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에 韓-美-英-中 속도전 성적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韓-美-英-中 속도전 성적은?
  • 주윤지 기자
  • 승인 2020.08.3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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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 '안전한' 코로나19 백신을 빠르게 개발하는 중요성 강조
김 교수 "中 백신 효능·안전성 증명되지 않아...美 긍정적인 임상결과 도출 시 겨울에 접종 가능할듯"
코로나19 백신 개발한 韓제약사들…"DNA, 단백질 기반 백신들은 초기임상 단계지만 지속적 연구 필요"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빨리가 최고가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는 2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속도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 성과를 평가하면서 "안전한 백신을 빨리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가 31일 본지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인터뷰에서 말하는 모습.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감염내과)가 3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말하는 모습.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코로나19 감염증이 팬데믹으로 확산하자 국가마다 방역조치를 실시하면서 팬데믹을 종식하기 위해 예방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이 백신 개발에 나서면서 효과적인 백신을 최초로 개발하고 접종하기 위해 '속도 전쟁'이 일어난 상황이다. 

이 바탕으로 러시아는 지난 12일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을 허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지만 이에 전 세계 과학자는 관련 임상결과가 발표된 바가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외신 CNN은 중국 보건당국이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지난달 22일에 허가했다며 소규모로 접종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지만 이에도 여러 전문가는 관련 임상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과 영국 제약사들은 각각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대규모 임상 3상에 돌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최소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이에 김 교수는 전 국민이 60~70% 이상의 효능을 입증한 백신으로 접종되면 우리나라에서 팬데믹이 종식될 수 있다면서, 빠르게 안전한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이런 백신이 개발된다면 전 세계 국민이 백신 접종의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의의 경쟁으로 조기 유행 종식할 필요 있지만 안전한 백신을 빨리 개발해야

국가마다 먼저 개발·확보하려는 '백신 내셔널리즘(vaccine nationalism)' 문제점은.
국가 간에 선의의 경쟁으로 빠르게 안전한 백신을 만들어 조기에 유행을 종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렇게 백신이 개발된다면 여러 국가에 백신의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으로 접종해야 한다.

이유는 코로나19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인류에게 대유행을 유발한 바이러스로 모든 국가가 공동으로 위기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한 국가에서 유행이 종료되더라도 비행기로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하므로 모든 국가가 공동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상적인 코로나19 백신이 있다면. 
이상적인 코로나19 백신은 홍역 백신과 같이 한 번 또는 두 번 접종으로 백신효능이 높고, 평생 면역력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개발되는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될지,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백신효능은 최소 60% 이상이면서 최소 6개월 이상의 면역력이 유지돼야 현재 코로나19 유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중국에서 개발된 백신 관련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캔시노(CanSino Biologics)'는 아데노바이러스 백터를 이용한 D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캔시노가 진행한 임상 2상 연구가 최근 의학저널인 '더 랜셋(The Lancet)'에 출판됐다. 603명이 참여한 이번 임상 2상에서 한 번의 백신 투여로 심각한 부작용 없이 환자의 면역원성이 어느 정도 획득되는지 확인했다. 

또 바이러스를 불활성화시키는 '시노백(Sinovac Biotech)'의 백신은 원숭이 모델에서 면역원성과 바이러스로부터 폐렴 발생을 예방하는 것을 '사이언스(Science)' 의학저널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증명했다. 

중국발 백신을 접종할 정도로 효능·안정성이 입증된건지. 
현재 학술지에 발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한다면, 중국에서 개발된 백신이 어느 정도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항체가 과연 코로나19 감염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지 또는 폐렴과 같은 중증 감염으로 진행을 예방할 수 있는지, 백신효능은 얼마인지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안정성도 수백 명 단위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로 증명됐다고 보기 힘들다.

입증되지 않은 채 접종하고 부작용 생기면 코로나19 백신 불신 생겨 

백신 안전성이 중요한 이유는.  
안전성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 접종하기 때문에 일반 약제보다 상당히 더 엄격한 안전성의 기준이 적용된다. 

둘째,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백신을 대규모로 접종하는 경우, 수천 혹은 수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중국 캔시노의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DNA 백신 같은 경우, 숙주세포 핵에 유전자가 들어가는 이론적인 단점이 있다. 

또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한 시노백 백신 같은 경우 중화능력이 낮은 항체가 생기면서 백신 맞은 사람에게서 antibody-dependent enhancement(ADE) 혹은 vaccine-associated enhanced respiratory disease(VAERD)와 같이 더 심하게 병을 앓을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이론적인 문제가 있어서 추가적인 임상연구로 이러한 안정성에 대한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중국·러시아처럼 근거가 부족하지만 백신을 접종할 경우 문제점은.
임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백신을 접종해서 부작용이 생기면 국민에게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 

백신은 기본적으로 집단면역력을 높여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없는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게 하는 원리다. 그러나 대중으로부터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생겨서 다음에 효과적인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백신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접종을 꺼리게 되면 유행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유럽도 백신을 'Operation Warp Speed'로 빠르게 개발하는데 전망은.
지난 1월 10일 처음 코로나19에 대한 유전정보가 발표된 후 미국은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백신을 디자인해서 상업화된 회사에서 생산하도록 했다. 그 이후, 임상 1상을 시작하는데 2개월이 소요됐고, 6개월 만에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미국 모더나-화이자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임상시험과 영국 아스트로제니카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도출된다면 빠르면 이번 겨울에 백신 접종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존에 탄탄한 백신과 관련된 기초학문과 이를 연계해서 임상시험으로 진행하는 '노하우(know-how)'가 갖춰져 있어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분자수준의 기초과학정보와 객관적인 임상데이터 바탕으로 빠르게 백신 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국내 백신의 장점이 있다면. 
제넥신-진원생명과학에서 개발하는 DNA 백신은 빠른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는 아직 초기 임상 1상 단계이므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개발하는 백신은 단백질 바탕으로 생산하는 백신이다. 단백질 기반 백신을 빠르게 생산하는 게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생산되는 백신은 다른 바이러스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으로 관련 임상 경험이 많은 장점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백신의 임상 1상이 아직 진행되지 않아서 개발 속도면에서는 느리지만, 개발과 생산이 빠른 DNA, RNA 백신을 보완할 수 있는 백신이 될 수도 있어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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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개발된다면 팬데믹이 종식되는지. 
이론적으로 60-70% 이상의 효능을 보이는 백신이 개발되고 전국민이 모두 이 백신을 맞는다면 우리나라에서 유행종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행종식은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비약물적 중재를 하지 않아도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이 백신을 "믿을 수 없다"며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  
임상 3상을 통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백신 효능이 증명되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좋다. 

백신에 대한 우려는 과거 뎅귀 백신에서 ADE 발생, 불활성화된 RSV 백신에서 VAERD 발생 등과 같은 부작용 발생에 대한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전에 여러 백신을 개발하면서 부작용의 기전 등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축적했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두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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