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ver Week 2020] 강북삼성병원 조용균 교수 '알코올과 NAFLD 연관성'에 대해 발표
중등도 음주가 긍정적이라는 연구 있지만…국내 코호트 결과, 간섬유화 진행 위험 확인

강북삼성병원 조용균 교수는 국내 4개 간 연관 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Alcohol-NAFLD interactions in Large Korean Cohort Study'을 주제로 13일에 발표했다.
▲강북삼성병원 조용균 교수는 국내 4개 간 연관 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Alcohol-NAFLD interactions in Large Korean Cohort Study'을 주제로 13일에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다양한 원인으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환자도 반드시 금주해야 할까?

이를 두고 학계에서 상반된 연구 결과가 보고되는 가운데, 국내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과음이 아닌 중등도(moderate) 음주도 NAFLD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강북삼성병원 조용균 교수(소화기내과)는 국내 4개 간 연관 학회(대한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대규모 한국인 코호트 연구에서 알코올과 NAFLD의 연관성(Alcohol-NAFLD interactions in Large Korean Cohort Study)'을 주제로 13일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13~14일 이틀간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중등도 음주하면 간섬유화 위험 낮아진다?

논란이 되는 점은 NAFLD 환자에게 완전 금주를 조언해야 하는지다. 중등도 음주가 NAFLD 환자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NAFLD 환자가 금주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조 교수는 "NAFLD 환자에게서 중등도 음주는 흔하다"며 "그러나 중등도 음주가 간 관련 예후, 심혈관, 간외예후(extrahepatic outcomes), 사망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NAFLD 환자에서 중등도 음주는 흔하다"며 "그러나 중등도 음주가 간 관련 예후, 심혈관, 간외예후, 사망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NAFLD 환자에서 중등도 음주는 흔하다"며 "그러나 중등도 음주가 간 관련 예후, 심혈관, 간외예후, 사망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연구에서 중등도 음주의 절단점(cut-off)은 일주일을 기준으로 알코올 섭취량이 여성 140g, 남성 210g인 경우로 정의한다.

일부 역학연구에서는 NAFLD 환자가 중등도 음주를 하면 간섬유화 등 위험이 낮아진다고 보고한다.

간생검으로 진단된 NAFLD 환자 187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섭취에 따른 간섬유화 진행 위험을 평가한 결과, 금주군과 비교해 중등도 음주군의 간섬유화 진행 위험이 67% 낮았다(Am J Gastroenterol 2018;113(10):1484~1493).

1988~2010년 미국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NAFLD 환자 456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매일 알코올을 0.5~1.5잔 마신 군의 전체 사망 위험은 금주군보다 41% 낮았다. 반면 매일 1.5잔 이상 마시는 군은 전체 사망 위험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Hepatology 2019;70(2):511~521).

KSCS 결과, 중등도 음주하면 비침습적 섬유화 표지자 악화

그러나 강북삼성병원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한국인 코호트인 '강북삼성코호트연구(Kangbuk Samsung Cohort Study, KSCS)'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NAFLD 환자에게 중등도 음주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KSCS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2012년 4월부터 계속 코호트를 모집하고 있다.

먼저 KSCS에서 섬유화점수가 낮은 NAFLD 환자 5만 9000여명을 대상으로 중등도 음주가 비침습적인 섬유화 표지자 악화와 관련됐는지 평가했다(Hepatology 2019;69(1):64~75). 매일 마시는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가벼운 음주는 1~9.9g, 중등도 음주는 여성 10~20g, 남성 10~30g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FIB-4(Fibrosis-4) 점수로 확인한 간섬유화 진행 정도는 금주군보다 중등도 음주군이 1.29배 높았다. 가벼운 음주군과 금주군의 간섬유화 진행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 NAFLD 섬유화점수(NAFLD fibrosis score)로 평가한 간섬유화 진행 위험도 금주군 대비 중등도 음주군이 1.31배 높았다. 반면 가벼운 음주군은 앞선 결과처럼 금주군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지방간이 없고 섬유화 가능성이 낮지만 중등도 음주(매일 마시는 알코올 섭취량 여성 10~19.9g, 남성 10~29.9g)를 한 성인을 15.7년간 추적관찰한 결과에서도 금주군과 비교해 지방간 발생 및 중간/높은 FIB-4 점수로 진행될 가능성이 1.5배가량 상승했다(Hepatology 2020;71(3):861~873).

이 같은 결과는 NAFLD 환자에게 중등도 음주도 안전하지 않으며, 중등도 음주가 간섬유화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NAFLD 환자에게 적당 음주량 평가한 연구 필요"

다만 조 교수는 음주가 NAFLD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를 명확히 정리할 수 있는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등도 음주가 NAFLD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결과가 달라 NAFLD 환자에게 음주를 권고해도 괜찮을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단 바이러스성 간질환, 진행성 간질환,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동반했다면 금주가 원칙"이라며 "어느 정도 수준의 음주가 NAFLD 환자에게 적당할지 평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NAFLD 환자에게서 알코올의 영향은 나이, 흡연, 인종, 성별, 비만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 NAFL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종단적 전향적 연구가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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