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ver Week 2020] 대한간학회, C형간염 퇴치에 4가지 정책 제안..."이제는 국가가 나설 때"
9월부터 질병관리본부 주도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 가동..."국가검진 도입에 근거될 것"

대한간학회 관계자들은 13~14일 개최된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정책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간학회.
대한간학회 관계자들은 13~14일 개최된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정책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간학회.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대한간학회는 최근 C형간염 퇴치를 위해 '4가지 핵심 정책'을 제안하면서 이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촉구했다.

C형간염은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을 유발하는 중요한 질환으로 예방 백신은 없지만 최근 몇 년간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단기간의 경구 약물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C형간염 퇴치를 기치로 내세우고 활발한 활동에 나서 국내에서도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의학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간학회를 비롯한 간 연관 4개 학회인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회는 온라인으로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정책 심포지엄'을 14일 개최했다. 

이날 대만 전 부총통 Chien-Jen Chen 박사를 비롯해 국내외 석학들과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각국의 C형간염 퇴치 정책을 소개하고 향후 우리나라 정책 방향에 대해 토의했다.

대한간학회 The Liver Week 2020에서 발표하는 대만 전 부총통 Chen 박사의 모습. 사진 제공: 대한간학회.
대한간학회 The Liver Week 2020에서 발표하는 대만 전 부총통 Chen 박사의 모습. 사진 제공: 대한간학회.

Chen 박사에 따르면 대만에서 설립된 '대만국가 C형간염 주력 프로젝트 사무실'은 8년간 약 2조 935억원의 예산으로 C형간염 퇴치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Chen 박사팀은 이 프로젝트로 2040년까지 대만에서 C형간염으로 사망한 환자는 5만 6000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예측된 간질환 사망자 13만명→7만 4000명 감소). 또 C형간염 합병증 감소로 약 1조 5744억원의 절감 성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대만국립대 Kao 교수는 C형간염 치료 후 간암 위험을 71% 감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말기신질환, 급성관상동맥질환, 뇌경색, 파킨슨병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만에서 지난 3년간 9만 8000명을 C형간염 경구용 치료제인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로 치료한 결과, 98.5%의 완치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C형간염 퇴치가 가능할까?

연세대의대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는 우리나라 C형간염 검사·치료에 있어서 국가적인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대한간학회가 진행하는 C형간염 퇴치를 위한 핵심 4가지 정책을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C형간염 관련 정책이 없어 2016년에 몇몇 의료기관에서 C형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16년 9월 'C형간염 예방 및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2017년 7월에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 검사 도입 타당성에 대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완료했지만 보고서의 결론이 모호해 C형간염 검사 도입이 정책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또한 WHO 및 외국 가이드라인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광범위 선별검사 정책(universal screening strategy)'도 반영되지 못했다.

(하우측) 연세대의대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는 14일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패널리스트들과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간학회.
(하우측) 연세대의대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는 14일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패널리스트들과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간학회.

이에 대한간학회는 ①질병관리청에 C형간염을 포함한 바이러스 간염 총괄전담부서 신설 ②C형간염 연구를 위한 예산 확대 배정 ③국가검진항목에 C형간염 포함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연구 재수행 ④만성 B형·C형간염을 정책적으로 통합관리 등 4가지 정책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학회 측에서 C형간염 국가선별검사를 실행할 수 있도록 정책을 여러차례 제안했지만, 비용효과(cost-effectiveness) 분석이 충분하지 않다는 일부 주장 때문에 C형간염이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전국민 의료시스템 접근성이 높고 잘 갖추어져 있고, 의료진의 치료 의지도 높아 국가적인 광범위 선별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한간학회는 이와 별도로 '바이러스간염 퇴치를 위한 대한간학회 특별기획팀'을 구성해 첫 번째 활동으로 질병관리본부에서 주도하는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은 2020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실시되며 1964년생(만 56세) 일반건강검진 대상자 중 미수검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1964년 출생 대상자라면 본인부담금 없이 주거지와 가까운 건강검진 수검기관에 방문해 채혈검사를 하면 된다. 채혈검사에서 C형간염 양성 소견이 나오면 채혈한 기존 혈액으로 확진을 위한 PCR검사까지 진행이 된다.

대한간학회는 시범사업이 C형간염에 대한 국민 홍보 및 교육의 기회가 되고 향후 국가검진 도입에 필요한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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