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언주의 안티에이징 이야기 ‘오팔(OPAL)세대 그들이 온다’…②보톡스·필러 편

박언주 전문의(BK성형외과)

보톡스와 필러 같은 시술을 우리는 흔히 '쁘띠(petit)' 성형이라고 말한다. 일상으로 복귀가 쉬운 것을 원하는 현대인의 욕구에 따라 시술이 간단하고 회복이 빠른 쁘띠시술 시장은 최근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19년 쁘띠시술 건수는 2000년 쁘띠시술 건수에 비해 878%나 증가했다고 한다.

쁘띠는 불어로 '작은, 가치없는, 시시한, 사소한'의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인지 환자도 의사도 보톡스와 필러 시술에 대해 다소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쁘띠 성형시장이 커진 만큼 부작용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톡스는 1970년대 후반 안과의사인 알란스콧(Alan B. Scott)이 처음으로 사람의 사시치료에 사용한 이후, 198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됐고 본격적으로 미용에 쓰인지는 20여년이 됐다. 

보톡스는 운동신경말단에 작용해 근육의 움직임을 차단, 주름완화 효과 또는 턱근육이나 종아리 근육 등의 축소 효과를 볼 수 있다. 미용목적의 보톡스 사용에 관한 다양한 부작용들이 있지만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었다. 이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작용은 '내성'에 관한 것이다. 

보툴리눔독소를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비활성단백질이 첨가되는데, 이 단백질에 대해 항체가 발생하는 면역반응에 의해 '내성'이 발생한다. 내성과 관련된 두 가지 중요한 원인은 고용량과 짧은 치료간격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승모근이나 종아리근육 축소를 위해 한 번에 고용량을 주사하게 될 시 항체발생률이 5~10%정도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고용량을 주사할 시 복합단백질이 낮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최소 유효용량을 주사하며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치료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필러(filler)의 경우, 말 그대로 채워 넣은 모든 것을 지칭하며 임상에서는 히알루론산 필러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필러 부작용 또한 경미한 것부터 심각한 것까지 다양하지만, 단연 혈관폐색에 의한 실명과 조직괴사를 가장 유의해야 한다. 

필러는 피부 속의 일정 공간을 물리적으로 차지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혈관을 심하게 누르거나 심지어 혈관 속에 들어가 혈액순환을 막으면 그 원위부 쪽으로 혈관 허혈이 유발되고 괴사에 빠지게 된다. 

박언주 전문의는 쁘띠 성형시장이 커진 만큼 부작용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 환자도 의사도 보톡스와 필러 시술에 대해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사진: 박언주 전문의 진료 모습)

이는 환자 뿐 아니라 의사에게도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실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미간, 코, 팔자주름, 이마 순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폐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술하는 부위의 정확한 해부구조를 알고 가능하면 끝이 뭉퉁한 캐뉼라를 사용한다. 

또한 주입 전에는 흡입을 통해 주사 끝이 혈관에 닿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되도록 천천히 적은 압력으로 후진하면서 주사한다. 만약, 시술하는 도중 갑자기 환자가 안구통증을 호소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 그 즉시 주사를 멈추고 바른 자세로 눕힌다. 

이전에는 사고발생 시 프로토콜이 응급실 또는 안과의사 호출이었으나 골든타임이 90분밖에 되지 않으므로 고용량의 히알루로니다제를 안구 뒤쪽으로 주사하고 안구마사지를 해야 한다. 환자 또한 병원을 선택할 시 광고나 저렴한 가격을 기준하기보다 시술에 대한 경험이 많은지, 응급상황에 대한 키트 등이 마련돼 있는지를 고려해 보다 안전한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모든약은 독이다' 

의과대학을 다니던 시절 첫 약리학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한 말이다. 올바른 때에 적절한 용법으로 쓰면 약이 되지만, 무분별하고 과도하게 사용한다면 약은 독이 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보톡스와 필러를 시술하는 모든 의사가 이 말을 염두에 두고 환자에게 독이 아닌 약을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다. 

1. 보톡스는 앨러간 사에서 '보툴리눔톡신'을 희석해 만든 약물의 제품명이나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용어라 보툴리눔톡신 대신 보톡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2. plastic surgery statistics report(관련 연구 출처)
3. 박언주 전문의(성형외과, BK성형외과)는 고신의대를 졸업하고 고신대복음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에서 임상강사 및 지도전문의 등을 거쳐 현재 BK성형외과에서 근무 중이며 현재 2주 간격으로 총 7회에 걸쳐 5060세대의 노화와 성형에 대해 본지에 연재 중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