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9주년] NOAC 복용 힘든 환자에 '좌심방이 폐색술' 대안 될까
[창간19주년] NOAC 복용 힘든 환자에 '좌심방이 폐색술' 대안 될까
  • 주윤지 기자
  • 승인 2020.07.29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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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어 미국도 항응고제 치료 힘든 환자에 LAAO 권고
PRAGUE-17 통해 NOAC 대비 비열등 입증...연구 결과 두고 전문가들 이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심혈관질환 분야에서 뜨거운 논쟁들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좌주간부질환 치료, 항응고 치료, 심혈관질환 예방 치료에 관한 새로운 의학적 근거가 제시되면서 의료계 현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본지는 '심혈관질환 3대 디베이트'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이번 특집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는 데 좌심방이 폐색술(left atrial appendage occlusion, LAAO)이 비-비타민 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에 비열등하다는 결과를 내놓은 PRAGUE-17 연구를 들여다봤다. PRAGUE-17 결과 해석과 함께 이번 연구가 가이드라인에 미칠 영향 및 LAAO의 전망을 살펴본다.

심혈관질환 3대 디베이트② NOAC vs LAAO

LAAO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는 데 NOAC에 비열등함을 밝힌 첫 헤드투헤드(head-to-head) 연구인 PRAGUE-17 결과가 발표되면서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좌심방이는 좌심방의 위쪽과 앞쪽을 향하고 있으며,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혈전이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부위다. 특히 혈전의 80~90%는 좌심방에서 발생한다.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 인구보다 뇌졸중 위험이 약 5배 높으며, 뇌졸중은 심방세동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와파린과 같은 비타민 K 길항제(VKA)와 아픽사반(제품명 엘리퀴스), 리바록사반(자렐토), 다비가트란(프라닥사), 에독사반(릭시아나)을 포함한 NOAC 등 항응고제를 사용한 심방세동 치료는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출혈 위험 때문에 복용하지 못하는 환자도 많다.

이에 2000년대 유럽에서 시작돼 2010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LAAO가 항응고제의 대안으로 떠올랐고, 시술에 대한 근거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LAAO는 좌심방이로 혈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빈 곳을 메꾸는 시술법이다. 보스턴사이언티픽의 Watchman 기기와 애보트의 Amulet Occluder 기기를 주로 사용한다.

LAAO 시술을 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 사진 제공: 세브란스병원.
LAAO 시술을 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 사진 제공: 세브란스병원.

LAAO는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015년 Watchman을 허가했다. 미국 국립 심혈관 데이터 레지스트리(NCDR)에 따르면 2016~2018년 시행된 Watchman 시술은 3만 8000건이 넘는다. NCDR에 의하면 시술받은 환자의 뇌졸중·출혈 위험은 이전 연구보다 높았지만, 시술 안전성은 이전 연구보다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학계는 LAAO의 난이도가 다른 시술보다 높아 의료진의 경험이 예후를 크게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시술 후 좌심방 시술 기기와 좌심방이 벽 사이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기구 주위에 혈전 발생 위험이 있어 환자를 3~6개월 동안 영상으로 추적관찰할 필요가 있으며 정기적으로 경과를 확인해야 한다. 

와파린에 비열등성 입증한 LAAO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LAAO가 VKA에 비열등함이 전향적 무작위 연구인 Watchman: PROTECT-AF와 PREVAIL를 통해 확인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PROTECT-AF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7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는 고령, 고혈압, 심부전, 당뇨병, 이전 뇌졸중 병력을 포함한 뇌졸중 발생 위험요소가 최소 1개 있었으며 연구진은 환자를 Watchman군(n=463)과 와파린군(n=244)에 2:1 비율로 배정했다.

연구진은 1차 목표를 뇌졸중, 전신색전증, 심혈관 사망 등 복합 발생으로 정의했으며 환자를 평균 2년 동안 1588환자-년(patient-years)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1차 목표 발생률은 LAAO가 와파린에 비열등하게 나타났다(3.0% vs 4.3%(100환자-년당 %), RR 0.71, 95% CI 0.44~1.30%/년, P>0.999). 안전성 사건은 Watchman군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PREVAIL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407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의 평균 CHADS2 점수는 2점 이하였으며, 연구진은 이들을 LAAO군(n=269) 혹은 와파린군(n=138)으로 나눴다. 

약 18개월 추적관찰한 결과, 1차 목표인 뇌졸중, 전신색전증, 심혈관 사망 발생에 대해서는 LAAO군이 와파린군에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다(RR 1.07, 95% CI 0.57~1.89, upper boundary of 95% Crl≥1.75). 

그러나 2차 목표인 배정 후 7일 이내 발생한 뇌졸중, 전신색전증 사건 관련해 LAAO는 와파린에 비열등하게 나타났다(0.0253 vs 0.0200, risk difference 0.0053, 95% CI Crl: -0.0190~0.0273). 또 PREVAIL의 LAAO군은 PROTECT-AF의 LAAO군보다 안전성 사건이 적게 보고됐다.  

PROTECT-AF, PREVAIL에 이어 여러 LAAO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뇌졸중 예방에 LAAO가 VKA에 비열등할뿐만 아니라 출혈 위험을 현격히 줄여주는 것을 입증했다.

고난도 시술로 초기 연구에서는 합병증 발생 위험이 8%로 높게 보고돼 시술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최근 복수의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의료진의 경험이 축적되고 새로운 기구가 개발되면서 LAAO의 합병증 발생 위험은 2% 이하로 떨어졌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고위험군에서 LAAO는 출혈 위험까지 감소시켰다. 

