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MI 동반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대상으로 레보티록신 치료에 따른 LVEF 평가
52주째 LVEF, 레보티록신군 53.8% vs 위약군 56.1%로 유의한 차이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갑상선 호르몬제 레보티록신(제품명 씬지로이드)이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게 치료 혜택이 없다는 근거가 쌓이는 가운데,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한 환자의 심기능을 개선하는 치료제로도 이름을 올릴 수 없을 전망이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한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연구 결과, 레보티록신을 복용한 환자군의 좌심실박출률(LVEF)은 위약군 대비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았다.

갑상선 호르몬은 심장근육 수축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해,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했다면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레보티록신을 투약해 체내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도 심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좌심실 기능을 보존하고자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선별검사를 시행하거나 관련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불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뉴캐슬대학 Salman Razvi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이중맹검 무작위 연구 결과는 JAMA 7월 2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에는 2015년 2월~2016년 12월 영국 6개 병원에서 ST분절상승 또는 비ST분절상승을 포함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 95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63.5세였고, 76.6%가 남성이었으며 69.1%는 ST분절상승 심근경색 환자였다. 혈청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중앙값)는 5.7mU/L, 유리 티록신(free thyroxine) 평균 수치는 1.14ng/dL였다. 추적관찰은 2017년 12월까지 이뤄졌다. 

전체 환자군은 레보티록신군(46명)과 위약군(49명)으로 무작위 분류됐다. 레보티록신군의 치료 용량은 25㎍으로 시작해 혈청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 0.4~2.5mU/L를 목표로 용량을 적정했다. 치료는 52주간 진행됐다.

LVEF는 레보티록신군이 등록 당시 51.3%였고 치료 52주째에는 53.8%로 조금 상승했다. 위약군은 등록 당시 54%, 치료 52주째 56.1%였다.

이어 나이, 성별, 급성 심근경색 종류, 등록 당시 LVEF 등을 보정해 1차 목표인 52주째 LVEF를 레보티록신군과 위약군간 비교한 결과, 두 군의 차이는 0.76%p로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P=0.37). 레보티록신군의 LVEF가 위약군보다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았던 것.

게다가 2차 목표로 △좌심실부피 △경색 크기(60명 평가) △이상반응 △환자가 보고한 건강 예후 △건강 관련 삶의 질 △우울 등을 평가한 결과도 레보티록신군과 위약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 52주 동안 심혈관 관련 이상반응은 레보티록신군이 33.3%(15명), 위약군 36.7%(18명)에게서 보고됐다. 

Razvi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한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레보티록신을 투약해도 치료 52주째 LVEF가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번 결과는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한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게 레보티록신 치료가 필요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레보티록신군의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급성 심근경색 발생 후 사망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혈관사건 발생률을 갑상선기능이 정상인 환자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연구가 앞으로 계속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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