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예수병원 조진웅 부원장, 위암 장막하박리 절제술 세계 최초로 성공
20례 쌓여 논문 작업 중…위장관 벽에 묻힌 혹 제거하는 내시경 기구 개발
10년째 저개발국 최신 술기 교육…KOFIH와 함께 내시경실 구축에 힘 보태

전주예수병원 조진웅 부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전주예수병원 조진웅 부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위 점막하종양 치료에 수술이 아닌 내시경 시술로 장막하박리 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시행해 주목을 받은 국내 의료진이 있다.

그가 시행한 시술의 과정 및 결과는 지난 2018년 '위 내강 밖으로 자라는 점막하 종양에 대한 기존의 점막하층 절제술을 넘어선 장막하절제술'이란 제목으로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 공식 저널인 'Video GIE'에 게재됐다.

이제 그는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 공식 저널 발표 이후 지금까지 쌓인 약 20례의 시술 결과를 두고 추가 논문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최신 내시경 시술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유하는 데 푹 빠진 주인공은 전주예수병원의 소화기의학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진웅 부원장이다.
 

장막하박리 치료 개념 정립하기 위해 전력

조 부원장은 최근 메디칼업저버와의 만남에서 2018년 논문 발표 이후에도 위장관질환과 관련한 내시경 시술 연구를 지속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2018년 당시 조 부원장이 발표한 사례는 수술적 도움 없이는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위 내강 밖으로 자란 점막하 종양에 대해 합병증 없이 내시경만으로 절제한 치료였다.

이는 장막하 공간을 이용한 다양한 내시경적 시술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내시경적 절제술의 발전에 공헌한 바가 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조 부원장은 "세계 최초로 발표한 이후 중국과 일본 등에서 보고됐지만 아직도 장막하 박리라는 개념은 생소하다"며 "발표 뒤 전주예수병원에서만 20례가량 사례가 쌓여 추가적인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전 세계적으로 없었던 '장막하를 박리해 치료하는 개념'을 직접 만들고 있다는 것.

그는 "이 개념을 정립해 치료 방법을 표준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데 적용 가능한 환자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숙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장관 벽에 생겨 깊이 묻힌 혹을 내시경만으로 떼어낼 수 있는 기구를 개발, 관련 특허까지 출원해 연구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그는 "위장관 벽 쪽으로 깊게 생긴 혹에 대한 치료는 지금껏 한계가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시경 기구를 개발했다"며 "제품으로 완성해 위장관 벽에 묻힌 혹을 내시경만으로 제거해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한편, 조 부원장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의 강세 속에 P-CAB 제제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게 어느 정도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지속할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환자의 위식도역류질환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케이캡 같은 P-CAB 제제가 수술 치료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얼마나 많이 낮출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저개발국가 내시경 술기 교육도 꾸준…캄보디아에 내시경실 구축

조 부원장은 해외 저개발국가의 내시경 술기 교육을 위한 노력에도 여념이 없다.

간단한 내시경 시술조차 하지 못해 환자들이 고통받는 저개발국가의 의료진을 교육하는 것도 최신 술기를 연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조진웅 부원장은 국제보건의료재단과 함께 캄보디아의 국립병원 내시경실 설치 및 조기 정착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실제로 전주예수병원은 10여 년 전부터 예멘, 레바논, 이집트 등의 의료진을 초청해 위장출혈 치료 등의 술기를 트레이닝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보건의료재단(KOFIH)과 함께 캄보디아의 한 국립병원 내시경실 탄생에도 도움을 줬다.

내시경실 설치 및 장비 세팅 등 하드웨어 구축은 국제보건의료재단이 담당하고, 조 부원장과 전주예수병원은 내시경실 운영 노하우 등을 전수한 것이다.

조 부원장은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을 제외한 지방, 특히 바탐방 지역에는 실력 있는 의사가 없을뿐더러 장비도 거의 없었다"며 "단순히 치료법을 가르치는 일 외에 2년 전부터 KOFIH가 내시경실을 설치하는 데 도움을 주려 노력했고, 장비 세팅 후 세미나와 시술 시연 등을 담당해 내시경실이 조기에 자리를 잡게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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