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 이상 병원 지닌 대학병원·의료원 12곳 2016년~2018년 3년간의 재무제표 분석
가톨릭·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삼성·아산재단·서울대·연세대·인제대·한림대·한양대
'형만한 아우 있다形', '역시 맏형이 최고形', '지방사는 형제가 어려워 形' 등 살림살이 다양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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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대학병원이나 대형 의료원 중 일부는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산하에 여러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있는 연세대, 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삼성서울병원을 지닌 삼성의료원 등이 그 예다.

같은 계열의 이들 산하 병원은 개원 시점, 규모, 소재지 등 운영 환경이 각자 다를 수밖에 없으나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동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형제'나 다름없다. 

이처럼 현재 한지붕 아래 살고 있는 주요 대형병원 형제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두 개 이상의 병원을 운영 중인 전국 주요 대학병원과 의료원 12곳의 최근 3년(2016년~2018년)간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집안사정은 모두 각양각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국·공립병원은 매년 3월말, 대학병원과 공익법인 소속 병원은 매년 5월말에 전년도의 재무제표를 공시한다. 

즉, 2020년에 공개하는 재무제표는 2019년 데이터라는 것인데 이때 의료기관이 산하병원 모든 곳의 재무제표를 일일이 나눠서 공개할 의무는 없다.

결국 3월과 5월에 공시되는 재무제표는 산하병원을 모두 합산한 결과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연말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료기관 회계정보공시 조회를 통해 산하병원별 재무제표 상태를 일부 엿볼 수 있다.

이는 이번 분석에서 2019년 재무제표를 포함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보건산업진흥원은 3월과 5월이 아닌 연말에 회계정보를 공시하기 때문에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산하병원별 재무제표의 가장 최근 세부내역은 2018년 정보라는 것이다.

또한 이번 분석 과정에서 통칭 '형제'라는 표현으로 묶은 병원들의 최초 태생은 고려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연세대와 합병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세브란스라는 명칭을 사용했고 의과대학 또한 별도로 운영되지만 이번 재무제표 분석에서는 연세대 형제로 해석했다는 의미다.
 

'형 뒤에는 동생이 있잖아' 形

우선, 서울대병원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의료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의료손실의 폭이 2016년 96억원에서 2017년 120억원, 2018년 141억원으로 점차 늘었다는 것이다.

반면, 2003년에 태어난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의료수익은 서울대병원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나 3년 연속 121억원, 231억원, 206억원으로 높은 의료이익을 남겨 형의 손실을 메우고 있다. 

이에 서울대 집안은 2016년, 2017년, 2018년에 모두 합산 의료이익을 낼 수 있었다.

이어 건국대서울병원도 건국대충주병원이 의료손실을 내고 있을 때 그 뒤를 든든히 지원하려 노력했다.

비록 2017년에는 건국대 충주병원과 서울병원 모두 56억원, 35억원의 의료손실을 기록했지만 2016년과 2018년에 합산 의료이익 낼 수 있었던 것은 건국대 서울병원이 의료이익을 남겼기 때문이다.

건국대 집안은 2017년에만 91억원의 의료손실을 봤고 2016년과 2018년에 각각 9억원과 35억원을 의료이익으로 남겼다.
 

'형·동생 모두 점점 사는 게 팍팍해' 形

경희의료원 집안의 경희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형제는 서울대병원처럼 3년 연속으로 의료손실을 보진 않았지만 매년 의료이익이 감소추세다.

동생인 강동경희대병원은 2016년 85억원의 의료이익을 낸 이후로 2017년 76억원, 2018년에는 14억원까지 의료이익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경희대병원에 비하면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경희대병원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강동경희대병원보다 낮은 의료이익을 냈다.

특히, 2018년에는 2017년에 비해 무려 148억원이나 하락한 124억원의 의료손실을 기록, 그해 경희대 집안 전체 의료손실 110억원을 견인했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113억원과 100억원의 의료이익을 냈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동국대의료원 형제도 비슷한 형국이다.

