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심정옥 교수(소아청소년과)

고대구로병원 심정옥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소아 기능성 변비의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환자 및 부모에 대한 교육이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 안국약품)
고대구로병원 심정옥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소아 기능성 변비의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환자 및 부모에 대한 교육이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전 세계 인구의 약 15~20%의 환자는 변비 증상을 경험한다.

불규칙한 식사 습관과 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늘면서 전 세계 소아변비 유병률은 평균 12%로 추산되며 이는 해가 지날수록 증가 추세다.

특히 이유식을 시작한 소아는 배변이 익숙치 않아 이를 회피하려는 증상을 보이곤 하는 만큼 기능성 소아변비 환자의 치료 전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자와 만난 고대구로병원 심정옥 교수는 소아의 기능성 변비 치료를 위해 식이섬유를 추가적으로 섭취하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적절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모와 환아에 대한 복약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 소아변비 환자 중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

소아변비 환자의 90~95%는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기능성 변비다. 

일반적으로 만성변비는 1주일에 2회 이상 편안하게 배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때문에 소아 환자들도 이 같은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약물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소아변비의 증상과 원인은 무엇인가.

주로 이유식을 시작한 이후 연령의 유소아에서 배변 횟수가 적고 굵은 변 또는 단단하고 작은 변을 힘들게 보고, 배변을 회피하는 증상을 보인다.

소아변비는 굳은 변으로 인해 힘든 배변을 경험한 이후 배변을 참게 되고, 장내에 남은 변이 수부만 재흡수되면서 직장에 가득차면 배변이 힘들어져 통증을 호소하는 악순환 고리가 주된 원인이다.

이처럼 고형식을 먹으면서 변이 단단해지는 경험이 소아변비의 발단이 되기도 하고, 동생이 태어난다거나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는 등 주변환경 변화에 따른 심리적 영향, 장관운동의 변화 등도 발단이 되곤 한다. 

- 진단과 치료법도 궁금하다.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진단기준은 로마IV 진단기준이다.

1개월 이상 주 2회 이하의 배변, 주 1회 이상의 변 지림, 웅크리거나 변을 참는 행동, 굵은 변이 종괴처럼 직장에 차거나, 통증을 동반한 힘든 배변 중 2가지 이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소아변비로 진단한다.

드물지만 기질적 질병이 원인인 경우도 있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진단 후에는 관장이나 약물을 사용해 매복변을 제거하고, 약물을 장기적으로 투여해 무른 상태의 변을 볼 수 있도록 유지하는 치료를 한다.

배변 습관 교정을 위해 최소 3개월에서 1년 동안 장기간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심정옥 교수(사진제공 : 안국약품)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심정옥 교수

- 소아변비는 식이요법으로 증상 조절이 가능한가.

소아변비의 주된 원인은 참는 행동 때문이다. 

지나치게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하거나 식사량이 적은 소아는 식이요법 교육이 필요하지만, 특정한 음식을 강조하는 식단은 되레 아이와 부모 모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식이섬유를 추가적으로 섭취하는 것 역시 성인 변비에서 흔한 느린 장관 이행 변비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아에게서는 이 증상이 드물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소아변비 치료제의 종류와 특징은 무엇인가. 또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약물이 있나.

다양한 약제가 있으나 소아변비에서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삼투성 하제다.

삼투성 하제는 장관 내로 수분을 끌어들여 부드러운 배변을 유도하는 원리로, 장관 내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이동해 비교적 안전하게 장기간 투여 가능하다. 

유럽소아소화기영양학회의 최근 가이드라인에서도 삼투성 하제 중 폴리에틸렌글리콜 제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폴리에틸렌글리콜 제제는 주당 대변 횟수 등에서 다른 소아변비 약물과 비교해 더 좋은 치료 성적을 보였다. 다만, 자극성 하제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 그동안 소아변비에 적응증을 가진 약물은 없었다.

폴리에틸렌글리콜 제제는 국제적으로 소아 기능성 변비의 1차 약제로 권고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서는 소아 적응증이 없어 오프라벨 처방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생후 6개월 이상에서 소아 적응증을 획득한 폴리에틸렌글리콜4000 제제가 처음 국내 도입돼 그간 처방에서의 어려움과 불안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소아변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아변비는 기능성 변비가 가장 많은 만큼 기질성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기능성 변비라고 진단되면 장기간 치료를 요하기 때문에 치료법을 충분히 환자와 부모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소아변비가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는, 즉 실패의 원인은 장기간 치료를 환아와 부모 모두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와 환아 모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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