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왼쪽부터>
한설희 건국의대 교수 / 건국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서울의대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최근 '정상 노화와 치매 사이, 경도인지장애를 주목하라'를 주제로 인지장애에 대한 심층 토의가 진행됐다. 한설희 교수(건국의대), 김상윤 교수(서울의대)가 좌장을 맡았으며, 양동원 교수(가톨릭의대), 박기형 교수(가천의대), 최성혜 교수(인하의대), 김희진 교수(한양의대)의 강연이 진행된 후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및 논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경도인지장애의 감별 및 진단

양동원 가톨릭의대 교수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인지기능 저하 여부는 환자와 보호자와의 면담 및 인지기능검사(CERAD, SNSB 등)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치매의 전 단계는 임상적으로 전혀 이상이 없으면서 주관적으로 건망증이나 성격 변화를 호소하는 (1) 주관적인지저하(subjective cognitive decline, SCD)와 (2)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로 분류할 수 있다.

2014년 Jessen은 환자 본인이 주관적으로 인지기능의 저하를 호소하지만, 객관적인 인지기능 검사에서는 정상 범주의 수행을 나타내어, 나이/교육수준/성별 등을 고려했을 때도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알츠하이머치매로 진단하기 어려운 정상 상태로 주관적인지저하를 정의했다.2 주관적인지저하 환자가 치매로 진행하는 과정에는 뇌척수액 내 Aβ42 (amyloid beta 42 peptide)가 tau에 비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이며
 진단 기준상 기억력을 포함한 다른 영역의 인지기능 이상을 호소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상태이다"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은 1996년 Petersen 등이 제시한 기준에 근거하여, (1) 환자나 보호자가 기억력 저하 호소, (2) 정상적인 일상생활, (3) 인지기능검사에서 연령과 교육수준을 고려하여 평균에 비해  -1.5 표준편차 미만의 기억력 손상을 나타내야 한다. 

2011년 NIA-AA (National Institute on Aging-Alzheimer’s Association) working group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의 진단 지침을 재정립했다.3  최초 진단 이후 추적 관찰에서 병력상 증상이 진행되는 경우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로 정의했다.3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변별하기 위해서는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의 각 항목의 총점(CDR Sum of Boxes, CDR-SB)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3 CDR-SB 2는 경계선이고, 2.5 이상일 때부터 치매로 진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3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해 15%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한다.4  치매 진행 위험 요인으로는 가족력, ApoE ε4 유전자형 보유, MRI에서 내측측두엽 위축, 아밀로이드 PET의 양성, 보행장애 등이 있다. 


혈관성인지장애의 감별 및 진단

박기형 가천의대 교수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혈관성인지장애(vascular cognitive impairment, VCI)는 뇌출혈이나 뇌허혈 등 뇌혈관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AHA/ASA (American Heart Association and American Stroke Association) 및 Vas-Cog (International Society of Vascular Behavioral and Cognitive Disorders)의 기준에 따르면, (1) 뇌영상소견(MRI, CT)에 뇌혈관질환의 소견이 있고, (2) 인지기능저하와 뇌혈관질환이 시간적으로 연관성(temporal relationship)이 있으면 혈관성인지장애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예, 뇌혈관질환 발생 3개월 후 인지기능 저하가 관찰되는 경우).5

혈관성치매는 반복되는 뇌경색에 의해 발생하는 다발성뇌경색에 의한 혈관치매, 인지기능과 연관된 부위의 뇌경색에 의해 발생하는 전략적 뇌경색에 의한 치매, 그리고 소혈관질환으로 인한 백질변성으로 서서히 진행하는 피질하혈관성치매 등의 다양한 아형으로 나눌 수 있다.6  

혈관성인지장애는 뇌혈관질환에 의하여 
 인지장애가 발생한 경우를 의미하지만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혈관성 인자는 혈관성치매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치매의 유발요인이기도 하므로 한 환자에게서 두 질환의 병리를 모두 보이는 경우도 흔하게 관찰된다.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피질하혈관성치매 환자의 약 30% 정도에서 아밀로이드 PET 양성소견이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7  혈관성 병변을 가지는 뇌졸중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의 침착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아밀로이드 음성인 환자들에 비해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속도가 더 빠르고, 치매로의 유병률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아밀로이드 PET 에서 양성 소견을 보이는 혈관성치매 환자의 경우, 알츠하이머병이 병발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합당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경도인지장애 및 혈관성인지장애의 치료

최성혜 인하의대 교수
인하대병원 신경과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비약물요법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 그룹(Asian Clinical Expert Group on Neurocognitive Disorders)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해 Ginkgo biloba extract 240 mg/일 복용을 고려할 것을 제시했다(expert consensus statement, 권고 등급 IIb, 근거수준 A).8  국내에서는 다양한 약물을 처방하고 있지만, 경도인지장애에 대해서는 유의한 효과가 대부분 입증되어 있지 않아 비약물요법 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국내에서 시행한 다기관 연구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비약물요법으로 인지중재치료(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그룹 치료(group therapy based on hospital)와 재가에서 숙제 위주의 치료(home based therapy) 시행 후 대조군에 비해 두 군 모두 modified ADAS-cog score (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Cognitive Subscale)가 개선되었고, 치료 중단 후에도 6개월 동안 개선 효과가 유지되었다.9  또한, 중재군에서 뇌신경보호효과가 있는 BDNF (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혈중 수치도 증가했다.9 핀란드에서 시행한 FINGER 연구에 따르면, 치매 고위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운동, 인지 훈련, 영양 교육, 혈관위험인자 관리 등 다중영역중재를 받은 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인지기능 개선을 보였다.10 

