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학회, OAC 복용 중 발생한 출혈에 대한 관리전략 담은 지침 발표
주요 또는 비주요 출혈에 따른 관리전략, 도표화해 제시
주요 출혈 발생 환자만 OAC 역전제/지혈제 투여 고려하도록 권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구용 항응고제(OAC) 복용 중 출혈이 발생한 환자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치료전략이 명확해졌다. 

미국심장학회(ACC)는 OAC 복용 중 출혈 발생 시 관리전략을 담은 '전문가 합의 의사결정 지침(Expert Consensus Decision Pathway, ECDP)'을 발표했다. 지침은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8월호에 실렸다(J Am Coll Cardiol 2020;76(5):594~622).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번 지침은 지난 2017년 ACC가 발표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수술 전후 항응고요법에 대한 ECDP'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지침에는 △항응고제 치료를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중단할지에 대한 조언 △출혈 관리를 위한 일반적인 전략 △역전제를 투여해야 할지에 대한 의사결정 지원 △항응고제 치료를 재시작하기 위한 적응증 및 시작 시기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OAC 복용 중 발생한 출혈을 관리하기 위한 치료 알고리듬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전체 권고안을 요약해 도표로 제시했다. 

지침 개발을 이끈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의대 Gordon F. Tomaselli 교수는 "임상에서 OAC 치료가 늘고 OAC의 적응증도 확대되면서 약물 관리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지침에는 급성 출혈 관리, OAC 중단 및 시작, 역전제 투여 등 출혈 발생 시 관리전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출혈 유형, 주요·비주요 출혈로 단순화

지침은 비타민 K 길항제(VKA) 또는 직접적으로 응고인자를 억제하는 경구용 항응고제(direct-acting oral anticoagulants, DOAC 또는 NOAC) 등 OAC을 복용하는 환자의 출혈 관리에 중점을 뒀다.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8월호(J Am Coll Cardiol 2020;76(5):594~622)에 실린 치료 알고리듬 재구성.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8월호(J Am Coll Cardiol 2020;76(5):594~622)에 실린 치료 알고리듬 재구성.

먼저 출혈 유형을 △주요(major) △비주요(non-major) 등 두 가지로 단순화해 분류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주요 출혈은 △해부학상 주요 부위에서 출혈 발생 △혈역학적으로 불안정 △헤모글로빈 2g/dL 이상 감소 또는 적혈구(RBC) 2unit 이상 수혈한 임상적으로 명백한 출혈 중 한 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이 외 출혈은 비주요 출혈로 분류했다.

주요 부위에서 발생한 출혈은 △두개내출혈 △다른 중추신경계 출혈 △심장압전 △후방 비출혈(posterior epistaxis) 등 기도 출혈 △혈흉 △복강내 출혈 △후복막 출혈 △근육내 또는 관절내 출혈 등 사지 출혈 등이 해당된다. 

혈액 손실로 인한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대해서는 심박수 증가가 첫 번째 징후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수축기혈압 90mmHg 미만 △수축기혈압 40mmHg 초과 감소 △기립 시 혈압 변화(기립 시 수축기혈압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10mmHg 이상 떨어짐) 등도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명시했다. 

주요 출혈 발생 환자'만' 역전제/지혈제 투여 고려해야

지침에서 주목할 점은 OAC의 역전제/지혈제를 주요 출혈이 발생한 환자에게만 고려하도록 제시한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주요 출혈이 발생했다면, 우선 해부학상 주요 부위에서 출혈이 발생했는지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인지 평가하도록 했다.

이에 부합한다면 OAC 복용을 중단하고 출혈 조절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진행하도록 제시했다. 이어 출혈을 조절하고 환자 상태를 안정시키기 위한 역전제/지혈제 투여를 제안했다.

해부학상 주요 부위에서 출혈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이 아니라면, OAC 복용을 중단하고 출혈 조절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진행하도록 주문했다. 그럼에도 출혈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역전제/지혈제를 투여하도록 했다.

DOAC 역전제로 이다루시주맙·안덱사네트 알파 권고

환자가 복용하는 OAC에 따라 투여해야 할 역전제/지혈제도 명확하게 정리했다. 

와파린 등 VKA를 복용 중이라면 지혈작용을 하는 4-PCC(four-factor prothrombin complex concentrate)를 주입하고, 4-PCC 주입이 어렵다면 혈장(plasma) 10~15mL/kg을 투여하도록 했다. 

DOAC을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약물 종류에 따라 투여할 수 있는 역전제를 다르게 제시했다. 

직접트롬빈억제제인 다비가트란을 복용한다면 역전제로 이다루시주맙을, 제10혈액응고인자 억제제인 아픽사반, 리바록사반, 에독사반, 베트릭사반 등을 복용한다면 안덱사네트 알파를 투여하도록 한 것. 

단 에독사반과 베트릭사반은 안덱사네트 알파 치료 시 항응고 역전 효과를 평가한 임상 데이터가 더 필요해, 오프라벨로 고용량 안덱사네트 알파를 투여하도록 했다.

이 같은 DOAC의 역전제 투여가 어렵다면 프로트롬빈 복합 농축물(prothrombin complex concentrate, PCC) 또는 활성화 PCC(activated PCC, aPCC)를 주입하도록 제시했다.

비주요 출혈 환자, 입원·수혈 필요하지 않으면 OAC 계속 복용

비주요 출혈이 발생한 환자라면, 입원, 수술/중재시술 또는 수혈이 필요한 경우 OAC 복용을 중단하도록 했다. 주요 출혈과 달리 OAC의 역전제 또는 지혈제 투여를 권고하지 않았다.

입원, 수술/중재시술 또는 수혈이 필요하지 않은 출혈이라면 OAC을 계속 복용하면서 출혈을 조절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진행하도록 주문했다. 

환자 상태 안정된 후 OAC 재시작 여부 평가해야

이 같은 치료로 출혈 발생 환자의 상태가 안정됐다면 OAC 치료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와 그 시기를 결정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때 혈전증을 예방하면서 재출혈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 시기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ACC는 환자 상태가 안정됐을 때 OAC을 계속 복용할 수 있는 임상적응증이 있는지 평가하도록 권고하면서, OAC 치료 재시작이 어려운 임상적응증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CHA2DS2-VASc 점수가 남성 2점 미만, 여성 3점 미만인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OAC 복용에 대한 일시적인 적응증에 해당(예. 수술 후 예방 목적, 좌심실혈전이 없는 전벽 심근경색 후 OAC 치료, 좌심방이 폐쇄기구 삽입 후 등) △급성 스트레스성 심근증 회복 △유발인자가 있는 정맥혈전색전증 첫 발생 시기가 3개월 초과 △심방세동이 없고 최소 3개월 전 조직판막 이식 등 중 한 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항응고제 치료를 중단하도록 제안했다. 

이 같은 임상적응증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항응고제 치료를 재시작할 수 있는 경우와 그 시기를 연기해야 하는 경우를 평가하도록 했다.

항응고제 치료를 연기해야 하는 환자는 △주요 부위에서 출혈 발생 △재출혈 또는 재출혈로 인한 사망/장애 위험이 높음 △출혈 원인이 아직 확인되지 않음 △외과수술 또는 침습적 시술 예정 △환자가 OAC 치료 재시작을 원하지 않음 등 항목 중 한 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로 정리했다. 다섯 가지 항목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항응고제 치료를 재시작할 수 있다.

Tomaselli 교수는 지침을 정리하며 "인구 고령화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OAC을 복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연구와 임상 경험을 토대로 더 많은 근거를 만들어 향후 지침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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