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지방경찰청 고발 약 12분전 유보…의료계 원로 의견 청취하는 중
병원장 간담회 등 다양한 경로 이용…대전협, 선배들에게 '도와달라' 읍소

업무개시 명령서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집단휴진에 돌입한 전공의 등에 대한 고발 조치를 돌연 보류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고발장 제출 약 12분전(오후 5시 18분경), 갑자기 고발 조치 일정을 취소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6일 복지부는 수도권 수련병원 20곳의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집중 현장조사를 실시한 후, 27일까지 복귀하지 않을 경우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끝내 복귀하지 않았고, 복지부가 예고한대로 고발 조치를 이행하기 직전까지 간 것이다.

복지부가 돌연 고발조치를 유보한 것은 이날 병원장 간담회 등을 통해 주요 대학병원장들과 의견을 교환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의료계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상황에 있다"며 "업무명령개시 위반 전공의에 대한 고발장 제출 일정은 추후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즉, 아직 고발 계획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전협, 선배의사에 SOS…홈페이지 비공개로 전환  
총파업 2일째 의원 휴진율 8.9%…전날보다 하락  

이런 가운데 전공의들은 선배 의사들에게 단체행동을 지지하고 함께 해달라며 읍소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선배님들, 응답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어렵게 내딛은 단체행동이라는 길 위에 선배들이 제발 함께해달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전협 비대위는 "이번만큼은 서로 조금씩 다른 입장과 주장을 잠시 내려놓고 그저 옆에 계신 동료들과 함께 손을 잡고 일어나 달라"며 "다 같이 힘을 모아 전진할 수 있도록 있는 힘껏 밀어주고 끌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4일 제1차 전국의사 총파업 집회의 저조한 참석률와 휴진율에 참담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14일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여의대로의 반 이상을 새파란 어린 의사들이 채우고 있었다"며 "이토록 실망스러운 소식에 후배 의사들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고 비참하고 참담한 마음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들바들 떨고 있는 의대생 후배들을 모른척 하지 말아달라"며 "선배들이 함께해 주지 않으면 모두 영원히 어둠 속에 갇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전협은 단체행동 계획과 일정 등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던 전체공개 홈페이지를 27일 밤 갑자기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는 일부 게시판에 전공의 회원이 아닌 사람들의 댓글이 달리는 것을 차단하고,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을 강화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여 진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이와 관련 현재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주변에서 누군가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스스로는 멈추기 힘든 상태까지 갔다며, 선배들의 도움이 절실함을 다양한 경로로 피력중인 현 상황을 빨리 알아채고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집단행동은 젊은 의사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이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마음으로 나섰지만 속으로는 굉장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선배 의사들이 잡아주지 않으면 길을 잃고 방황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강하게 나간다고 해도 아직은 어린 의사들이고 예비 의사들이다"며 "정부와의 싸움에서 계속해서 도와달라고, 동참해달라고 외치는 중인데 더 늦어지면 돌이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의사 총파업 둘째 날의 의원 휴진율은 8.9%로 전날 10.8%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27일 낮 12시 기준).   

이는 전국 17개 시·도의 의원급 의료기관 3만 2787곳 중 2926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전날인 26일은 3549곳).

복지부는 "지역 의원 등의 휴진율이 10%를 초과해 지역 주민에게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지역 보건소를 통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수 있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