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송승재 회장(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
관련법 제정되면서 제도권 진입 발판 마련…발빠르게 대응하려는 정부 노력에 업계 기대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송승재 회장(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송승재 회장(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최근 의료계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변화의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건강관리, 질병 진단, 치료 등을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의 한 분야인  '디지털치료제'는 의료계가 주목하는 이슈 중 하나다. 소프트웨어 또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이면서 디지털치료제가 또 하나의 치료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알약이나 캡슐 등 저분자 화합물인 1세대 치료제, 항체 또는 단백질 등 생물학적 제제인 2세대 치료제에 이어 3세대 치료제인 디지털치료제의 문이 열렸다.

[창간19주년-①]각藥각색 디지털치료제 쓰실래요?

[창간19주년-②]디지털치료제, 진료현장 도입 위해 넘어야 할 산

[창간19주년-③]디지털치료제, 의사는 '처방'하고 환자는 '사용'할까?

[창간19주년-④]"국내 디지털치료제 1호, 내년 상반기 나오리라 예상"

신산업 분야인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시장을 형성해나가는 초기 단계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규제를 개선하면서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글로벌 디지털치료제 시장 견인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송승재 회장(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은 진료 현장에 디지털치료제 도입은 필수불가결하다며, 국내 디지털치료제의 시장 성장을 위해 고삐를 당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 회장을 만나 디지털치료제가 진료현장에서 자리 잡기 위한 방안과 향후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 디지털치료제가 3세대 치료제로 주목받는 이유는?

디지털치료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국가마다 운영하는 사회보장체계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따라 의료자원을 잘 배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디지털치료제는 환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해 특정 질환이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즉 디지털치료제는 환자 스스로 증상 또는 예후를 관리하도록 도와 의료비 총액을 줄일 수 있다. 사회보장체계를 유지하고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디지털치료제 도입은 필수불가결하다.
 
- 디지털치료제가 전통적인 약물을 대체할 수 있나?

디지털치료제의 적응증마다 다르다. 개발 단계에서 어떤 질환을 목표로 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어떤 지표를 평가할 것인지에 따라 기존 치료제의 대체재 또는 보완재로 사용된다. 보완재의 예로 조현병 치료제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는 복약순응도 개선을 목표로 개발돼, 약물 내부에 소화 가능한 센서를 내장해 환자가 약물을 복용했는지 추적한다. 

이와 달리 호흡기질환 환자의 경우 호흡근육을 강화하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호흡재활이 필요한데, 이때 활용하는 호흡재활 목적의 소프트웨어는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한 디지털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 FDA는 디지털치료제의 인허가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국내는 어떤가?

우리나라도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나 '체외진단의료기기법' 등 법이 제정되면서 디지털치료제가 제도권으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향적으로 인증기준과 관리기준을 마련하는 등 디지털치료제가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여러 준비를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식약처가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게 아니라 빠르게 만들고 있다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규제를 통해 디지털치료제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채널을 만들어주는 상황으로, 산업계는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의 첨단의료기기과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된 내용을 모두 담당하고 있는데, 이제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가 만들어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송승재 회장(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송승재 회장(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의사가 인허가받은 디지털치료제를 처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은?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처방수가가 마련돼야 한다. 디지털치료제를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은 환자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다. 이는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환자의 병원 밖 정보를 알 방법이 없어 환자의 이야기만 듣고 진료했다면 이제는 디지털치료제에 저장된 데이터를 보면서 진료할 수 있다. 의사들의 노력과 시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있다면 디지털치료제 처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 디지털치료제가 진료지침에서 제시하는 표준치료가 될 수 있을까?

진료지침에서 제시하는 표준치료가 되려면 환자 증례가 충분히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의료계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진료지침에 포함될 수 있다. 시간이 필요한 이야기다. 

앞으로 의료계에서는 디지털치료제를 사용한 환자 증례가 계속 보고될 것이다. 근거가 쌓이면 디지털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 국내 기업이 글로벌 디지털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 있나?

그렇다. 제대로 설계된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결과가 있다면 이를 통해 해외에서 허가임상을 진행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외 기업의 출발선상은 비슷하다. 

개발 단계부터 디지털치료제를 잘 설계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해 잡음(noise) 없는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디지털치료제는 IT산업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디지털치료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한다.
 
- 국내 디지털치료제 시장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연내에 주요 규제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이를 토대로 디지털치료제의 인허가가 이뤄질 것이다. 국내 디지털치료제 1호로 명명된 제품은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인허가 과정에서 디지털치료제의 보험 적용에 대한 논의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보험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1년 정도 시간이 더 걸려 2022년 상반기에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 디지털치료제 시장 성장을 위해 고삐를 당겨야 할 중요한 시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