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9주년] 글로벌 제약사 꿈꾸는 국내사 신약개발로 길 밝힌다
[창간19주년] 글로벌 제약사 꿈꾸는 국내사 신약개발로 길 밝힌다
  • 신형주 기자
  • 승인 2020.07.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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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지난 5월 미국 판매 시작을 알리며 국내 개발 신약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

하지만 코오롱 인보사 사태 및 기술수출한 한미약품의 당뇨병 신약에 대한 얀센과 사노피의 권리 반환 등으로 어두운 면도 노출되고 있다. 국내 개발 신약물질에 대한 기술수출의 명암과 임상 3상 성공조건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 주-

한미약품 포지오티닙 임상 2상 실패 ‘실망 이르다’

2015년 미국 스펙트럼 파마수티컬즈사에 기술수출한 한미약품의 Exon20 비소세포폐암 치료 항암물질인 포지오티닙은 여러 암종에서 관찰되는 HER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Pan-HER 저해제로, 항암 및 내성 극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임상 1상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인 유방암 등 추가 적응증 확대가 상품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임상 2상 결과에서 1차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한미약품은 임상 2상 일부 데이터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해 임상시험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포지오티닙의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코호트1 임상 결과, 14.8%의 객관적 반응률이 확인돼 1차 평가변수 목표인 17%를 충족하지 못했다. Exon20 비소세포폐암 환자 1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임상에서는 부분 반응(PR) 17명(14.8%), 반응지속기간 7.4개월 등의 데이터가 확인됐다. 

또 환자의 68.7%(79명)에서 질병조절률(DCR)이 나타나 다수의 환자에게서 치료 반응이 있었다. 1차 평가변수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일부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한 만큼 이번 코호트 임상에 대한 세부 데이터를 분석해 현재 진행 중인 나머지 6개 코호트 임상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포지오티닙은 총 7개의 코호트로 구성됐으며, 코호트1~4는 각각의 다른 통계학적 가설로 사전 명시된 ORR을 1차 평가변수로 두고 있다. 코호트5~7은 연구 목적의 시험들로 임상 프로토콜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코호트2와 3은 임상 지속 진행을 위한 무용성평가(Futility Analysis)를 최근 통과했으며, 올해 내 임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대웅 HL036 넘어져도 다시 뛴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신약 HL036도 임상 3상에서 설정한 2개의 1차 목표 도달에 실패했다. 하지만 한올바이오파마는 임상 3상의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 모두에서 각각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며, 임상 3상의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입장이다.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주 평가변수는 아니지만 객관적 지표의 각막전체염색지수(TCSS)와 주관적 지표의 안구건조감지수(EDS)에서 유의성이 입증됐다는 주장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번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주평가변수를 TCSS와 EDS로 설정, 두 번째 임상 3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임상 3상은 미국 안과 전문 CRO인 Ora를 통해 미국 전역 12개 임상기관에서 진행됐으며, 637명의 안구건조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HL036 0.25% 점안액과 위약을 8주 동안 1일 2회 점안했다. 1차 유효성 목표는 하부 각막 손상 정도를 측정하는 ICSS(Inferior Corneal Stainng Score)와 환자가 느끼는 눈의 불편감을 조사하는 ODS(Ocular Discomfort Score) 등 두 가지다.  
 

5000분의 1 확률 뚫고 성공하려면…

임상 3상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1차 유효성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HL036 0.25%는 각막 중앙부 손상 개선효과를 측정하는 CCSS 지표와 각막 전반에 걸친 개선효과를 확인하는 TCSS 지표를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 하지만 1차 유효성 목표인 ICSS는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주관적 지표인 ODS에서도 HL036 0.25% 점안액은 투약 시작 2주 후와 4주 후 위약 대비 개선효과를 보였지만, 8주 후부터는 위약 효과의 증가로 통계적 유의성을 도달하지 못했다. 다만, 인공눈물 사용환자 대상 EDS(Eye Dryness Score)에서 투약 시작 8주 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상개선 효과를 보였다. 

 

 

 ‘기술수출’ 권리 반환 주의해야

지난 2019년 제약·바이오 업계는 총 4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하면서 기술수출의 대박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 

지난해 7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 BBT-877을 11억 4500만유로(약 1조 5700억원)에 기술수출 계약했다. 이번 기술수출은 후보물질 도입 후 약 2년 만에 단일 화합물 기준 국내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중국 제약사 심시어와 이중융합면역항암제 GI-101의 중국 지역 독점개발 권리 계약을 7억 9600만달러(약 9393억원)에 체결했다. GI-101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이중융합단백질 개발 기반기술 GI-SMART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면역항암제다. 

알테오젠은 10대 글로벌 제약사(미특정)와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환해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에 대한 비독점적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따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300만 달러(약 153억원)이며,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을 합한 총 계약 규모는 13억 7300만 달러(약 1조 6190억원)에 달한다. 

바이오벤처 큐라티스는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바이오파마에 성인·청소년 결핵백신 QTP101의 라이선스와 독점판매권을 1조 2000억원에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술수출만으로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성공을 자축하기에는 섣부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한미약품의 기술반환 사태를 계기로 국내 제약업계도 후보물질 탐색단계부터 글로벌 진출을 위한 임상시험까지 모두 책임제로 운영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올무티닙 권한반환에 이어, 일라이 릴리에 기술수출했던 브루톤티로신키나제 억제제(BTK)의 권리가 반환됐다. 또 사노피가 당뇨병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하겠다는 의향을 한미약품에 통보하면서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퀀텀프로젝트가 모두 반환되는 아픔을 겪었다. 

코오롱생명과학도 2016년 일본 미츠비시타나베에 골관절염 치료 신약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듬해 계약 위반을 이유로 계약 취소 및 계약금 반환을 통보받았다. 

기술을 이전하더라도 상용화에 성공한 물질이 없다는 점도 기술수출이 안고 있는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수출에 만족해서는 제약업계 신약개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신약개발 전 과정을 책임지고 진행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직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신약개발을 위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시험, 허가까지 5000분의 1 확률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실패의 위험도 함께 안고 있다.

이번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사례를 통해 해외 임상시험의 조건에 대해 제약업계 전문가들은 현지에서 임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물질 개발과 현지화 노력, 글로벌제약사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인력의 확보와 협업, 글로벌 임상 시스템의 노하우를 체득해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을 성공하려면 해외에서 임상을 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진 혁신적인 기술을 통한 후보물질을 발굴해야 한다"며 "현지에서 근무했던 글로벌제약사의 경험 많은 직원을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허가를 받기 위한 현지의 법인 설립 및 규제당국과의 소통도 중요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신약개발을 위한 해외임상 세제혜택을 지원하는 것도 국내 제약업계가 해외임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성공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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