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소화기연구회 산하 상부연구회 회장으로 취임한 전성우 교수
국내 첫 소화기분야 지역 연구회…"다년간 다기관 연구 노하우 축적…제2의 도약 발판 마련"

대구경북소화기연구회 산하 상부연구회 회장인 칠곡경북대병원 전성우 교수.
▲대구경북소화기연구회 산하 상부연구회 회장인 칠곡경북대병원 전성우 교수. ⓒ메디칼업저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여러 의료기관이 모여 공동으로 진행하는 다기관 연구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대상자를 모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기관 연구와 비교해 장점이 크다. 또 다양한 환자군을 모집할 수 있어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유리하다. 

이에 각 지역에서는 연구자들이 모여 연구회를 구성해 다기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회가 대구경북소화기연구회(DGSG)다. DGSG는 국내 소화기 분야 첫 지역 연구회로, 공식 출범 후 위장관질환과 관련된 다기관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주요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 

올해 DGSG 산하 상부연구회 회장으로 취임한 전성우 교수(칠곡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그동안 DGSG가 진행한 연구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었다. 

- DGSG는 어떻게 시작된 연구회인가?

DGSG는 2007년 대구경북 지역 소화기내과 의료진이 연구 그리고 진료 목적으로 만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가벼운 친목모임이었다. 아무래도 지역에 병원이 모여 있어서 함께 만날 기회가 많았다. 여러 번 모임을 가지면서 다기관 연구를 진행해보자는 의견이 모였다. 이를 위해 본격적으로 단체를 만들었고, 2009년 DGSG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국내 소화기 분야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지역 연구회다. DGSG가 만들어진 초기에는 상부위장관질환이 전문인 연구자들과 하부위장관질환을 보는 연구자들이 함께 활동했었다. 그러다 최근 트렌드로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5~6년 전부터 조직이 상부위장관질환과 하부위장관질환 분야로 세분화됐다. 
 
- 올해 DGSG 산하 상부연구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앞으로 계획은?

우선 DGSG 초창기를 이끌었던 연구자들이 현재 상부연구회에 몸담고 있다. 이분들의 주도로 DGSG 명맥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 물론 조직이 만들어지고 10여 년이 흐르다 보니 지지부진한 측면도 있다. 초창기 마음가짐이 오랫동안 지속되기 힘들어 연구 동력도 충분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상부연구회 회장으로 취임해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까지 DGSG가 잘 해왔지만 앞으로 더 잘하려면 미래를 보고 연구를 계획해야 한다. 이에 DGSG 주도의 다기관 연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다. DGSG의 제2의 도약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다른 지역 연구회와 비교해 DGSG만의 강점은?

국내 소화기 분야에서 처음으로 지역 연구회를 시작해 연구에 대한 노하우가 쌓였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10여 년 동안 연구회를 운영하면서 다기관 연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했다.

게다가 DGSG에 속한 연구자들은 연구에 대한 열정이 크다. 좋은 연구 주제만 제시된다면 빠르고 효율적으로 양질의 연구를 할 수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전성우 교수. ⓒ메디칼업저버
▲칠곡경북대병원 전성우 교수. ⓒ메디칼업저버

- 그동안 DGSG 주도로 어떤 연구를 진행했나?

대구경북 지역에서 동일한 프로토콜(protocol)에 따라 환자들을 모집해 분석하는 연구를 많이 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SCI급 논문은 20~30편 된다. 대표적으로 상부위장관질환 분야에서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관련 시리즈 연구를 진행했다. 또 3제요법과 순차요법을 비교한 연구를 시작으로 동시요법과 비교하는 연구 등을 진행해 주요 저널에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급성기 출혈, 위장관 출혈 등 출혈 환자에 대한 등록사업을 시행했고, 이들을 분석한 논문을 약 10편 발표했다. 2016년에는 미국소화기주간(DDW)에서 출혈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출혈 예측을 위한 DGSG 스코어도 만들었다.
 
- 다기간 연구를 시행하면서 느낀 어려움은?

다기관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자마다 관심도가 다르고 같은 지역이라도 내원하는 환자 특징도 다양해 연구를 통제(control)하기 어려웠다. 예로 본원은 암센터가 있어 암환자가 주로 내원하지만 경북대병원에는 암환자보단 여러 전신질환을 동반한 중증 환자가 많이 방문한다. 

연구자의 전문분야와 내원하는 환자 특징이 다르다 보니 연구를 진행할 때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병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들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연구에 대한 열의가 있고 본인이 발의한 연구가 아니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 최근 DGSG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5년 전 국책과제를 수주해 현재 대구경북 지역의 위암 환자에 대한 등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암 초진 환자와 위암이 없고 건강검진을 받은 대조군의 생활습관, 혈액검사, 헬리코박터균 검사 등 결과를 비교해 위암 위험인자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향후 10~15년간 건강한 대조군을 추적관찰해 위암이 발생한 환자를 확인하고 이들이 가진 위험인자 등을 파악하고자 한다. 추가로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NERD) 환자의 치료 후 유지요법에서 테고프라잔의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연구도 하고 있다. 국내 환자를 모집해 진행 중이며, 테고프라잔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의 대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라니티딘 사태로 H2 차단제 계열의 시장 규모가 축소됐다. 이로 인해 PPI 계열의 처방이 늘었고, 그만큼 향후 P-CAB 계열이 PPI 계열을 대체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것이다. 일본에서는 P-CAB 계열이 PPI 계열 시장을 장악했는데, 국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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