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디플람, 데이터 추가되며 PDUFA 날짜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
한미가 美에 기술수출한 에플라페그라스팀, 페그필그라스팀 대비 비열등성 입증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새롭게 개발된 치료제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과정이 필수다. 

개발사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연구를 거쳐 FDA 문턱을 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만큼 FDA 승인 여부에 따라 웃기도 또는 좌절하기도 한다.

FDA는 중요한 신약이 미국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1992년 '전문의약품 허가신청자 비용부담법(PDUFA)'을 제정하고, 정해진 기간 내에 신약을 심사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신약 허가신청(NDA) 심사를 통보한 후 10개월 이내에 승인 심사를 마친다.

현재 임상 3상을 마친 신약들의 PDUFA 날짜가 올해 하반기로 확정되면서 개발사들은 FDA로부터 전해질 희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리스디플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에플라페그라스팀 △유전성 비만 치료제 세트멜라노타이드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치료제 록사두스타트 등이 대표적이다. 

본지는 창간 19주년 특집호를 맞아 PDUFA 날짜를 기준으로 올 하반기에 운명이 결정될 네 가지 신약을 조명했다. 

[창간19주년-①]하반기 FDA 승인 향해 질주하는 주자들

[창간19주년-②]바람아, FDA 승인 향해 등 뒤에서 밀어다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리스디플람 

지난해 11월 FDA의 우선심사(priority review)가 적용된 경구용 척수성 근위축증 신약인 리스디플람(risdiplam)은 올해 5월 24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발사인 로슈가 리스디플람의 SUNFISH Part 2 연구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FDA에 제출하면서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4월 PDUFA 날짜가  8월 24일로 연기됐다. 

리스디플람은 생존운동신경원-2(survival motor neuron-2, SMN-2) 스플라이싱 조절제로, 중추신경계와 체내 말초세포조직 모두에서 SMN 단백질 수치를 증가·유지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FDA 승인을 받으면 바이오젠의 '스핀라자', 노바티스의 '졸겐스마'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스디플람은 신생아부터 60세까지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FIREFISH △SUNFISH △JEWELFISH △RAINBOWFISH 등 다기관 연구를 무기로 갖고 있다.

FIREFISH 연구는 생후 1~7개월인 제1형 척수성 근위축증 환아를 대상으로 Part 1과 Part 2로 나눠 진행된 오픈라벨 임상연구다. Part 1에서는 리스디플람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하고 Part 2의 환자군에게 투약할 적절한 치료용량을 결정했다. 

FIREFISH Part 2 연구는 올해 1월 탑라인 결과가 공개되고 5월 미국신경과학회 연례학술대회(AAN 2020)에서 전체 결과가 발표됐다. 최종적으로 리스디플람을 1년간 투약한 제1형 척수성 근위축증 환아의 운동기능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환아 41명 중 리스디플람 치료 1년 후 29%가 다른 도움 없이 최소 5초간 앉아 있을 수 있었다.

연구에 모집된 환아의 등록 당시 월령(중앙값)은 5.3개월이었고 치료 1년 후 93%가 생존했다. 제1형 척수성 근위축증 환아는 약물치료를 받지 않으면 2세 전에 사망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리스디플람의 생존 혜택을 확인한 것이다. 

환아의 78%는 치료 12개월째 운동기능평가도구(HINE-2)로 평가한 운동능력이 개선됐다. 44%는 모든 기간에 머리 위치를 똑바로 유지할 수 있었고 5%는 주변 도움을 받아 일어설 수 있었다. 아울러 90%는 운동장애 평가척도 중 하나인 CHOP-INTEND 점수가 4점 이상 개선됐다. 

모든 환아에게서 이상반응이 최소 한 가지 이상 발생했고 17%가 치료와 관련됐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59%에게서 나타났지만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은 없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상기도감염이었고, 일반적으로 보고된 심각한 이상반응은 폐렴이었다. 단 약물 관련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SUNFISH 연구에는 2~25세인 제2형 또는 제3형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 180명이 모집됐다. FIREFISH 연구처럼 Part 2의 치료용량을 확인하기 위한 Part 1과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Part 2로 나눠 진행됐다. SUNFISH Part 2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2회 국제척수성근위축증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Part 2 최종 결과, 1차 목표인 치료 12개월째 운동기능 평가척도(MFM-32) 점수는 등록 당시와 비교해 리스디플람군이 위약군 대비 1.55점 의미 있게 개선됐다.  

MFM-32 점수가 가장 크게 좋아진 나이는 2~5세로, 3점 이상 증가한 환자군이 리스디플람군 78.1%, 위약군 52.9%로 조사됐다. 18~25세에 질병이 안정화된 환자군은 리스디플람군 57.1%, 위약군 37.5%로 20%p가량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2차 목표인 상지기능검사(RULM) 점수는 리스디플람군에서 1.59점 더 향상됐다. 연구에서 보고한 리스디플람군의 이상반응은 위약군과 비슷했고 새롭게 확인된 문제는 없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상기도감염(31.7%) △비인두염(25.8%) △발열(20.8%) △두통(20%) △설사(16.7%) △구역(14.2%) △기침(14.2%) 등이었다.

