명을 위협하거나 장애를 유발하는 출혈을 포함한 모든 출혈 △비시술 관련 출혈 등으로 정의했다. 대부분 천공부위 출혈사건은 시술과 관련되지 않았다고 간주했다.

분석 결과, 모든 출혈 발생률은 아스피린군 15.1%(15.1%),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군 26.6%(89명)로, 아스피린군의 모든 출혈 위험이 43% 낮았다(RR 0.57; P=0.001).

비시술 관련 출혈 발생률은 각각 15.1%(50명)과 24.9%(83명)였고, 이 역시 아스피린군에서 비시술 관련 출혈 위험이 39% 의미 있게 낮았다(RR 0.61; P=0.005). 

이어 두 가지 2차 목표에 대해 아스피린군과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군 간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2차 목표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시술 관련 출혈,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허혈성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 등을 확인했다. 비열등성 한계치(non-inferiority margin)는 7.5%p 이내로 설정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시술 관련 출혈, 뇌졸중, 심근경색 등 발생률은 아스피린군 23%(76명),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군 31.1%(104명)로, 그 위험은 아스피린군에서 26% 낮았고 비열등성(RR 0.74; P-value non-inferiority<0.001)과 함께 우월성(P-value superiority=0.04)을 입증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등 발생률은 아스피린군 9.7%(32명),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군 9.9%(33명)로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P-value non-inferiority=0.004). 

토론자로 참석한 이탈리아 Azienda Ospedaliero-Universitaria Pisana의 Anna Sonia Petronio 교수.
▲토론자로 참석한 이탈리아 Azienda Ospedaliero-Universitaria Pisana의 Anna Sonia Petronio 교수.<ESC 2020 온라인 강의 화면 캡쳐>

연구를 진행한 네덜란드 성안토니우스병원 Jorn Brouwer 박사는 "TAVI 후 아스피린 단독요법은 출혈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면서 혈전성 사건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며 "임상에서는 TAVI 후 클로피도그렐을 생략하고 환자를 치료함으로써 쉽고 안전하게 출혈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고 최근 관상동맥 스텐트(coronary stenting)를 받지 않은 TAVI 환자에게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탈리아 Azienda Ospedaliero-Universitaria Pisana의 Anna Sonia Petronio 교수는 "TAVI 후 항혈전치료를 단순화하고 명확히 한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가이드라인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결과는 임상에서 고령 환자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으로 젊은 환자 또는 밸브 인 밸브(valve in valve) 시술이나 이첨판 등 복잡한 사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POPULAR TAVI는 이번 연구(cohort A)를 포함해 총 두 개의 코호트 연구로 나눠 진행됐다. 지난 3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에서는 심방세동 등 항응고제 적응증에 해당하는 TAVI 환자는 클로피도그렐 없이 항응고제만 복용해도 출혈 위험이 감소하고 혈전성 사건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됐다(cohort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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