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후향적 연구 결과, NAFLD 환자 절제술 후 부정맥 재발 위험 3배↑
간섬유화 진행 정도에 따라 부정맥 재발률 달라져…체중·당화혈색소 관리하면 재발률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방세동 환자는 심방세동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받았어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을 동반했다면 부정맥이 재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구팀이 심방세동 절제술을 받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술 전 NAFLD 진단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는 NAFLD가 없는 환자보다 심방세동 절제술 후 부정맥 재발 위험이 3배가량 높았다.

이번 연구는 NAFLD가 심방세동 절제술 후 부정맥 재발과 연관됐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JACC Clinical Electrophysiology 8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2013~2017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고주파절제술(98%) 또는 냉각풍선절제술(2%)을 받은 267명의 환자 데이터가 이번 후향적 연구에 포함됐다. 환자들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2.7kg/㎡였다. 

시술 전 NAFLD로 진단된 환자(NAFLD군)는 89명, NAFLD가 없는 환자(대조군)는 178명이었다. 평균 29개월 동안 환자들을 모니터링했고, 나이, 성별, BMI, 심방세동 종류 등에 따라 두 군을 2:1 매칭해 부정맥 재발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부정맥이 재발한 대조군은 21%(37명)였지만, NAFLD군은 56%(50명)로 재발률이 더 높았다. BMI, 당화혈색소, 수면무호흡증, 심방세동 종류 등을 보정해 평가한 부정맥 재발 위험은 NAFLD군이 대조군보다 약 3배 더 높았다(HR 3.010; P<0.0001).

연구를 진행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Eoin Donnellan 박사는 "NAFLD와 심방세동은 서로 연관된 질환"이라며 "두 질환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의 위험요인을 공유한다. NAFLD를 확인하고 진행 단계를 평가하는 것이 심방세동 절제술 후 환자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섬유화 진행된 환자 10명 중 8명 부정맥 재발

이어 연구팀은 간섬유화 진행 정도를 평가하는 NAFLD-Fibrosis Score(NAFLD-FS)에 따라 NAFLD 환자를 분류해 부정맥 재발률을 분석했다. 

간섬유화 진행 저단계(F0~F2)인 환자는 13명, 간섬유화가 진행된(F3~F4) 환자는 22명, 어느 쪽으로도 분류되지 못하는(indeterminate probability) 환자는 54명이었다. 

부정맥 재발률을 분석한 결과, 간섬유화 진행 저단계인 환자군은 31%였으나 진행된 환자군은 82%로 약 3배 더 많았다(P=0.003). 어느 쪽으로도 분류되지 못하는 환자군의 부정맥 재발률은 52%였다. 

Donnellan 박사는 "심장전문의는 NAFLD-FS 또는 순간탄성측정법, 자기공명탄성법 등의 평가지표로 NAFLD 환자의 간섬유화 진행 정도를 계층화해야 한다"며 "간섬유화가 진행된 NAFLD 환자라면, 다학제팀이 초기부터 환자를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심장외막 지방 부피-부정맥 재발 위험' 연관성 없어

이와 함께 CT를 통해 확인한 평균 심장외막 지방 부피는 NAFLD군이 248mL로 대조군(223mL)보다 더 크다고 파악됐다. 이에 연구팀은 심장외막 지방 부피와 부정맥 재발간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부정맥이 재발한 환자와 재발하지 않은 환자의 심장외막 지방 부피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238mL vs 229mL; P=0.5). 심장외막 지방 부피와 부정맥 재발간 연관성도 나타나지 않았다(HR 1.001; P=0.17).

Donnellan 박사는 "부정맥 재발 위험은 심장외막 지방 부피와 연관됐을 것으로 가정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와 과거 본 연구팀이 진행했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심장외막 지방 부피는 부정맥 재발에 대한 예측인자가 아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NAFLD 환자의 부정맥 재발 위험이 증가한 이유로 NAFLD가 심장 구조 및 기능에 악영향을 미쳤거나,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전사(transcription), 저강도의 전신염증반응 등 여러 메커니즘이 밀접하게 상호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술 전 체중 10% 이상 감량한 NAFLD군, 부정맥 재발 없어

NAFLD 환자는 심방세동 절제술 전 체중과 당화혈색소를 관리하면 시술 후 부정맥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시술 전 체중을 최소 10% 감량한 NAFLD 환자 11명 중 시술 후 부정맥이 재발한 환자는 없었다. 하지만 체중이 10% 미만으로 줄었거나 오히려 증가한 NAFLD군의 부정맥 재발률은 각각 31%, 91%로 조사됐다.

아울러 시술 전 12개월 동안 당화혈색소가 증가한 모든 NAFLD 환자(22명)에게서 부정맥이 재발했지만, 같은 시기 당화혈색소가 개선된 환자(52명) 중 36%만 부정맥 재발을 경험했다. 

Donnellan 박사는 "NAFLD 환자는 부정맥 재발 고위험군"이라며 "NAFLD는 가역적인 질환이다. NAFLD 환자가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면, 시술 전 식이요법, 생활습관 교정을 포함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환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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