2016 ESC/EACTS, LAAO Class IIb 권고

2019 AHA/ACC/HRS, LAAO Class IIb 권고

최근 NCDR 연구는 LAAO의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NCDR 연구에는 미국에서 3년 동안 LAAO 시술을 받은 고위험군 약 3만 8000명이 포함됐다.

환자군은 이전 LAAO 연구들보다 연령이 더 높았고 동반질환도 많았지만 주요 병원 내 유해사건(adverse events)은 이전 연구들보다 적었다. 환자 평균 나이는 76세, CHA2DS2-VASc 점수는 4.6점, HAS-BLED 점수는 3점이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LAAO를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진료지침의 변화를 위해서는 추가 대규모 연구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다.

2016년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ESC·EACTS) 가이드라인에서는 장기간 항응고제 치료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에게 LAAO를 Class IIb로 권고했으며, 2019년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심장부정맥학회(AHA·ACC·HRS) 가이드라인에서는 장기간 항응고제 치료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에게 LAAO를 Class IIb로 권고했다. 

NOAC도 PRAGUE-17 연구서 비열등 입증
VKA에 비열등함을 입증한 LAAO는 NOAC과 비교해서는 어떨까?

심방세동 환자에게 NOAC이 VKA보다 선호되지만 의료계는 NOAC의 문제점도 인식하고 있다. 복수의 연구에 따르면 항응고제 복약 순응도는 50~60%에 그친다. NOAC은 출혈, 낙상 등과 같은 부작용이 있어 순응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NOAC의 출혈 위험과 낮은 순응도를 고려해 약물 대신 LAAO가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뜨거운 논란이 펼쳐지고 있다. LAAO는 이전 연구에서 VKA에 비열등성을 입증했지만 NOAC에 비열등한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최근 체코 크라보르스케 비노흐라디대병원 Pavel Osmancik 교수팀은 고위험군에 LAAO와 NOAC을 비교하기 위해 진행한 다기관, 무작위, 비열등성 임상시험인 PRAGUE-17 결과를 6월 JACC(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뇌졸중·출혈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 환자 402명(LAAO군 201명, NOAC군 201명)을 모집해 1차 목표로 뇌졸중, 일과성뇌허혈증, 전신색전증, 주요·경증 출혈, 시술·기기 합병증 발생을 확인했다.

NOAC군에서 아픽사반이 가장 많이 사용됐으며, LAAO군에는 Watchman과 Amplatzer Amulet이 사용됐다. LAAO군 90%가 성공적으로 시술을 받았다.

약 20개월 추적관찰한 결과, 1년 동안 LAAO군의 1차 목표 발생률은 10.99%, NOAC군은 13.42%로, LAAO가 NOAC에 비열등했다(sHR 0.84, 95% CI 0.53~1.31, p=0.44, p=0.004 for non-inferiority).

또 개별적 심방세동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을 검토한 결과, LAAO군은 NOAC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모든 뇌졸중(sHR 1.00, 95% CI 0.40~2.51), 주요 출혈(sHR 0.81, 95% CI 0.44~1.52), 심혈관 사망(sHR 0.75, 95% CI 0.34~1.62)을 포함한 목표점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LAAO 관련 합병증은 환자 9명(4.5%)에서 나타났다.

혈전이 생기는 좌심방이를 메워 혈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좌심방이 폐색술(LAAO),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된다.
혈전이 생기는 좌심방이를 메워 혈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좌심방이 폐색술(LAAO),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된다. 사진 제공: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

PRAGUE-17에 대한 두 시선
PRAGUE-17에서 LAAO는 NOAC에 비열등하게 나타났지만, 전문가들은 더 많은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NOAC은 장기간 동안 1만 5000~2만명을 포함한 대규모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LAAO는 NCDR 데이터 외에 장기간 대규모 연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뱁티스트헬스(Baptist Health) John Mandrola 교수는 PRAGUE-17의 설계에 제한점이 많아 LAAO가 NOAC에 비열등 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외신 Medscape에 기고를 통해 지적했다.

Mandrola 교수에 따르면 LAAO와 와파린을 비교한 PROTECT-AF 연구는 FDA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FDA가 후속으로 요청한 PREVAIL 연구에서도 LAAO는 1차 공동 목표인 뇌졸중, 전신색전증, 심혈관 사망 등 발생에서 와파린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어 그는 PRAGUE-17의 1차 목표를 측정하는 비열등성 마진(margin)에 논란이 있다며, 1차 목표를 효과가 아닌 안전성으로 설정한 것이 연구진의 데이터 해석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차 목표를 효과가 아닌 안전성으로 설정
 데이터 해석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
 vs.
장기간 대규모 연구 진행되면 
 더 좋은 결과 얻을 수도

이에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심장내과)는 "현재 NOAC이 심방세동의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PRAGUE-17는 무작위 디자인으로 LAAO를 NOAC과 직접 비교한 최초의 헤드투헤드 연구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뇌졸중 발생 및 심혈관 사망의 유효성 면에서 LAAO가 NOAC에 상응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LAAO는 출혈 위험을 줄이는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며 "하지만 현재 연구에 포함된 환자 수가 적고 추적관찰 기간도 짧다. 환자 규모를 늘리거나 현재 연구를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하면 LAAO의 우월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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