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요인에 의해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 SARS-CoV-2의 수용체 'ACE2' 증가
국립보건연구원, 심뇌혈관질환자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진행 원인 실마리 제공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뇌졸중, 당뇨환자, 흡연자가 코로나19(COVID-19)에 취약한 원인이 규명됐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담배연기 및 뇌졸중, 당뇨병에 의해 세포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고영호 박사팀(공동 제1저자 최지영 ·이혜경·박정현 박사)은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질환 위험 요인인 뇌졸중, 담배연기, 당뇨에 노출된 혈관 및 뇌 성상세포와 뇌 조직에서 나타난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 역할을 하는 ACE2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우선, 허혈성 뇌졸중 동물모델 뇌 조직 분석결과 뇌 허혈 후 경색부위 주변 뇌 조직에서 ACE2가 증가했다.
이어 담배연기 추출액(Cigarette smoke extract, CSE)에 노출된 뇌혈관세포와 뇌 성상세포에서도 ACE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병 환자유래 동맥혈관 및 동물모델의 뇌 조직에서 ACE2가 증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 돌기 단백질(스파이크 단백질)을 ACE2에 결합시켜 세포 내로 침투하고 증폭하는데, 결국 ACE2가 많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세포 내 침투과정에서 세포표면 ACE2가 감소돼 인체 내 안지오텐신2가 증가하고 혈압상승으로 이어져 병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담배연기, 뇌졸중 및 당뇨병 환자 세포에서 ACE2가 증가한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당뇨와 뇌졸중 등 기저질환자 그리고 흡연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했던 원인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즉, 금연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예방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질환으로의 이환 또는 사망에 관련된 위험요소를 고령자, 만성질환, 흡연으로 규정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중 만성질환자의 비율이 91.7%에 달한다고 보고했으며,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입원 후 중환자실로 이송된 환자 중 만성질환자의 비율이 공통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사망자 중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가 전체 사망자의 약 98.5%로 집계되고 있다(2020년 5월 21일 0시 기준).
만성질환 사망자 중 심뇌혈관질환 등 순환기계 질환 76.5%,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 47.7%, 치매 등 정신질환 43.9%,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계 질환 23.5% 등(중복 가능)이다.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흡연자뿐만 아니라 당뇨와 뇌졸중을 겪고 있을 경우 세포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ACE2)가 증가해 감염 시 더 큰 위험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상기 기저 질환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금연,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 준수 등의 예방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후속연구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호흡기계 질환 및 치매 등 신경질환에서도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만성병관리기술개발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인 생화학·생물리학 연구학회지(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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