한편 JEWEFISH 연구는 과거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치료받았던 생후 6개월~60세인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를 대상으로 리스디플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현재 환자 모집을 완료했고, 예비연구에서 SMN 단백질 수치가 증가하고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환자군을 모집 중인 RAINBOWFISH 연구는 아직 증상이 없지만 유전적으로 척수성 근위축증을 진단받은 생후     6주인 환아를 대상으로 리스디플람의 효능, 안전성, 약동학적 및 약력학적 특징을 조사한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에플라페그라스팀

FDA 승인을 두고 2019년 초부터 가슴 졸였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에플라페그라스팀(eflapegrastim)의 운명은 올해 하반기에 결정된다. 에플라페그라스팀은 한미약품이 미국 바이오제약회사인 Spectrum Pharmaceuticals에 기술수출한 바이오신약이다.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으로 호중구감소증이 나타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장기지속형 과립구 집락형성인자(G-CSF) 치료제다.

에플라페그라스팀은 그동안 여러 고비를 넘은 치료제라는 점에서 올해는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pectrum Pharmaceuticals는 2019년 1월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을 FDA에 제출했으나 3월 서류 보완을 이유로 자진 철회했고, 10월 추가적인 정보를 보완해 다시 BLA를 제출했다. 올해 1월 FDA가 BLA 검토를 수락해 PDUFA는 10월 24일로 정해졌다.

에플라페그라스팀의 대표적인 임상 3상은 ADVANCE, RECOVERY 연구다. 두 연구에는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으로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한 유방암 환자 643명이 모집됐다. 

연구 디자인은 두 연구가 유사하게 설계돼, 중증 호중구감소증 발현기간(DSN)에 대한 페그필그라스팀(pegfilgrastim) 대비 에플라페그라스팀의 비열등성을 평가했다.

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총 4회의 치료 사이클(cycle) 모두에서 에플라페그라스팀군의 DSN은 페그필그라스팀군과 비교해 비열등했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두 군이 유사했다.

첫 번째 임상 3상인 ADVANCE 연구에는 도세탁셀+사이클로포스파미드로 21일마다 총 4회 치료 사이클을 진행한 1~3A기 유방암 환자 406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에플라페그라스팀군(196명)과 페그필그라스팀군(210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1차 목표는 1회 치료 사이클 동안 DSN에 대한 비열등성으로 정의했다. 1회 치료 사이클에서 평균 DSN의 비열등성 한계(margin)는 0.62일 미만으로 정했다. 

그 결과 평균 DSN은 에플라페그라스팀군 0.19일, 페그필그라스팀군 0.36일로 에플라페그라스팀군은 페그필그라스팀군 대비 비열등성을 충족했다. DSN에 대한 비열등성은 총 4회 치료 사이클 동안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어 2차 목표로 절대호중구수 회복기간, 절대호중구수 최저치 폭, 1회 치료 사이클에서 호중구감소성 발열 발생 등을 확인했고, 치료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이상의 환자에게서 보고된 이상반응은 두 군이 유사했으며, 호중구감소증, 림프구감소증, 빈혈, 백혈구감소증 등 혈액학적 이상반응이 확인됐다. 

또 다른 임상 3상인 RECOVERY 연구는 ADVANCE 연구와 환자군, 연구 목표 등이 비슷하게 디자인돼, ADVANCE 결과를 재확인했다. 

연구에는 도세탁셀+사이클로포스파미드로 21일마다 총 4회의 치료 사이클을 진행한 1~3A기 유방암 환자 237명이 포함됐다. 환자들을 에플라페그라스팀군(118명), 페그필그라스팀군(119명)으로 무작위 분류해 페그필그라스팀군 대비 에플라페그라스팀군의 비열등성을 평가했다. 

1차 목표인 평균 DSN은 에플라페그라스팀군 0.31일, 페그필그라스팀군 0.39일로 에플라페그라스팀군의 비열등성을 확인했고, 총 4회 치료 사이클 동안 비열등성이 유지됐다. 

2차 목표인 절대호중구수 회복기간, 절대호중구수 최저치 폭, 1회 치료 사이클에서 호중구감소성 발열 발생 등은 치료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발생률이 5% 이상인 3/4등급의 이상반응은 두 군이 비슷했다. 주로 호중구감소증, 림프구감소증, 빈혈, 백혈구감소증 등 혈액학적 이상반응이 보고됐다. 3/4등급인 뼈통증(bone pain)과 호중구감소성 발열 등의 발생률은 두 군 모두 5% 미만이었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에플라페그라스팀은 안전하고 페그필그라스팀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가지면서 내약성이 좋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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