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연구결과, 국민 61% 폐렴구균 백신 접종 의사 밝혀
인플루엔자 및 폐렴구균 종류 제한 개선도 필요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하반기 2차 대유행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증 폐렴 합병증을 유발하는 코로나19에 대한 고위험군의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이 시급한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월 코로나19 유행기간 중이라도 어린이, 노인에 대해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한 안전한 예방접종 필요성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의 전년대비 국가예방접종 지역별, 접종일정별 접종률 증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만 65세 이상 23가 폐렴구균 백신(PPSV) 접종률은 9.6%로 2019년 동기 34.2% 보다 1/6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의 발생 신고는 대부분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폐렴구균 감염증은 16% 증가해 폐렴구균 예방접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폐렴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사망률 및 입원률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 사망원인 4위, 호흡기질환 사망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폐렴은 인플루엔자에 비해 사망률이 약 75배 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폐렴구균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 만성심질환 환자 등 만성질환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18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건강한 성인의 폐렴구균 폐렴에 걸릴 확률을 비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성폐질환 환자에서 폐렴 발병률은 7.7~9.8배, 당뇨병 환자는 2.8~3.1배, 만성심질환 환자는 3.8~5.1배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폐렴구균 감염증과 합병증으로 인한 중증환자 발생은 중환자실 이용률을 높여 의료시스템에 부담이 된다며,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 팬데믹 상황으로 기전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에 대한 경고음 울리고 있다.

미국질병관리통제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자 중 심장병이나 당뇨, 폐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사망 가능성이 건강한 사람보다 12배 높다는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CDC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32%, 당뇨 30%, 만성폐질환은 18%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의 약 45%가 병원에 입원했으며, 건강에 이상이 없었던 환자는 7.6%만 병원에 입원했다.

기저질환자 중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비율은 19.5%로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 1.6% 대비 사망률이 12배 높았다는 것.

미국 CDC의 통계와 별개로 해외 학회들도 코로나19와 관련해 심장질환 및 류마티스 질환 등 기저질환자에게 2차 세균성 감염증에 대한 위험을 고려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심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2차적인 세균성 감염증에 대한 위험을 고려해 폐렴구균 백신 접종 등 최신 예방접종 권고 사항을 따라야 한다고 입장이다.

특히, 인플루엔자는 발열 등 초기 증상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과 혼동될 수 있어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함께 권고한 것.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역시 올해 연례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 유행기간 류마티스 질환 관리에 대한 임시 권고를 통해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RMD(류마티스 관절염 및 근골격계 질환) 환자는 EULAR 권고에 따라 폐렴구균 및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포함한 백신 접종을 권장했다.

국내에서는 대한감염학회가 만성질환자 및 면역저하자에서 폐렴구균 발병 위험을 고려해 23가 다당질 백신과 13가 단백접합백신을 함께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감염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8세 이상 만성질환자, 뇌척수액 누수, 인공와우를 삽입한 환자, 면역저하자와 기능적 또는 해부학적 무비증 환자에 대해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을 순차적으로 접종해야 한다.

또,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한적 없는 18세에서 64세 만성질환자의 경우,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하고, 1년 간격을 두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65세가 되면 이전 다당질백신 접종 후 5년이 지나 1회 다당질백신을 재접종해 총 2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페렴구균 백신을 접종한적 없는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의 경우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한 후 1년 간격을 두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감염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정부는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소아 및 노인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포함시켰다.

어린이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을, 65세 이상 노인은 23가 다당질백신이 대상이다.

노인의 경우 PPSV23은 보건소에서만 무료 접종이 가능하고, 면역원성이나 폐렴예방효과 등은 의학적 이유로 PCV13 또는 PPSV23은 의료기관에서 유료접종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국가예방접종사업 미도입 및 고위험군 성인 백신의 접종률 조사 및 분석 연구과제를 발주했으며, 충남대 산학협력단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30%가 폐렴구균 백신 1차 30.7%, 2차 35.2%를 자비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향후 예방접종을 받을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B형 간염 49.3%, 대상포진 58.2%, 폐렴구균이 61.1%의 응답자가 예방접종을 받겠다고 답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성인 중 61%는 다른 예방백신에 비해 폐렴구균 백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길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백신이 NIP에 포함됐지만, 백신 종류의 제한으로 전체인구에 대한 예방접종 효과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폐렴에 대한 무료접종은 PPSV23, 인플루엔자는 3가 백신만 무료접종 대상이다.

이에, 대한백신학회 백신활성화 위원장 강진한 교수(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코로나 변종 감염인 SARS는 급성 호흡기증후군(ARDS), 메르스는 신기능 장애의 중증 합병증 문제로 사망율이 높았지만,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 중증 폐렴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런 이유로 고위험군에 대한 폐렴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최근 정부에서는 성인 중에서도 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임신부나 만성질환자 등에 대한 예방접종 지원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추세이며, 앞으로도 단순히 연령만으로 예방접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군을 고려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폐렴구균은 만성질환자에서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 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학회 가이드라인에서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13가 단백접합백신 도입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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