형인 동국대경주병원의 의료이익이 2016년 -15억원, 2017년 24억원, 2018년 11억원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사이에 형보다는 형편이 좋았던 동국대일산병원의 의료이익이 3년간 꾸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동국대 집안은 2016년 88억원, 2017년 84억원, 2018년 43억원의 합산 의료이익을 남겨 적자 경영을 하진 않았다.

동국대의료원 부속 한방병원은 제외한 수치다.
 

'성장하는 막내, 가난한 맏형' 形

한림대의료원은 1971년생인 한강성심병원을 필두로 강남성심병원, 춘천성심병원, (평촌)성심병원, 동탄성심병원 총 5개의 병원이 전국에 분포해 있다.

이중 막내인 동탄성심병원만 3년동안 의료이익이 꾸준히 상승했다.

2016년 213억원에서 2017년 229억원, 2018년 262억원의 의료이익을 남긴 것인데 다른 형제들도 준수한 의료이익을 기록하고는 있으나 동탄성심병원처럼 3년 연속 지속적으로 상승하진 않았다.

5형제 중 2018년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의료이익을 낸 곳은 (평촌)성심병원 391억원이고 그 뒤를 동탄성심병원 262억원, 강남성심병원 156억원, 춘천성심병원 86억원이다.

그러나 맏형인 한강성심병원은 동생들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다. 

형제 중 유일하게 날이 갈수록 의료손실을 보고 있고 그 액수마저 매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병상수가 303병상으로 가장 적고 화상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의료수익과 의료이익 모두 다른 형제에 비해 월등히 낮다.

한림대 집안은 2016년 968억원, 2017년 958억원, 2018년 805억원의 합산 의료이익을 남겼다.    
 

'형제끼리 사는 모습 비슷해' 形

한양대 집안은 한양대서울병원과 한양대구리병원 모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차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양대서울병원은 2016년 85억원, 2017년 88억원, 2018년 93억원을, 한양대구리병원은 62억원, 48억원, 74억원의 의료이익을 냈다.

결국 합산 의료이익은 2016년 147억원에서 2017년 136억원으로 잠시 하락했으나 2018년에는 167억원으로 반등했다.

한양대서울병원과 한양대구리병원 중 누군가가 월등히 잘나가고 있거나 혹은 유독 힘든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단, 두 병원의 2016년~2018년 의료수익은 매년 조금씩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2016년 1030억원, 2017년 1126억원, 1156억원).

연세의료원도 세브란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모두 3년동안 특별한 굴곡 없이 의료이익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왔다.

단지 세브란스병원이 동생들에 비해 월등한 의료수익을 매년 갱신(2016년 1조 1982억원, 2017년 1조 2971억원, 2018년 1조 3804억원)하고 있어 의료이익의 규모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도 각자의 몫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

결국 연세대 집안은 2016년 합산 의료이익 1067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1270억원까지 상승한 후 2018년에 1089억원으로 다소 주춤했다.

2020년 3월 1일 막내로 태어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
 

'둘째가 많이 컸네' 形

고려대의료원 또한 한양대 집안이나 연세대 집안처럼 3형제 중 의료이익 측면에서 특별히 힘든 병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셋째인 고대안산병원이 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과 비교해 의료이익이 46억원~70억원대로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나 의료손실을 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수익을 보면 더욱 명확해지는데, 2016년 기준 3형제의 의료수익은 고대안암병원 3327억원, 고대구로병원 3435억원, 고대안산병원 2147억원으로 그 격차가 크진 않다.    

특히, 둘째인 고대구로병원이 큰형인 고대안암병원의 살림살이를 앞지르기 시작한지 오래다.

고대구로병원은 이미 2016년에 의료수익과 의료이익 모두 고대안암병원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2017년과 2018년에도 마찬가지다.