경도인지장애 및 혈관성인지장애 환자에서 
 약물요법과 함께 비약물요법도 중요하다


혈관성인지장애 환자에서 약물요법
2019년 SPRINT-MIND 연구에서는 수축기혈압을 120 mmHg 이하로 낮춘 환자가 140 mmHg 이하로 낮춘 환자에 비해 경도인지장애 발생률이 낮게 나타나 경도인지장애 및 뇌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혈관성인지장애 예방에 적극적인 혈압조절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11

한편,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 그룹은 알츠하이머병치매 및 혈관성치매 환자의 약물요법으로, 특히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나 NMDA 수용체(N-methyl-D-aspartate receptor) 길항제 등에 반응하지 않는 치매 환자에게 Ginkgo biloba extract 240 mg/일 복용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권고 등급 I).8 국내에서는 혈관성치매에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나 NMDA 수용체 길항제의 보험 급여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Ginkgo biloba extract 등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Management of MCI:
The Need for National and International Guidelines

김희진 한양의대 교수
한양대병원 신경과

Ginkgo biloba extract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등의 치료에 허가된 약제이다.12  오스트리아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근거수준 B로 권장하며, 스위스/중국/기타 아시아국가들에서도 Ginkgo biloba extract 사용 후 우수한 인지 개선 효과를 발표했다.12

Ginkgo biloba extract의 치매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상반된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DeKosky 등은 Ginkgo biloba extract 투여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더 증가한다고 발표하였다.13 Vellas 등은 2012년 RCT에서 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5년간의 추적연구에서, Ginkgo biloba extract가 위약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으로의 진행을 유의하게 늦추지 못했다고 발표했다.14 

Ginkgo biloba extract는 국내 및 해외에서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치료에 허가되어 있으며
 치매 예방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2014년도에 진행된 다기관 연구에서는, 55세 이상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80명에서 Ginkgo biloba extract 240 mg/일 투여로 치매의 행동신경 증상(neuropsychiatric symptom) 및 인지기능을 개선했다.15 

2017년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Gschwind 등의 연구결과에서 Ginkgo biloba extract 투여가 보행 속도를 유의하게 회복시켰는데, 여기서는 Ginkgo biloba extract가 혈관성인지장애 환자 중 피질하혈관성병변과 보행장애를 나타내는 환자군에 치료 효과를 가진다고 발표했다.16 

모든 해외 연구 결과는 표준화된 Ginkgo biloba extract로 알려진 EGb761®로 진행했다.


  Discussion  
박기형: 최근의 메타분석 연구를 살펴보면 Ginkgo biloba extract를 1일 200 mg 이상 투여한 연구에서는 치매의 치료 효과가 나타났고, 그보다 낮은 용량에서는 효과가 미비했습니다. 즉,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투여 용량이 중요합니다. Ginkgo biloba extract는 1일 240 mg 복용이 적당한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에서 급여 인정 범위가 궁금합니다.

김상윤: Ginkgo biloba extract 80 mg/정 1일 3회 복용 시 급여가 적용됩니다. 다만 1일 3회 복용은 다소 번거로울 수 있으므로 흔히 120 mg/정으로 1일 2회 복용으로 처방합니다.

치매 상병에 인지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투여하는 경우   주의해야 하는데, 보험 인정 기준에 따르면 'Ginkgo biloba extract를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나 memantine 제제와 병용 시 약값이 낮은 약제의 약값 전액은 본인부담'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추가로 '중추성 어지럼증'에 투여한 경우 급여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김희진: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Ginkgo biloba extract를 단독 투여하는 경우는 급여기준 외 허가사항 범위이다 보니,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다만, 경도인지장애, 혹은 혈관성인지장애로 내원하는 환자 중 '중추 기원의 현기증'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급여 청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김상윤: Ginkgo biloba extract는 혈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혈전 생성에 기여하는 염증 인자를 저해하므로 혈액의 점성을 묽게 하여 혈액순환을 전반적으로 개선합니다. 출혈 위험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설희: 제 경우 지난 30년간의 임상 경험에서 Ginkgo biloba extract, 특히 EGb761® 투여 후 뇌출혈 발생 사례는 없었지만,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인 환자들의 경우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박기형: 개원가에서는 Ginkgo biloba extract를 어떤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까? 

김희진: Ginkgo biloba extract가 보행 장애를 개선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보행장애가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References
1 . Morris JC et al. Arch Neurol. 2012;69(6):700-708.
2 . Jessen F et al. Alzheimers Dement. 2014;10(6):844-852.
3 . Albert SM et al. Alzheimers Dement. 2011;7(3):270-279.
4 . Petersen RC et al. Arch Neurol. 2001;58(12):1985-1992.
5 . Smith EE et al. Stroke. 2017;48(2):e44-e71.
6 . Smith EE et al. Clin Sci (Lond). 2017;131(11):1059-1068.
7 . Lee JH et al. Neurology. 2011;5:77(1):18-25.
8 . Kandiah N et al. CNS Neurosci Ther. 2019;25(2):288-298.
9 . Jeong JH et al. Psychother Psychosom. 2016;85(4):198-207.
10 . Kivipelto M et al. Alzheimers Dement. 2013;9:657-665.
11 . Williamson JD et al. JAMA. 2019;321(6):553-561.
12 . Kasper S et al. World J Biol Psychiatry. 2020;1-16.
13 . DeKosky ST et al. JAMA. 2008;300(19):2253-2262.
14 . Vellas B et al. Lancet Neurol. 2012;11(10):851-859.
15 . Gavrilova SI et al. Int J Geriatr Psychiatry. 2014;29(10):1087-1095.
16 . Gschwind YJ et al. Aging Clin Exp Res. 2017;29(4):609-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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