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경험있는 5명 중 1명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유산 경험있는 5명 중 1명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07.07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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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49개 병원 방문한 유산 또는 난임 경험있는 무증상 여성 1만 9000여명 데이터 분석
TSH 농도 4.5mIU/L 초과 시 유병률 2.4%…진단 기준 2.5mIU/L로 낮추면 유병률 19.9%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유산 또는 난임 경험이 있는 여성 5명 중 1명은 증상이 없는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영국 내 유산 또는 난임 경험이 있는 여성 1만 9000여명 중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농도가 2.5mIU/L를 초과한 비율을 확인한 결과로, 향후 갑상선호르몬제인 레보티록신(제품명 씬지로이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번 전향적 관찰연구 결과는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지난달 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TSH 2.5mIU/L 초과로 진단하면 레보티록신 필요한 여성 확인 가능"

연구는 유산 또는 난임을 경험한 무증상 여성을 대상으로 불현성 갑상선질환 진단을 위한 TSH 농도를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2011년 11월~2016년 1월에 영국 49개 병원을 방문했고 16~41세인 유산 또는 난임을 경험한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갑상선기능 및 항갑상선 과산화효소 항체(TPOAb)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여성은 각각 1만 9213명과 1만 9237명이었다.

먼저 갑상선기능이 정상인 경우를 TSH 농도 0.44~4.5mIU/L, 유리 티록신(fT4) 농도 10~21pmol/L로 정의했을 때, 갑상선기능이 비정상인 환자는 4.8%였다. 

진단되지 않았지만 TSH 농도가 4.5mIU/L 초과, fT4 농도가 10pmol/L 미만인 명백한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0.2%, 명백한 갑상선기능항진증(TSH<0.44mIU/L, fT4>21pmol/L) 환자는 0.3%였다.

주목할 결과는 TSH 농도가 4.5mIU/L를 초과한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유병률은 2.4%였고 TSH 기준을 2.5mIU/L로 낮추면 유병률이 19.9%로 높아진 것이다. 

TSH 농도 2.5mIU/L 초과는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습관성 유산을 경험하거나 보조생식기술을 받는 등 고위험 여성에게 권고하는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 기준이다.

이와 함께 TSH 농도가 4.5mIU/L를 초과한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발생 가능성은 체질량지수(BMI)가 35kg/㎡ 이상인 환자군에서 1.71배(aOR 1.71; P=0.01), 아시아인에서 1.76배(aOR 1.76; P<0.001) 높았다. TPOAb 양성은 전체 여성의 9.5%에서 확인됐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버밍엄대학 Rima K. Dhillon-Smith 교수는 "진단되지 않은 명백한 갑상선기능저하증 유병률은 낮았다"면서도 "그러나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과 TPOAb 양성인 환자를 흔하게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BMI가 높거나 아시아인에게서 발생 가능성이 컸다"고 정리했다.

이어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 기준을 TSH 농도 2.5mIU/L 초과로 정의하면 잠재적으로 레보티록신 치료가 필요한 여성을 상당수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증상 환자 레보티록신 유용한가?…"향후 대규모 무작위 연구 필요"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현재 무증상인 환자에게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또는 TPOAb에 대한 선별검사가 필요한지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무증상인 환자가 레보티록신으로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Smith 교수는 "레보티록신의 치료 혜택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고 치료 시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무증상인 환자에게 갑상선기능저하증 또는 TPOAb에 대한 선별검사를 진행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게다가 명백한 갑상선질환의 치료전략에 대해서는 국제적 합의가 마련됐지만,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이거나 TPOAb 양성이 예상되고 출산 전인 여성에 대한 치료 전략은 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생식의학회는 임신을 준비 중인 불임 여성을 검사하는 것과 TSH 농도를 정상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여성을 레보티록신으로 치료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또 TSH 농도가 2.5mIU/L를 초과하거나 TPOAb 양성인 여성은 레보티록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미국내분비학회는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여성이면서 특히 TPOAb 양성이라면 레보티록신으로 치료하도록 주문한다. 미국갑상선협회는 체외수정 또는 세포질내 정자주입술을 받은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여성 환자에게 레보티록신 치료를 권고한다. 

그러나 지난해 Cochrane Database 검토 결과에 따르면, 갑상선 항체가 있거나 경도인 갑상선기능저하증 여성 환자에게 레보티록신이 체외수정 또는 세포질내 정자주입술 후 생식력을 개선하는지 분석했지만 연구의 근거 질이 낮아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또 지난해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19)에서 발표된 TABLET 연구에서는 갑상선기능이 정상이고 TPOAb 양성인 여성은 임신 전 레보티록신을 복용해도 생존 출생률과 임신부 또는 신생아의 예후가 개선되지 않았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구팀은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를 대상으로 레보티록신의 치료 유용성을 평가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Smith 교수는 "TPOAb 양성 여부와 관계없이 경도인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게 레보티록신이 유용한지 확인하는 대규모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며 "레보티록신의 유용성이 확인된다면, 이번 연구는 치료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갑상선질환 유병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 Mark P. Trolice 교수는 "연구에서 영국의 갑상선기능저하증 유병률이 미국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BMI가 높은 여성과 아시아인에게서 높은 TSH 수치와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간 독립적인 연관성을 보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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