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오만·카타르 총 4개국에서 59명 사망
의료기관 집단발생 여전…2차 전파사례 있어 해외유입 언제든 가능

2015년 당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 메디칼업저버 DB)
2015년 당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 메디칼업저버 DB)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 유행 이전인 2015년 국내에 유입된 바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이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여전히 환자와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외 메르스 환자는 총 222명 발생했고 이중 59명이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2019년 국외 메르스 발생 현황' 역학·관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외 메르스 환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카타르 4개국에서 확인됐다.

아랍에미리트 1명, 카타르 3명, 오만 13명을 제외한 205명(92.3%)은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했고 사망자 59명은 사우디아라비아 55명, 오만 4명이다. 

이번 메르스 환자정보는 세계보건기구 국제보건규약을 통해 공유 받은 각 사례에 대한 초기 기초역학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모니터링 한 것이다.

우선, 오만에서는 2019년 1~2월 두 지역에서 두 차례의 집단발생으로 13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첫 번째 집단발생은 1월 North Batinah 지역에서 지표환자(여성, 43세)와의 접촉력 등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됐으며, 의료진을 포함한 총 9명의 환자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두 번째 집단발생은 2월 South Sharquia 지역에서 의료기관과 관련된 사례로 총 4명 중 2명이 사망에 이르렀다. 

오만은 2015년 첫 환자 발생 이후로 연간 5명 이하의 환자 발생을 유지했지만, 2019년에만 13명의 환자가 추가되면서 2019년 12월 31일 기준 총 24명(사망 7명)의 메르스 환자를 기록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10월 1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아부다비 지역 알아인(Al Ain)시에 거주하는 농부(남성, 44세)로, 인근 농장에서 단봉낙타, 양 등과의 밀접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접촉자 모니터링 결과, 추가 환자 보고는 없었으며 밀접접촉이 있었던 농장 내 동물들에 대해 MERS-CoV 감염 검사를 진행했으나 그 결과가 공유되진 않았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2013년 7월 첫 환자 발생 이후 2019년 12월까지 총 88명(사망 12명)이 발생했고, 2015년 이후 대규모 2차 감염 전파 없이 아부다비 알아인시에서 낙타 접촉력이 확익된 사례 중심으로 10명 이내의 소규모 환자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카타르에서는 12월 도하시에서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환자 1명(여성, 67세) 발생 후 접촉자 조사에서 지표환자와 직접 접촉력이 있는 2명(아들, 가사도우미)의 무증상감염자가 확인돼 총 3명의 환자 발생이 보고됐다.
 

사우디, 가족 간 전파사례보다 병원 내 전파사례가 더 많아

이어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환자는 총 205명이 발생, 55명이 사망 보고됐다.

이 중 1차 감염 사례로 분류된 것은 126명(61.5%)으로,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된 2차 감염 사례(38.5%)보다 많이 발생했다.

1차 감염 사례 중 주요 노출요인으로 알려진 낙타접촉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이 확인됐으며 치명률도 높았다(각 28.8%, 36.5%).

2차 감염 사례에서는 병원 내 전파사례(45명)가 가족 간 전파사례(34명)보다 더 많이 발생했으며 병원 입원환자의 치명률은 50%(20명 중 10명)로 매우 높았다.

월별로는 2월에 68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9월과 12월에 4명으로 가장 적게 발생했다.

205명의 특성을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약 4배가량 많이 발생했고, 1차 감염의 남성비율이 뚜렷하게 많았다.

연령별로는 전체 평균연령 53세로 50세 이상에서 절반 이상(56.1%) 발생했고 1차 감염자의 평균연령은 약간 높은 58세로 50세 이상의 비율이 높은 반면, 2차 감염의 경우 평균연령 45세로 50세 미만에서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고 특히, 1차감염자의 경우 82.5%의 환자가 기저질환이 있었다.

지역별로는 Riyadh주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58%), 이어 Qassim주와 Eastern주 순이다.

2019년 국외 메르스 발생동향은 오만의 집단발생을 제외하면 2018년과 유사했다는 게 질본의 설명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체 발생의 90% 이상이 보고됐다는 점, 수도 Riyadh 지역 중심으로 하반기보다 상반기 1~2월에 환자 발생이 많았다는 것, 의료기관 관련 감염이 발생한 시기나 지역에서 환자 수가 더 많이 나왔다는 점, 50대 이상 남성 기저질환자 중심이라는 것, 2차 감염 사례 중 입원환자들의 치명률이 제일 높게 나타났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질본 긴급상황센터 위기분석국제협력과 관계자는 "2012년 첫 인체감염 환자 발생 후 중동지역에서 연중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특정 백신 및 치료제가 없어 조기발견과 신속격리 등 공중보건학적 조치를 최우선으로 해 전파를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동지역 국가 중심이긴 하나 1차 감염사례에서 병원, 가족 등 밀접접촉을 통한 2차 전파사례로 이어지는 상황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중동지역 방문·여행자를 통한 유입사례 발생은 언제다 가능하기 때문에 국외 환자발생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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