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정윤식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8월 중순 코로나19(COVID-19) 재유행 직전에 이뤄진 집회여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불행이라고 해야 할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차 전국의사 총파업이 끝났다.

지난 19일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의 긴급회동 결렬로 2, 3차 총파업이 예정돼 있긴 하나, 2000년대 들어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집단행동을 한마디로 칭하고 싶은 표현이 있다.

'젊은 의사의, 젊은 의사에 의한, 젊은 의사를 위한'이 그것이다. 이번 전국의사 총파업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실제 참여율에서도 의대생 및 전공의들이 미친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총파업 바로 일주일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를 주축으로 전국의사 총파업의 전야제 같은 느낌으로 '젊은 의사 단체행동'이 먼저 열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선배 의사들이 눈치만 보고 있던 사이에 젊은 의사들이 '쎈 한방'을 날린 것이다. 젊은 패기라는 말로 치부하기에는 젊은 의사들의 공세와 기획력·추진력은 남달랐다. 

요지부동 복지부마저,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던 방송사들마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젊은 의사들의 단체행동에 주목한 것을 보면 말이다. 결국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젊은 의사 단체행동은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았고, 쉽사리 발화하지 않던 의협의 총파업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이후 의협 주도의 전국의사 총파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일주일 후 같은 장소에서 이번에는 선·후배 의사들이 한 데 모여 정부 정책을 규탄했다. 이처럼 단순히 불을 지폈다고 해서 '젊은 의사의, 젊은 의사에 의한, 젊은 의사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니다.

이후 행보는 어떤가. 대전협은 오는 21일부터 전국 전공의 업무중단을 시작한다고 밝혔고, 의대협도 전국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을 넘어 국가고시 실기시험 접수 취소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초유의 전공의 업무 중단 및 의대생 국시 거부로 의원 휴진과는 격이 다른 의료 공백이 초래되기 직전인 것이다. 한 주 간격으로 열린 파업 현장에서 울려퍼진 젊은 의사들의 외침은 '배수의 진'을 친 절규이자 결사항전(決死抗戰)이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향후 총파업이 일단락되고 그 결과가 어떤 식으로 귀결되든 젊은 의사들에게는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함께 총파업에 참여했지만 선배 의사들은 돌아갈 곳이 있는 반면에 젊은 의사들은 돌아갈 곳이 없을 수도 있다. 

다함께 총파업에 참여했지만 선배 의사들은 잃을 것이 적은 반면에 젊은 의사들은 잃을 것이 많을 수도 있다.

다함께 총파업에 참여했지만 선배 의사들의 지나간 1년과 젊은 의사들의 지나간 1년은 무게감이 다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의사의, 젊은 의사에 의한, 젊은 의사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이라고 부르고 싶다. 부디 총파업 이후에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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