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구로병원 김현구 교수·카이스트 박지호 교수팀, 수술시 절제 범위 최소화 가능성 열어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간기능 검사나 혈관조영술에 쓰이는 형광물질을 정상 폐조직에서 폐암 부위를 구분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실마리가 제시됐다.

좌, 고려대 구로병원 김현구 교수(흉부외과) 우, 카이스트 박지호 교수(바이오 및 뇌과학).
좌, 고려대 구로병원 김현구 교수(흉부외과) 우, 카이스트 박지호 교수(바이오 및 뇌과학).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와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은 폐암 병변을 정확하게 탐색해 수술 시 절제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형광조영제 흡입을 통한 폐암 탐색기법을 개발했다.

형광조영제인 인도시아닌 그린을 정맥주입할 경우 암 조직에 축적되는 경향이 보고되며 이를 토대로 한 폐암탐색 기법이 개발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기법은 형광조영제를 과량 사용해야 하고 몸 전체에 분포되기 때문에 전신적인 부작용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또, 암 조직에 축적되기까지 하루 정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인도시아닌 그린을 혈관 투여 대신 흡입하는 방식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폐에 도달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흡입 방식을 통해 인도시아닌 그린이 폐포 구조가 파괴된 폐암에는 도달되지 않는 반면 정상세포에만 인도시아닌 그린이 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생쥐와 토끼에 흡입기를 통해 인도시아닌 그린을 흡입토록 한 결과, 정맥투여 시 보다 정상 폐와 폐암에서의 형광 강도 차이가 2배 더 정확하게 경계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동물모델 뿐만 아니라, 사람의 폐암 조직의 경계면을 형광 현미경으로 관찰해 흡입방식의 탐색효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흡입방식으로 변경해 폐에 대한 선택성을 높임으로써 인도시아닌 그린의 사용량을 20배 가량 줄일 수 있었고, 다른 장기로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폐에 집중해 이동하기 때문이다.

또, 흡입 후 10분이 경과한 후부터 폐암병변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수술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흡입 방식은 폐암 경계면을 보다 정밀하게 탐색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어 실제 폐암 절제수술 적용 시 정상조직 절제를 최소화해 합병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실제 임상적용을 위해서는 인도시아닌 그린을 흡입한 경우의 독성에 관한 후속연구가 필요한 만큼, 연구진은 관련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본연구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외과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 JAMA Surgery에 6월 24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형광조영제 ICG는 다년간 정맥주입 용맥으로 간기능 검사와 안저질환 검사에 사용된 인체에서의 안전성이 증명됐다"며 "흡입방식에서의 독성에 관한 추후 연구가 진행돼야만 임상에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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