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L 결과, 신장질환 동반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요산 수치 감소했지만 신장보호 효과 없어
CKD-FIX 결과, 만성 콩팥병 환자서 위약과 비교해 eGFR 감소 지연되지 않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통풍치료제 알로푸리놀이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신장을 보호하는 혜택이 없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제1형 당뇨병 환자와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두 편의 무작위 연구 결과, 알로푸리놀을 복용한 환자군은 위약을 투약한 이들과 비교해 신장기능 악화가 지연되지 않았다. 

높은 혈청 요산 수치는 당뇨병성 신장질환 발생 또는 만성 콩팥병 진행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고 알려졌다. 이에 알로푸리놀로 요산저하치료를 진행하면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감소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두 편의 무작위 연구에서 알로푸리놀이 혈청 요산 수치를 낮출지라도 신장기능 악화를 늦추는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PERL 연구 결과(N Engl J Med 2020;382:2493~2503)와 만성 콩팥병 3기 또는 4기 환자를 모집한 CKD-FIX 연구 결과(N Engl J Med 2020;382:2504~2513)는 NEJM 6월호에 실렸다.

PERL: 알로푸리놀군 치료 3년 후 eGFR 변화 위약군과 차이 없어

PERL 연구 결과, 초기~중등도(early-to-moderate)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알로푸리놀을 복용하면 혈청 요산 수치가 감소했으나 신장기능 보호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에는 초기~중등도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제1형 당뇨병 환자 530명이 모집됐다. 이들의 혈청 요산 수치는 최소 4.5mg/dL, eGFR이 40~99.9mL/min/1.73㎡였다. 평균 나이는 51.1세였으며 당뇨병 유병 기간은 34.6년, 당화혈색소 수치는 8.2%였다. 

전체 환자군은 알로푸리놀군(267명)과 위약군(263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치료기간은 3년이었고 이후 2개월간 휴약기(washout period)를 가졌다. 이오헥솔(iohexol)을 이용해 측정한 등록 당시 평균 eGFR은 알로푸리놀군 68.7mL/min/1.73㎡, 위약군 67.3mL/min/1.73㎡였다. 

치료 3년 후 이오헥솔로 측정한 평균 eGFR은 알로푸리놀군이 3.0mL/min/1.73㎡, 위약군이 2.5mL/min/1.73㎡ 감소했고,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95% CI -1.5~0.4).

치료기간에 평균 혈청 요산 수치는 알로푸리놀군이 6.1mg/dL에서 3.9mg/dL로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6.1mg/dL을 유지했다.

그러나 알로푸리놀군은 2개월간 휴약기 후 평균 혈청 요산 수치가 5.9mg/dL로 상승했다. 게다가 휴약기 후 이오헥솔로 측정한 평균 eGFR은 알로푸리놀군과 위약군간 0.001mL/min/1.73㎡ 차이에 불과했고(P=0.99), 평균 소변 알부민 배설률은 알로푸리놀군이 위약군보다 4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기간 동안 심각한 이상반응은 알로푸리놀군 171명, 위약군 183명에게서 발생해, 알로푸리놀이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조슬린 당뇨병센터 Alessandro Doria 교수는 "이번 결과는 증상이 있는 고요산혈증과 같이 알로푸리놀 치료가 필요한 다른 이유가 없다면, 초기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알로푸리놀을 투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입장이다. 알로푸리놀이 임상적 특징이 다른 환자의 신장기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다.

CKD-FIX: 통풍 없는 CKD 3,4기 환자 알로푸리놀 혜택 얻기 어려워

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알로푸리놀의 신장보호 혜택을 검증한 무작위 연구에서도 알로푸리놀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CKD-FIX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질병이 진행된 단계(advanced-stage)인 만성 콩팥병 3기 또는 4기 환자는 알로푸리놀을 복용해도 eGFR 감소가 지연되지 않았다.

이번 무작위 연구에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31개 의료기관에서 만성 콩팥병 3기 또는 4기 환자 369명이 모집됐다. 연구 계획 당시 총 620명의 환자 모집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등록이 늦어지면서 이를 채우지 못하고 모집을 중단했다. 

연구에 등록된 전체 환자군은 통풍 과거력이 없었다. 뇨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은 265mg/g 이상이거나 전년도 eGFR이 최소 3.0mL/min/1.73㎡ 감소했다.

이들은 알로푸리놀군(185명)과 위약군(184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첫 12주 동안 용량 상승단계를 갖고 92주간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무작위 분류 후 각 군에서 3명이 연구를 중단했다. 남은 363명의 환자의 평균 eGFR은 31.7mL/min/1.73㎡, 혈청 요산 수치는 8.2mg/dL, 중앙값 UACR은 716.9mg/g였다.

CKD-EPI 공식을 활용해 104주 동안 eGFR 변화를 분석한 결과, 연간 eGFR은 알로푸리놀군이 3.33mL/min/1.73㎡, 위약군이 3.23mL/min/1.73㎡ 감소했고 두 군간 차이는 0.1mL/min/1.73㎡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다르지 않았다(P=0.85). 

아울러 eGFR이 40% 감소하거나 말기 신질환 또는 사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발생률은 알로푸리놀군 35%, 위약군 28%로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단 평균 혈청 요산 수치는 예상했던 것처럼 알로푸리놀군이 12주째 5.1mg/dL로 감소했고 추적관찰 기간에 5.3mg/dL을 유지했다. 반면 위약군은 혈청 요산 수치의 변화 없이 8.2mg/dL로 조사됐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알로푸리놀군 46%, 위약군 44%로 두 군이 비슷했다. 

연구를 주도한 호주 조지 글로벌 헬스 연구소 Sunil V. Badve 박사는 "질병이 진행된 단계인 만성 콩팥병 환자가 매일 알로푸리놀을 복용하더라도 신장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혜택을 얻을 수 없음을 CKD-FIX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의 주요 시사점은 만성 콩팥병 환자 5명 중 1명은 높아진 요산 수치를 낮추고자 알로푸리놀 등의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알로푸리놀의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통풍 등 질환이 없다면, 알로푸리놀을 복용해도 혜택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혈청 요산 수치 상승이 신장기능 저하의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Badve 박사는 "혈청 요산 수치가 높으면 신장기능이 빠르게 악화된다는 것은 아마도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다"면서 "혈청 요산 수치 상승은 신장기능 저하의 원인이 아닌, 지표(indicator)일 가능성이 크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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