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tension 2020] 세브란스병원 유태현 교수, 'CKD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와 혈압' 주제 발표
유 교수 "혈압 강하 효과 일관되게 보고…혈압 조절 기전 분석한 메커니즘 연구 필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유태현 교수는 7~8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제52회 대한고혈압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Busan 2020)에서는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와 혈압(SGLT2 Inhibitor and Blood Pressure in CKD)'을 주제로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유태현 교수는 7~8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제52회 대한고혈압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Busan 2020)에서는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와 혈압(SGLT2 Inhibitor and Blood Pressure in CKD)'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장보호 효과에 이어 혈압 강하 효과를 입증하며 임상적으로 유용한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러 임상연구에서 SGLT-2 억제제가 만성 콩팥병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의미 있게 낮춘다고 일관되게 보고하면서 SGLT-2 억제제의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SGLT-2 억제제가 어떤 기전으로 혈압을 조절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향후 혈압 조절 기전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유태현 교수(신장내과)는 7~8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제52회 대한고혈압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Busan 2020)에서는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와 혈압(SGLT2 Inhibitor and Blood Pressure in CKD)'을 주제로 7일에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 5월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한차례 연기돼 부산에서 열렸다.

DELIGHT 연구에서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은 뇨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을 약 35% 개선한다고 보고된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9;7(6):429~441). UACR 개선에 영향을 미친 요인에는 다파글리플로진 자체의 신장보호 효과, 당화혈색소 조절에 이어 수축기혈압 감소가 지목된다. 

실제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고혈압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다파글리플로진을 추가한 결과, 진료실혈압뿐 아니라 24시간 활동혈압이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6;4(3):211~220).

게다가 만성 콩팥병 3기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엠파글리플로진군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비교한 결과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군의 혈압이 의미 있게 조절됐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4;2(5):369~384). 

유 교수는 "신장기능이 정상인 제2형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저하된 만성 콩팥병 3기 환자도 SGLT-2 억제제 복용 시 혈압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며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결과, SGLT-2 억제제는 수축기혈압을 3~4mmHg, 이완기혈압을 2~3mmHg 낮추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SGLT-2 억제제가 혈압을 낮추는 기전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이 제기된다. 

먼저 SGLT-2 억제제가 신장에서 당뇨(glycosuria)를 야기해 삼투압성 이뇨작용을 촉진한다는 기전이다. SGLT-2 억제제가 신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 재흡수를 억제해 경한 나트륨 배설 증가(natriuresis)가 나타나, 소변량이 증가하고 혈장량이 줄어 혈압강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고혈압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파글리플로진 임상연구는 SGLT-2 억제제의 이뇨작용으로 혈압조절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전을 뒷받침한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6;4(3):211~220).

환자들이 복용한 항고혈압제에 따라 하위분석한 결과, 베타차단제 또는 칼슘채널차단제(CCB)를 복용한 환자군은 SGLT-2 억제제 병용 시 위약 대비 수축기혈압이 5mmHg 이상 강하됐다. 반면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복용한 환자군은 SGLT-2 억제제를 병용해도 위약보다 2.38mmHg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SGLT-2 억제제 복용 후 지방량(fat mass)이 줄어 비만이 개선되면서 혈압이 낮아진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모집해 SGLT-2 억제제인 카나글리플로진과 설포닐우레아계인 글리메피리드를 비교한 CANTATA-SU 연구에서 혈압 강하 시 SGLT-2 억제제의 비만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는 이유다(Expert Rev Clin Pharmacol 2014;7(1):21~23).

연구에서 환자군의 혈압이 감소했을 때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법(DEXA)과 CT로 지방량을 측정한 결과, 카나글리플로진군의 지방량이 글리메피리드군보다 유의하게 줄어 이로 인해 혈압 조절 효과가 나타났다고 추정됐다.

아울러 SGLT-2 억제제가 나트륨의 혈액 내 재흡수로 인한 동맥경화를 막아 혈압을 조절하거나 내피기능 이상을 개선시켜 혈압을 낮춘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나트륨 배설 증가, 삼투압성 이뇨작용 등 주된 기전과 함께 체중 조절을 통해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SGLT-2 억제제는 다양한 기전으로 신장을 보호한다. 향후 SGLT-2 억제제가 어떤 기전으로 혈압을 낮추는지에 대한 메커니즘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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