고려대 집안은 2016년 716억원, 2017년 789억원, 2018년 673억원의 합산 의료이익을 냈다. 
 

'역시 큰형이 최고다' 形

삼성의료원 계열 3형제는 첫째인 강북삼성병원이 삼성창원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열악한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만 유일하게 2016년~2018년간 단 한 번도 의료손실을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삼성창원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의료손실에 허덕이고 있어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강북삼성병원이 2016년 220억원, 2017년 297억원, 2018년 284억원의 의료이익을 남긴 동안에 삼성창원병원은 차치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만 502억원, 574억원, 403억원의 높은 의료손실을 냈다.

삼성서울병원은 3형제 중 의료수익이 가장 높은 곳이나 의료비용 또한 가장 높아 의료이익 상황이 두 형들에 비해 유독 좋지 않다.

결국 삼성 집안은 2016년 333억원, 2017년 291억원, 2018년 114억원으로 매년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으나 의료손실에 허덕이는 중이다.
 

'서울 사는 형제가 제일 잘살아' 形

아산 계열 병원은 5형제 중 셋째인 서울아산병원이 다른 곳에 비해 월등한 의료수익과 의료이익을 보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2016년 1조 5216억원, 2017년 1조 5875억원, 2018년 1조 6953억원의 의료수익을 내는 동안 강릉아산병원만 1800억원~2000억원대의 의료수익을 기록해 체면치레를 했을 뿐 다른 형제들은 400억원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의료이익의 경우 강릉아산병원마저 정읍아산병원, 보령아산병원, 홍천아산병원과 상황이 비슷하고 서울아산병원만 2016년 940억원, 2017년 812억원, 2018년 713억원을 남겼다.

즉, 전체 의료이익의 97% 이상을 서울아산병 혼자서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아산 집안은 서울아산병원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2016년 959억원, 2017년 837억원, 2018년 709억원으로 매년 의료이익이 줄고 있다.
 

'모든 형제가 날이 갈수록 힘들다' 形

이번 분석에서 가장 많은 산하병원인 7개의 병원(여의도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을 지닌 가톨릭의료원은 막내인 서울성모병원의 의료수익이 다른 형제에 비해 다소 높을 뿐, 의료이익에서는 특별한 특징을 보이는 곳이 없다.

하지만 7형제 중 대전성모병원만 제외한 6형제가 해가 갈수록 의료이익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 공통된 모습이다.

실제로 여의도성모병원은 2016년 7억원에서 2018년 -5억원으로, 인천성모병원은 168억원→75억원, 의정부성모병원 158억원→45억원, 부천성모병원 103억원→57억원, 성빈센트병원 307억원→-28억원, 서울성모병원 407억원→100억원까지 의료이익이 감소했다.

7형제 합산 의료이익으로 보면 아직 손실 단계는 아니나, 2016년 1174억원이던 의료이익이 2018년 293억원까지 하락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서울 사는 큰형, 부산 사는 막내' 形 

인제대 집안은 서울백병원, 부산백병원, 상계백병원, 일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중 유일하게 서울백병원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단 한번도 의료이익을 맛보지 못하고 의료손실에 머물렀다.

반대로 막내인 해운대백병원이 5형제 중 가장 높은 의료이익을 3년 연속 내고 있다. 

비록 병상수로 봤을 때 부산백병원이 가장 덩치가 크나 다른 형제들이 2016년을 제외하곤 100억원의 의료이익을 넘지 못하고 있을 때, 해운대백병원이 200억원대의 꾸준한 의료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특징할 만한 일이다.

인제대 집안의 합산 의료이익은 2016년 599억원, 2017년 496억원, 2018년 413억원으로 꾸준히 하락 중에 있다.

한편, 이번 분석에 포함된 형제병원 각각의 개원 시점은 인수·합병 등에 의해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된 연도를 기준으로 해 최초 병원이 설립된 날과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병상수 정보는 2018년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된 자료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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