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항문외과 백정흠 교수, 신약물질 'OMT-110' 1상 ASCO서 발표

길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정흠 교수
길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정흠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길병원 백정흠 교수팀(대장항문외과)이 '4세대 항암제'인 대사항암제의 임상 2a상에 돌입해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한발자국 다가섰다. 

백 교수팀은 가천대 약학대학 김환묵 교수팀이 개발한 전이성 대장암의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1상 임상을 끝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 승인(IND : Investigation New Drug) 승인을 획득해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사항암제 후보물질인 'OMT-110'은 김 교수팀이 개발한 '메타볼리즘' 기반의 대사조절 항암제로 전이성 대장암 신약후보물질이다.

'OMT-110'은 전임상에서 췌장암, 난치성 유방암, 폐암, 뇌암, 간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항암효과가 입증됐다. 

임상 1상 결과 'OMT-110'은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 뛰어난 안정성 및 효과를 보였다. 연구 결과, 총 15명을 대상으로 'OMT-110'을 적용한 후 양전자방출 단층촬영검사(FDG PET/CT)로 진행한 평가에서 심각한 약물 부작용 및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9명의 대상자에게서 안정적인 대사반응이 관찰됐고, 4명에게서는 대사조절 중 포도당 운반 감소 경향(PMR)이 뚜렷이 나타나 우수한 항암효과도 함께 밝혀졌다. 

'OMT-110'은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다르게 세포의 주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소모하는데 착안한 항암제이다. 'OMT-110'은 이 대사의 차이점에 주목해 암 세포의 대사체계를 일반 세포와 동일하게 전환해 자연스럽게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백 교수는 "이번 1상 임상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최근 개최된 '2020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며 "항암제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독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곧바로 약효나 적정용량을 평가하는 임상 2a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임상시험이 성공할 경우 전 세계 의료진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3세대 면역항암제를 뛰어넘는 4세대 대사항암제의 원천 기술을 우리나라 연구진이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임상시험은 바이오벤처기업 메티메디제약이 'OMT-110'의 기술이전을 받은지 1년 만에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및 약학대학과 긴밀한 산학협력을 통해 이뤄진 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4세대 대사항암제 개발 경쟁 '후끈'

4세대 대사항암제는 소위 암을 굶겨 죽이는 항암제로 전 세계 연구진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암세포는 무한 증식하는 특성과 함께 일반적인 세포에 비해 월등히 많은 에너지원을 사용한다. 같은 단위세포 증식이라도 암세포는 그 무한히 증식하는 특성에 비교될 만큼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4세대 대사항암제는 이 부분에 특화된 치료제이다. 암세포의 왕성한 에너지 소모 즉, 대사량을 50% 이상 낮춰 세포의 성장을 저해하고,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과정 중 일반세포의 대사는 기존처럼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세포의 피해는 전무하다시피하다. 

백 교수는 "3세대 면역 항암제는 기존 신체 내 면역세포의 활동을 통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했다면 대사항암제는 암 세포의 에너지 공급원을 차단하는 것으로 기전이 다르다"며 "대사항암제는 치료제가 없고, 예후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난치암 환자들에게도 치료효과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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