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 "중대한 부작용 없어...임상 3상 기다려 봐야"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미국 바이오제약사 모더나는 mRNA-1273 백신이 임상 1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고 의학저널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공개했지만, 국내 전문가는 예의주시한 입장을 지켰다. 

이번 임상 1상 연구는 18~55세인 미국 환자 45명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는 모더나의 mRNA-1273 백신을 28일 간격으로 두 차례 받았다. 다만 연구진은 환자를 ▲25μg(15명) ▲100μg(15명) ▲250μg(15명)을 포함해 세 용량(dose)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모든 환자가 면역원성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첫 접종 시 용량이 높을수록 항체 반응(antibody response)이 컸지만, 두 번째 접종 시 높은 용량일수록 중대한 이상반응(serious adverse event) 위험도 커졌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로, 오한, 두통, 근육통 및 통증이었으며 250μg 용량으로 접종받은 환자 3명(21%)은 중대한 이상반응 1개 이상을 겪었다. 

이에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모더나 임상 1상 결과·백신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NEJM에 발표된 임상 1상 환자 수는 적절한가.
이번 임상 1상은 45명을 포함했다. 소규모이지만 임상 1상은 용량(dose)을 평가하기 때문에 대체로 대규모로 진행하기 어렵다. 적절한 것보다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최소의 환자 수를 포함했다고 볼 수 있다. 

환자를 25μg, 100μg, 250μg군으로 나눈 이유는.
면역원성(immunogenicity)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용량이 어디까지인지 보는 게 나중에 양산 체계를 만드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이후 25μg만으로 면역원성이 생기면 용량을 높일 필요가 없다. 

이런 사실은 백신을 실제로 생산하는 과정에서 중요하다. 항원이 될 수 있는 성분을 많이 함유해서 백신을 생산해야 하는 것과 적게 함유해서 생산하는 것은 생산 과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양산 체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어느 용량이 항원성을 나타내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 부작용 우려는 없는지.
시장에서 부작용이 없는 백신은 없다. 다만 백신이 부작용이 많은지,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중대한 이상반응 발생 여부가 중요한데, 이번 연구 논문에 따르면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고 두통과 같은 경증 부작용만 있었다. 

이런 부작용을 경험하는 환자는 당연히 백신을 접종하면서 모니터링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이번 임상 1상 결과는 전반적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다고 해석하면 된다. 

연구 결과에 따라서 모더나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임상 1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임상 1상은 백신의 가능성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임상 2상과 임상 3상으로 이어지면서 실제로 면역원성 외에 백신의 효과를 측정해야 한다. 

7월 말에 모더나 임상 3상이 시작된다. 기대하는 것은.
백신의 면역원성과 효과(efficacy)를 기대하지만, 모더나 백신이 둘 다 충족한다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이런 결과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

환자를 치료하는 입장에서 말하면, 모더나 뿐만 아니라 모든 백신 개발사가 효과 좋은 백신을 재빠르게 개발해 보급하길 바란다. 그러나 그이상 "기대"하는 것은 없다. 이유는 끝까지 임상을 진행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희망만 걸었다가 향후 양산 체계에 문제가 발생한다던지,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다든지 등 백신을 보급하는 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가급적 연구가 빨리 진행돼서 실제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이 공급됐으면 좋겠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임상 3상이다. 한국인에 효과가 없을 수 있는지.
여러 약제에 있어서 인종 간에 차이는 나타나지만, 현재까지 상용화된 백신 중 대부분 백신은 인종 간 (효과 차이)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별개로 미국은 다민족 국가다. 따라서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연구진은 인종을 가리지 않고 인종에 대해 배려를 할 것. 즉 백인들만 대상으로만 임상시험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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